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마녀 박칼린vs마왕 신해철' 극과극 존재감!
19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에선, 마약혐의로 구속된 김성민에 대한 공백을 의식한 듯, 이경규를 비롯한 멤버들이 앞으로 더 좋은 방송,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것임을 약속하며 오프닝을 열었다.
특히 김태원은 국민할매에서 까도할매로 변신해, 이정진과 윤형빈에게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하며, 까칠한 충고를 아끼지 않아 웃음을 동반한 분위기 쇄신에 앞장섰다. 이에 제작진도 2011년 남자의자격 5대 기획을 준비했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필요한 미션들을 준비한 듯 남격멤버들을 긴장시킨 동시에, 프로그램 특유의 진정성을 지켜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 1년 동안 <남자의자격> 미션들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강한 체력을 요구했던 지리산등반, SBS월드컵독점 및 현지 치안문제 등 악재가 겹쳤던 남아공월드컵, 할마에의 카리스마 남격밴드, 김국진이 빛났던 롤러코스터 강연, 유기견 입양 등, 결코 쉽지 않지만 묵묵하게 미션을 수행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왔던 남격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미션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과 멤버들의 지인들을 불러, 송년회 밤을 함께 했다. 일반인 연예인가릴 것 없이, 좋은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북적거릴 정도로 정을 나누는 시간은 어떤 미션보다 가치가 있었다.
남자의자격, '마녀 박칼린vs마왕 신해철' 극과극 존재감!
이 날 초대된 동료로는 남격만 나오면 정진바라기가 되는 정주리, 예상밖의 가창력을 선보인 홍기훈외에도, 이광기, 김영철, 힌준희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더 눈에 띤 건, 태권도장 사범님, 중국집CEO, 도배학원 원장, 동물자유연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남격멤버들의 미션수행에 힘을 보태주고, 재미와 감동에 감초역할을 해 준 사람들이다.
하지만 결국 포커스는 <남자의자격>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을 수 있는 남격합창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참석자의 규모면에서도 최다 인원이었을 뿐 아니라, 솔로경쟁을 펼쳤던 배다해-선우를 비롯, 서두원, 조용훈 등 단원들 한명 한명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장과 패션으로 달라진 스타일로 나타난 이아시 등도 화제가 될 만했다.
그리고 새로운 리더쉽의 전형을 제시하며 남격하모니의 최고스타로 떠오른 박칼린은, 최재림 등 제자들을 동반하고 마지막에 나타나 화룡정점을 찍었다. 남격합창단 이후, 한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박칼린에게, 그녀가 자주 뱉었던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그녀는 등장하자마자, 일일이 따뜻한 포옹을 나누며, '포옹(스킨쉽)'의 리더쉽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계의 '마녀'로 명성 못지않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뒤따르는 박칼린이 주목을 받고 있을 때, 대중음악의 카리스마 '마왕' 신해철은 외곽테이블에서 찬반신세로 전락하고 있었다. 소신있는 발언으로 자주 논란의 도마에 오르내리던 독설가이자 마왕 신해철은, 마녀 박칼린과 달리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굴욕아닌 굴욕을 맛보고 있었던 것이다.
신해철은 <남자의자격> 미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단지 김태원과의 친분으로 송년회에 초대받고 참석한 것. <남자의자격>에서 만큼은 두사람이 극과극의 위치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존재감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대중이 인식하는 신해철이란 이미지와는 다르게, 무존재감으로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다 못해, 초라하게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리액션이 없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노총각과 한 테이블에서 소외받는다고 시종일관 투덜거렸던 윤정수보다 카메라에 덜 비쳤을까. 노래자랑 심사위원이라도 시켜줬다면 나았을 텐데, 김태원이 심사위원을, 칼마에 박칼린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끼어들 틈이 없었다.
오랜만에 방송에서 본 신해철은 기운이 넘치는 듯 밝은 표정으로 등장했지만, 곧바로 구석에서 침묵모드로 일관했다. 내심 마녀 박칼린과 마왕 신해철의 짧은 만남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무리였을까.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듯, 카메라는 부지런히 단독샷으로 마녀를 쫓았고, 마녀는 한층 성숙해 보이는 카리스마로 마왕을 소리없이 압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