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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연기대상 김남주-한효주 공동대상, 치졸한 뒷거래있었나?

바람을가르다 2010. 12. 31. 07:54



30일 김용만-이소연 사회로 진행된 MBC연기대상은 김남주-한효주의 공동대상을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이로써 MBC연기대상은 2008년 김명민과 송승헌을 공동대상으로 엮은 지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촌극을 빚으며, 상이 주는 권위와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악수를 두었다.

또한 황금연기상 등 족보에도 없는 상과 특별상 등 여러 조잡한 상을 끼워 넣었고, 대상뿐 아니라 각종 부문에 공동수상을 남발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역전의여왕과 동이의 나눠먹기는 도를 넘은 최악의 사태를 초래했다.

2010 MBC연기대상 주요 수상명단

연기대상=김남주(역전의 여왕) 한효주(동이)
남자 최우수상=지진희(동이) 정준호(역전의 여왕)
여자 최우수상= 공효진(파스타) 신은경(욕망의 불꽃)
남자 우수상=이민호(개인의 취향) 박시후(역전의 여왕)
여자 우수상=이소연(동이) 박은혜(분홍 립스틱)
인기상=김현중(장난스런 키스) 한효주(동이)
남자 신인상=이상윤(즐거운 나의 집) 이태성(살맛납니다)
여자 신인상=박하선(동이) 조윤희(황금물고기)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상=동이
베스트커플상=이선균 공효진(파스타)
특별상 PD상=즐거운 나의집, 이태곤(황금물고기) 채정안(역전의 여왕)
아역상=김유정(욕망의 불꽃) 이형석(동이)
황금연기상 조연배우상=김유석(동이) 하유미(역전의 여왕)
황금연기상 중견배우상=박정수(살맛납니다) 임채무(살맛납니다)

황금연기상 연속극 부문=박상원(황금물고기) 김보연(황금물고기)




MBC연기대상 김남주-한효주 공동대상, 치졸한 뒷거래있었나?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연기대상은 김남주와 한효주 2파전으로 압축됐고.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됐었다. 올해 MBC드라마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동이와 최근 10회 연장방송에 들어간 역전의여왕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SBS드라마 자이언트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후속작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 맞서 선전하며, 연장방송에 돌입해 역전의 찬스까지 잡은 역전의 여왕 김남주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커리어면에서 한효주를 압도할 뿐 아니라, 지난 해 내조의 여왕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던 김남주는 연기력-시청률과는 별도로 MBC마일리지가 쌓여 있던 터라 단독수상이 유력했다.




그럼에도 MBC드라마국에서 공동대상이란 악수를 둔 이유가 뭘까. 혹시 뒷거래가 있었던 건 아닐까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는 대상이외의 수상자 명단을 보면 더욱 무게가 실린다.

역전의 여왕에선 대상 김남주외에 정준호, 박시후, 채정안, 하유미 등 주연급 출연자 모두 상을 받는 기염(?)을 통했다. 동이 역시 한효주외에 지진희, 박하선, 이소연, 김유석이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언뜻 보면 올해 MBC드라마는 역전의 여왕과 동이밖에 없었나 싶을 정도다.

여기서 짚어볼 건, 지난 27일 방송된 역전의여왕 21회에서 MBC연기대상을 예고했던 자막이다. 이 날 자막에선 연기대상에 출연자로 이선균-공효진-한효주-지진희-이민호-김현중의 이름이 거론됐고 이들은 모두 수상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역전의 여왕 출연진들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상의 여부를 놓고 시상식 직전까지 역전의 여왕 팀과 드라마제작국간에 줄다리기가 있었음을 예상케 한다.




여기엔 동이뿐 아니라 대장금, 허준, 이산 등을 연출한 스타PD 이병훈의 영향력을 MBC로선 무시할 수 없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MBC드라마에 공헌도가 매우 높은 이병훈PD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연기력과 별도로 동이의 싹쓸이는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라 할 수 있었다. 

연장방송을 허락한 역전의 여왕과 이병훈PD가 버티는 동이의 기싸움이 공동수상 남발로 이어졌고, 급기야 대상마저 김남주와 한효주가 나눠먹는 결과를 낳았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연기자들이 나왔다는 점이다. <개인의취향> 손예진이나, 드라마 내용뿐 아니라 연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시청률면에서도 선전했던 <파스타>의 주인공 공효진과 이선균이다. 최우수상이라도 챙긴 공효진은 그나마 낫다. 이선균은 이벤트성 베스트커플상과 버럭상이란 굴욕적인 번외상을 받고 돌아가는 수모를 맛본 셈이다.




어차피 저급한 밀당속에 나눠먹기와 공동수상을 남발하고 시상식의 권위를 방송사가 스스로 뭉개버렸다면, 파스타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이선균에게 최우수상 트로피 하나 더 만들어주는 게 그렇게 힘들었을까. 어차피 망가진 시상식에 어처구니없는 자존심을 세우고 있으니 씁쓸할 따름이다.

결국 MBC연예대상에 이어 MBC연기대상까지, MBC는 최악의 시상식으로 이끌며 시청자에게 실망만 안기고 말았다. 비단 MBC만의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연기대상에 연기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라지고, 치졸한 뒷거래로 얼룩지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시청자가 납득하기 보단 납득할 수 없는 수상자가 난무하는 시상식이 과연 필요할까라는 의문도 드는 시점이다. 부디 KBS연기대상과 SBS연기대상에선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