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락락락', 의도된 옥의 티?
노민우, 홍아름 주연의 4부작 드라마 '락락락(락Rock樂)'이 18일 3,4회 연속 방영됐다. 3부에선 김태원(노민우)이 이승철을 만나 부활 1,2집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음악적 재능에 대한 자괴감을 떨치지 못한 김태원이 대마초에 손을 대고 구속된 일화가 그려졌다.
이어진 4부에서 끝없이 추락했던 김태원은 故김재기를 만나 부활을 꿈꾼다. 물론 아내 이현주(홍아름)의 한결같은 믿음과 사랑이 힘이 되었던 건 두말이 필요없고. 그러나 돈 3만 4천원을 꿔주지 못해, 김재기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생각하는 김태원은 실의에 빠진다. 그 무거운 짐을 김재기의 친동생이 김재희가 메꿔주었고. 부활 3집 '사랑할수록'는 대박을 터트렸다.
또한 이승철과 재결합해 '네버엔딩스토리'를 히트시킨 에피소드와 김태원과 이승철이 왜 부활이란 이름아래 함께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도 구체적을 그려졌다. 그리고 스스로를 3류 기타인생이라 평하며 김태원의 끝나지 않은 음악과 인생이야기가, 부활이란 밴드를 통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며 인상깊은 매듭을 지었다.
드라마 '락락락'은 부활의 리더 김태원을 주인공으로 한 논픽션드라마다. 예능늦둥이이자 <남자의자격> 국민할매 김태원이 아닌, 작곡가이자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에 음악인생을 다뤘다. 사실 부활의 팬이 아니라해도, 김태원이 방송을 통해 관련된 내용을 몇 차례 언급했던 적이 있던 터라, 어느정도 알려진 이야기를 드라마로 재구성해 보여준 셈이다. 그리고 드라마로 다시 만난 김태원의 인생스토리, 그리고 부활은 재미를 뛰어넘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의도된 옥의 티, 왜?
감동만큼이나 다소 웃긴 장면도 눈에 잡혔다. 바로 옥의 티라고 볼 수 있는 가수와 노래제목들이다. 부활의 곡들 뿐아니라,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등 정확한 제목을 잘 얘기하다가, 음반가게에 음반판매량이 집계된 포스터엔 틀린 가수와 가요제목이 버젓이 적혀 있었다.
김건모가 김건보, 마로니에 ‘칵테일사랑’이 마로니레 ‘칵테일러브’로, 신효범이 신효정, 피노키오 ‘사랑과우정사이’가 ‘우정과사랑사이’ 등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특히 극중 음악프로그램에선 MC의 입을 통해 부활과 1위를 다퉜던 마로니에의 '칵테일사랑'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포스터에는 틀린 가수와 제목을 적었을까. 단순 오타가 아닌, 알면서도 틀리게 적었다는 건 제작진의 의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도된 옥의 티를 삽입한 배경은 뭘까. 바로 당시의 음반판매량 등을 사전조사에 의해 정확한 데이터를 통계로 보여주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정확한 순위를 적시하지 못할 경우, 부활의 곡과 함께 리스트에 올랐던 가수들에게 피해 혹은 오해를 살 수 있다. 동시에 해당가수의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슷하지만 일부러 틀린 가수의 이름과 제목을 적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재미로 넘어갈 수 있는 대목이다. 우스꽝스러운 가수이름과 노래제목변경이 한편으론 드라마를 가볍게 만드는 악수를 범했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논픽션드라마인만큼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부활이 아닌 리스트에 올랐던 다른 가수나 그들의 팬을 생각한 제작진과 김태원의 세심한 배려라는 생각이 든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