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 박진영, 왜 미친 비쥬얼인가?
4일 방송된 새월화드라마 <드림하이> 2회에서는, 오디션을 통해 윤백희(함은정)- 김필숙(아이유)-제이슨(장우영) 등 기린예고 신입생들이 선발됐고, 정하명(배용준)이사장이 특채로 뽑은 고혜미(배수지)-진국(옥택연)-송삼동(김수현)을, 면직위기에 처했던 문제의 교사 강오혁(엄기준)이 찾아나서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1,2회를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전개속도가 들쭉날쭉한데다 설득력이 떨어지고 화면이 산만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혜미와 사채업자 마두식(안길강)간에 지루한 줄타기가 반복된 반면, 혜미를 떨어뜨린 정하명이 곧바로 그녀를 특채로 다시 불러들이는 과정만으로도 설명이 된다. 혜미의 노력이나 시도를 통해서가 아닌, 간만 보고 탈락과 합격을 손바닥 뒤집듯 순식간에 처리한 정하명의 태도가, 결국 내용을 찰지게 빚어내지 못한 셈이다.
앞뒤가 헐겁게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나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그다지 방해를 주지 않은 건, 전체적인 줄거리라인이 눈에 익고 지나치게 예상가능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뒤죽박죽 그려져도 시청자가 알아서 쉽게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뻔한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 2회만에 벌써 심심한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다.
드림하이 박진영, 왜 미친 비쥬얼인가?
뻔한 드라마일수록 캐릭터의 의존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비록 수지가 연기력논란을 빚고 있지만 주인공 고혜미의 캐릭터가 괜찮다는 게 드라마가 그나마 희망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라이벌로 성장할 윤백희의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2회에서는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을 연상시키는 초밥소녀 김필숙으로 분한 아이유가 미친존재감으로 화제가 될 법했다. 김필숙의 성장 및 성공스토리는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경상도청년 송삼동 역시, 고혜미를 놓고 진국과 러브라인을 엮어갈 주인공이라 등장부터 주목받기에 충분했고 표정과 대사만으로도 흡인력을 담보하고 있었다.
한편 신인연기자로 거듭난 가수 박진영도 얼굴을 비췄다. 극중에서 기린예고 기간제 영어교사 양진만으로 나와, 배고픈 가수지망생이었던 그가 입시반 아이들과 소통하며 희망을 주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날 방송에서는 양진만(박진영)은 약혼반지를 사기위해 아끼던 악기를 팔고자 가게주인과 실랑이하는 장면과 정하명이 찾아와 자신을 스카우트하려 하자 사기치지 말라며 의심하는 장면이 차례로 잡혔다.
다소 코믹하면서도 개성강한 양진만을 소화한 박진영에 대한 시청자의 첫반응은 기대이상이란 평이 많다. 발음과 발성에서도 크게 무리가 없었을 뿐 아니라, 약혼녀와 전화를 받으면서 가게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는 짜증연기나 잠자다 일어나 트레이닝바지속에 손을 넣고 긁어대는 연기가 자연스러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난한 정도이지, 호평할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수출신에 연기초짜임을 티내듯 캐릭터가 아니라 연기자를 흉내내는 인상마저 주었다. 또한 짜증내는 표정, 넉살을 부리듯 실실 웃는 두 가지 표정만으로 모든 장면을 소화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인상을 찌푸린 얼굴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됐다기보단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그럼에도 박진영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드림하이의 비밀병기로 꼽힐 정도로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개성강한 얼굴에 있다. 박진영의 얼굴에서 표현력이 아니라 어떤 표정이 나올까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개성이 강한 얼굴에서 나오는 표정과 연기는 배용준같은 조각미남보단 상대적으로 신선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즉 박진영은 미친존재감보단 미친비쥬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연기신인 박진영에게 시청자가 거는 기대는 크지 않다. 더군다나 양진만이란 캐릭터는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기력을 따지고 볼 정도로 접근하지 않는다. 때문에 2회와 같은 패턴으로 간간이 얼굴을 비춰주는 것만으로도 드라마의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