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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이대호가 강호동을 제압한 배경?

바람을가르다 2011. 1. 13. 09:14







12일 방송된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대한민국 야구의 간판타자 이대호가 출연해 뛰어난 예능감을 과시해 화제가 됐다.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기에 전혀 눌리지 않는 입담, 오히려 반격이 돋보이는 멘트로 강호동을 들었다 놓았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 세계 최초로 9경기 연속홈런을 쳤을 뿐 아니라, 타격 7관왕이란 전무후무할 기록으로 프로야구 MVP로 선정된 롯데 4번타자 이대호가 야구장이 아닌 예능이란 곳에 원정경기를 하러 온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가 지난 해 예능의 MVP 강호동이었기에 이대호의 예능감이 주목을 받는 건 당연했다. 그렇다면 이대호가 강호동을 제압한 배경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무릎팍도사, 이대호가 강호동을 제압한 배경은?

1. 공격형토크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장점은 게스트를 초반에 압도하는 기싸움에 있다. 방법중에 하나로 상대에게 얼굴을 들이 밀며 정신을 빼놓는 퍼포먼스를 애용한다. 그러나 이날 이대호는 다른 게스트들과 달리, 강호동의 퍼포먼스에 전혀 미동이 없었다. 때문에 강호동조차 당황했다.

이어 건방진도사 유세윤의 조선의 4번타자는 이승엽, 추신수라는 자극적인(?) 직격탄에도, 정신을 놔두고 방송하는 캐릭터라는 걸 안다며 오히려 반격의 멘트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예능감을 맛보였다. 그리고 나선 강호동을 가장 좋아한다며, 씨름이란 운동선수로도 최고, 전혀 다른 환경인 방송에서도 최고가 된 강호동이 정말 대단하다며 평소 좋아했다는 親강호동 발언을 했다. 이에 강호동은 귀여움을 떨며 이대호에게 급호감이 되고 만다.




이 점은 강호동이 무릎팍도사에서 늘 게스트에게 보여왔던 패턴이다. 오프닝에선 게스트를 살짝 자극한 후, 본론으로 들어가선 친게스트 성향을 보이는 강호동이다. 이대호가 오히려 무릎팍도사의 패턴을 사용해 강호동을 무장해제시킨 셈이었다.

또한 이대호의 말처럼 강호동과는 사이즈뿐 아니라, 캐릭터도 상당히 일치했다. 주도적인 입장에서 공격형토크를 구사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이승기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지 않고 오히려 이대호는 토크를 이끌어갈 줄도 알았다. 예능감은 있으나 리액션에 충실한 양준혁과 이종범이 수비형토크라면, 이대호는 적극적인 태도로 공격형토크를 구사한다.




2. 승부욕과 자신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만 특히 운동선수의 승부욕은 남다르다. 이대호가 국내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재능과 그의 강한 승부욕을 뒷받침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승부욕이 무릎팍도사에서도 발휘되는데, 자신이 먼저 섭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신수와 먼저 녹화를 하고 방송을 타서 섭섭했다는 말과 추신수처럼 자신도 2주 분량으로 나가야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던 것에서도 드러난다. 추신수만큼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야구든 방송이든 어디서든 라이벌에게 지고 싶지 않은 그의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승부욕은 어린시절 가난했던 가정형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가 3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밑에서 자란 이대호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야구는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할머니에게 짐이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였던 추신수의 권유와 출중한 그의 재능에, 결국 할머니와 삼촌이 뒷바라지를 결심했고, 어렵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두배 세배 노력했다고 밝혔다.

야구부에 낼 회비는 없었지만 감독님들의 배려로 야구에만 충실할 수 있어 인복이 많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만큼 눈치를 많이 봐야 했기에, 적잖은 상처를 받으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방송에서 이대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그의 형을 꼽았다.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같은 존재였던 형의 적극적인 뒷바라지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아마도 다음중에 방송될 무릎팍도사 이대호 2편에서는 할머니와 형에 관련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무릎팍도사 강호동은 겉으론 게스트위에 군림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본 토크에 들어가서는 게스트를 위해 철저하게 희생하는 캐릭터다. 때문에 강호동이 이대호에게 제압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제압되느냐는 다르다. 이대호가 강점은 눈치가 빨라 토크에 있어, 강호동이 원하는 방향을 미리 캐치하고 적극적이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만큼 강호동의 수고를 덜어준 셈이고 MC임에도 리액션에 충실하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최고에게서 볼 수 있는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예능감으로 이어진 것도 이대호가 돋보일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