위대한탄생, 동영상오디션 문제있었다!
스타오디션 <위대한탄생>이 전 세계에서 모인 오디션참가자중 총 114팀을 선정해 본선에 진출시켰다. 다음 주부터 방송되는 위대한캠프에서는 심사위원 김태원-신승훈-이은미-김윤아-방시혁이 본선진출자들의 멘토가 되어, 팀별로 경쟁하는 본격적인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해 기대감을 부풀렸다.
때문에 14일 방송된 위대한탄생은 웃음과 재미위주로 편집한 경향이 강했다. 위대한캠프에서 벌어질 치열한 경쟁과 갈등 그리고 긴장감을 시청자에게 선사하기에 앞서, 잠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았다. 특히 후반부에 보여준 국내오디션이 그랬고, 까칠한 오디션의 심사위원 ‘까도심’ 이은미-방시혁마저 판소리신동 이용전을 비롯한 참가자들을 보며 평소보다 웃음을 띤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그러나 초반 YouTube(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오디션에 지원한 외국인들의 예심과정은 씁쓸함을 남겼다. 제작진은 지난 해 11월 YouTube 사이트에 노래하는 동영상을 올린 지원자 중, 동영상 조회수와 네티즌 추천수를 합산해 1차로 총 500팀을 선별하고, 음악전문가가 동영상을 보고 심사해 총 28팀을 확정했다.
국내행 비행기티켓을 거머쥔 28팀 외국인 지원자중에는 한국까지 대략 24시간이 걸리는 칠레를 비롯해, 이스라엘, 프랑스, 캐나다, 대만 등 국적도 다양했다. 말그대로 글로벌오디션이 이뤄졌다. 대부분 서툰 한국어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셰인요르크를 비롯해 본선에 진출한 케이스도 물론 있었다. 문제는 과연 위대한탄생이란 프로그램에 외국인을 선발하기 위한 동영상오디션이 필요했는지, 효과적이었는지에 있다.
위대한 탄생, 동영상 오디션 문제있었다!
위대한탄생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총 5개국에 김태원, 조PD등 심사위원들을 파견해 오디션을 개최했다. 결코 적지 않은 현지인들이 참여했고 소수의 재능있는 참가자들을 가려내 본선에 진출시켰다. 다만 5개국을 놓고 글로벌오디션이란 이름을 붙이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다. 때문에 제작진은 유튜브를 활용했고, 지원자만 보면 총 50개국에서 참여한 글로벌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글로벌이란 구색을 갖추기 위해 진행된 동영상오디션은 적잖은 문제점을 남겼다. 방송을 위해 출연자들을 희생시킨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대만처럼 가까운 이동거리에 있다면 그나마 낫지만, 칠레 등 먼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에게 5분 내외의 오디션만으로 본선진출여부가 결정된다는 건 상당히 가혹하기 때문이다. 가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의 입장도 난감하기 마찬가지다. 국적과 관계없이 공정해야 할 심사에, 심사위원도 사람인지라 동정심 등 실력외적인 요소가 일부분 작용하기 마련이다.
특히 동영상오디션의 문제점은 조PD의 지적대로 무대가 아니라 방에서 부르는 습관, 좁은 곳, 열악한 환경에서 표현한 것만으로는 가수로서의 재능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즉 동영상만 보고는 옥석을 가리기가 힘들다. 때문에 28팀이나 선정해 국내오디션장까지 불러들였지만, 결국 위대한탄생에 주인공이 될 만한 지원자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주목을 끌었던 미국인 나탈리 화이트. 손담비의 'Can't you see'를 제법 능숙하게 소화한 그녀는, 미국 내 오디션 프로그램 ‘올 아메리칸 걸’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 음악프로듀서로 활동중이다. 그러나 나탈리화이트의 약점은 다른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서툰 한국어에서 오는 발음 등 표현상의 문제였다. 김윤아는 다음 단계에서 생소한 한국가요를 잘 소화할 수 있겠냐는 우려섞인 질문도 던졌다. 나탈리는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예선에선 동정심이 작용할 수 있고 단점도 잠시 눈감아 줄 수 있다. 그러나 본선이 진행되고, 서바이벌 경쟁을 통해 탈락자를 뽑아야하는 순간에도 심사위원이 그리고 지켜보는 시청자가 나탈리의 문제점을 지나칠 수 있을까. 나탈리 등 외국인 못지않게 재능있는 국내참가자도 많은데다, 한국가요를 잘 부르는 참가자가 실질적으로 위대한탄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나탈리와 같이 가사전달력 등 표현의 핸디캡을 외국인이란 걸 감안해 심사에 반영한다면, 그것은 국내참가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동영상오디션을 통해 외국인들을 예선만이라도 통과시키자는 목적이었다면, 제작진은 외국에서 28팀이나 초청할 필요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한국어표현에 문제가 없고, 실력이 출중한 극소수의 외국인만을 초청해 오디션에 참가시키는 게 현명했다. 그러나 본선진출여부를 놓고 흥미위주로 흐르기 마련인 예선심사에서부터 많은 탈락자들을 배출했고, 본선에서도 희망적인 참가자는 다니엘 김 정도에 불과해 보였다.
아무리 방송이 상업성을 띤다지만 동영상오디션을 통해 각국에서 28팀이나 뽑은 건 문제가 있다. 다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좋으나 기회라는 것도 가능성과 맞물릴 때 효과로 나타난다. 시청자의 눈에도 빤히 보이는데, 동영상을 보고 선정과정에 참여했던 제작진이 보는 눈이 없을 리 만무하다. 슈퍼스타K와 차별화를 주고 글로벌오디션이란 플랜을 내세운 건 좋다. 유튜브란 동영상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던 취지도 좋다. 다만 진행과정에 있어, 프로그램만큼이나 지원자를 배려하지 못한 무리수가 동반된 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