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 안선영, 몸에 밴 아이돌 작업?
11일 방송된 <드림하이> 4회에서는 이사장 정하명(배용준)이 기린예고 특채생으로 뽑힌 고혜미(수지)-진국(옥택연)-송삼동(김수현) 수난기가 이어졌다. 윤백희(함은정)를 비롯한 동급생들의 반발에 이사회에서조차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져, 결국 특채생을 입학시키는 대가로 정하명이 이사회를 떠나게 된다. 문제교사로 찍힌 강오혁(엄기준)에게 특채생을 맡긴 채.
그러나 특채생들은 기린예고 실세인 시범수(이병준)예능부장에 의해 입시반으로 내몰린다. 스타를 키우는 기린예고에서 입시반으로 보냈다는 건 실질적으로 특채생을 버렸다는 것. 반발할 능력이 없는 강오혁은 특채생을 혼자서 키워내야 하는 악조건에 부딪힌다. 물론 이를 대비해 정하명이 가수를 꿈꿨던 양진만(박진영)을 기간제 영어교사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교내 특채생들의 우군은 두명.
한편 펜던트사건으로 동급생사이에서 도둑년에 구라년이 된 고혜미. 이어 특혜를 받았다는 입시반을 향해 동급생들의 테러가 이어진다. 그리고 여기엔 절친에 혜미빠였으나 현재는 그녀를 기린예고에서 몰아내기 위해 용쓰는 윤백희가 있다는 사실. 동급생들의 테러를 참지 못한 혜미는, 입학식 솔로무대로 기린예고의 기대를 받는 백희를 중간고사에서 이겨 특혜가 아닌 실력임을 입증하겠다고 선전포고한다.
드림하이 안선영, 몸에 밴 아이돌 작업?
전체적인 내용과는 별도로, 이 날 방송에서 눈에 띤 캐릭터는 강오혁의 누나 강오선(안선영)이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철없는 동생 오혁을 데리고 사는 노처녀. 갈 곳 없어 굴러 들어온 혜미자매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는 그녀가, 혜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진국-송삼동이 집에 들어오자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오선은 꽃미남 진국과 삼동에게 눈웃음을 치고 은근슬쩍 스킨쉽도 병행하며 애정표현을 과감하게 하는 코믹한 캐릭터. 특히 어리숙한 진국과 삼동을 잡아먹기라도 할 듯한 오선의 눈빛은 실제를 방불케했고, 반대로 혜미자매를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오선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안선영이 낯설지 않다. 안선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노처녀연기를 주로 담당했을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남자아이돌에게 습관적으로 들이대 왔다. 실제든 아니든 안선영의 방송캐릭터가 그러하다. 덕분에 안선영의 연기는 몸에 밴 듯이 자연스러웠고, 강오선과 안선영의 싱크로율은 높았다.
안선영이 맡은 강오선이란 캐릭터가 좋은 건, 극의 템포를 적절하게 늦춰주기 때문이다. 웃음코드가 필요한 타이밍에 제격인 캐릭터다. 한시간내내 경쟁과 다툼이 반복되면 지루하다. 4회에서처럼 극의 줄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강오선이 제몫을 해주면 시청의 재미가 상승하기 마련.
드림하이 4회를 보면 어느정도 틀이 잡혔음을 알 수 있다. 사실 3회까지 이어진 고혜미-진국-송삼동의 가족사는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이들에게 억지 트라우마를 안겨주기 위한 식상한 설정이 극을 루즈하게 만든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진행도 더뎠고 긴장감도 떨어졌다.
그러나 4회처럼 무대를 학교로 좁히니 친구들간에 경쟁에 오는 에피소드를 비롯해, 터져 나오는 사건들이 극을 활기차게 만든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여기엔 악녀돌 윤백희와 서경진(이윤지)의 캐릭터가 돋보였다. 이들 덕에 주인공 고혜미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또한 고혜미를 두고 송삼동과 진국의 러브라인이 슬슬 수면위로 떠오르니 적당한 재미를 더해준다. 싸가지없는 신데렐라 학생에서 점점 ‘꽃보다남자’의 금잔디삘로 넘어가는 고혜미에다, 구준표-윤지후를 연상시키는 진국-송삼동이 그려지고 있다. 식상한 캐릭터구도와 패턴이지만, 초반에 단순한 그림을 그려야 몰입도 시청자흡수도 빠르다.
드림하이는 학원물이다. 학원물은 지나치게 가족사에 몰두하는 것보단 교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 힘을 받는다. 고혜미-송삼동-진국-김필숙(아이유)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기와 질투의 악녀 아이콘 윤백희처럼 주먹을 부르는 밉상들의 초반 활약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강오혁-양진만과 대립각을 세울 시범수-서경진의 선생님구도가 드라마의 탄력을 불어넣으면 시청률하이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