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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최수종-하희라' 부부연기 어색했던 이유?

바람을가르다 2010. 12. 16. 08:02






인방극장에 대통령만들기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SBS<대물>이 고현정-권상우를 등에 업고 탄탄한 고정지지층을 확보하며 인기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후발주자 KBS<프레지던트>가 15일 첫방송을 타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프레지던트> 1회는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둔 여당 후보 장일준(최수종)이, 대일그룹으로부터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장일준 모르게 아내 조소희(하희라)가 비자금을 챙겼던 것. ‘선거는 돈’이라는 조소희의 주장과 불법정치자금으로 대선을 승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발하는 장일준의 날선 대립각으로 포문을 연 셈이다.

뉴스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장일준의 비자금수수 의혹이, 국민의 반감을 부르는 건 당연지사. 선거캠프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일준은 검찰소환에 응하며 정면돌파를 택한다. 이어 검찰청에 나타난 장일준이 몰려 든 취재진앞에서 비자금수수 혐의를 인정하는 발표문을 낭독하려는 순간, 숨어있던 저격수에게 어깨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이어진 드라마는 3개월 전으로 돌아가, 여당 새물결미래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장일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내용은, 장일준의 숨겨진 아들 유민기(제이)의 존재였고, 일준의 옛 연인이자 민기의 어머니 유정혜가 의문의 가스폭발 사고로 죽음을 맞은 상황이었다. 이후 장일준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민기는, 일준으로부터 “내가 니 아버지다!”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최수종-하희라' 부부연기 어색했던 이유?

<프레지던트> 1회는 성공적인 스타트로 평할 수 있다. 이유로는 첫회 정석을 보여주듯이, 앞으로 드라마가 풀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잡혀 있었고, 어떤 갈등을 예고하는지 핵심이 될 만한 부분들을 간결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군더더기없는 전개덕분에 몰입하기 쉬웠다는 건, 시청자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문제는 멀찌감치 앞서있는 <대물>이다. 같은 스타일이라면, 굳이 <프레지던트>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차별된 건 무엇인가? 1회에 불과하나 정치드라마 색깔은 프레지던트가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진하게 느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코믹적인 요소와 튀는 캐릭터가 많고 서혜림(고현정)-하도야(권상우)의 러브라인이 감초처럼 가미된 <대물>과 달리, 코믹은 배제된 사극 느낌에 <프레지던트>는 장일준(최수종)-조소희(하희라)와 그들의 자녀들 그리고 일준의 숨겨진 아들 유민기에 초점을 맞춰 가족사를 중심에 놓고 다룰 예정이란 사실이다.




무엇보다 <프레지던트>의 흥행요소는 최수종-하희라 부부를 꼽을 수 있다. 실제 부부이면서, 극중에서도 부부로 나오는 두 사람을 지켜본다는 건 시청자로선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드라마를 홍보하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드라마속에 최수종과 하희라다. 그들이 부부라는 사실이, 오히려 시청자가 몰입하기엔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캐릭터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들이 함께 있으면 ‘장일준-조소희’가 아닌 ‘최수종-하희라’로 보이기도 해, 순간순간 집중력을 떨어뜨리곤 한다.

따로따로 등장하면 문제가 없는데, 함께 등장해 대사를 주고받으면, 웬지 모를 어색함이 뒤따른다. 특히 첫장면에서 두 사람이 비자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울 때, 더욱 그런 점이 포착됐다. 시청자는 잉꼬부부의 대명사 ‘최수종-하희라’를 인지한 상황에서, 장일준과 조소희를 따로 발견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동반될 여지를 남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이제 시작이라 연기하는 최수종-하희라뿐 아니라, 시청자도 어색해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은 결국 스토리의 힘이다. 집중력이 담보된 스토리가 받쳐주면, 캐릭터는 따라가고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연기력이 출중한 최수종과 하희라이기 때문에, <프레지던트>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면, 회를 거듭할수록 최수종-하희라가 아닌 장일준-조소희로 받아들이는 데엔 크게 무리가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