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1박2일 윤계상 거절, 정말 언플에 불과했나?

바람을가르다 2010. 12. 2. 08:40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새멤버 영입을 놓고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지난 1일 오전, 최종 후보군 중에 한명이었던 윤계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1박2일 제작진도 접촉에 들어갔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고, 윤계상측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후 3시경, 윤계상측은 영화촬영 및 중간투입에 대한 부담감을 이유로 고사했고, 1박2일 제작진도 윤계상카드는 무산되었음을 알렸다.

윤계상의 신중한 검토는 반나절도 안 돼, 거절로 이어진 셈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윤계상측이 영화 ‘풍산개’를 홍보하는 등에 목적으로, 1박2일을 이용하고 언론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며 비난세례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1박2일>측과 사전 교감없이 단독적으로 언론에 흘렸을까?




1박2일 윤계상 거절, 정말 언론플레이에 불과했나?

나영석PD가 접촉하는 10여명의 후보군 중에 유독 윤계상만 언론에 노출된다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들다. 다른 후보들은 윤계상의 소속사와 다른 청정이라 언론에 후보라는 사실을 흘리지 않고, 보안을 철통같이 지켜준 걸까. KBS에 엄청난 광고수익을 안겨주는 효자프로그램 <1박2일>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은 곧 KBS방송사에 미움을 사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속사가 바보가 아니라면, <1박2일>제작진과 사전조율없이 단독적으로 언론에 흘리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언제 개봉할지도 모르는 영화 ‘풍산개’를 홍보하겠다고? 윤계상은 1박2일이 노릴 정도로 인기연예인이란 반짝 홍보를 하겠다고 언플을 할 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소속사로선 칭찬과 비판을 오가는 언론보다는, 예능이든 드라마든 캐스팅권한을 쥔 방송국에 더 잘 보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즉 윤계상측은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은 단계에서, <1박2일> 제작진과 합의아래, 언론에 정보를 흘린 수순을 밟았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그리고 양측 모두 네티즌의 반응을 살핀 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네티즌의 반응은 생각만큼 호의적이지 않았다. 윤계상의 합류에 대해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환영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환영일색이라도 1박2일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합류전부터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가 크면, 윤계상은 물론 1박2일의 부담감도 치솟기 마련이다. 윤계상이 적응을 하기도, 나영석PD와 멤버들이 그를 적응시키기에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론이 안 좋다는 걸 감지한 윤계상은 빠르게 거절의사를 밝혔고, <1박2일>도 이해한다며 합류는 무산됐다. 반응이 안 좋은 데 질질 끌어봐야 양쪽 모두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영석PD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충분한 검토뒤에 새멤버를 영입할 생각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것은 연말 늦어도 연초에는 새멤버를 투입하겠다는 이전의 인터뷰와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즉 윤계상은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교감이 오갔던 매우 유력한 제6의 멤버였음을 알 수 있다. 단독적으로 언플을 했다는 윤계상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는 게 옳지 않을까.

이번 윤계상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건, 1박2일 제작진이 새멤버영입에 더욱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윤계상은 나영석PD가 언론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새멤버의 요건에 부합했었다. 예능에서 쉽게 보기 힘든 참신한 인물, 착한 캐릭터, 새멤버는 김C나 MC몽의 대체자가 아닐 것이란 언급들이 그렇다. 그러나 나영석PD의 1차 선택이 네티즌에게는 불합격이었던 셈이다.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멤버를 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개인의 호감도나 평가가 다르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호감도가 높지 않다면, 윤계상처럼 논란만 낳고 백지화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아무리 호감을 사고 예능감이 좋은 인물이라도, 정작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을 비롯한 기존멤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새멤버는 제작진과 멤버들의 의견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그들의 선택한 인물이라면, 네티즌도 부정보단 일단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줄 필요가 있다. 제작진과 멤버들도 충분한 고민속에 후보군을 추려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1박2일의 팬들조차 새멤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질 부족의 김종민을 무조건 안고 가겠다고 공표한 제작진의 대처에도 이미 불만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참신한 건 좋은데, 검증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애초에 김종민을 하차시키고 두명을 새로 영입하는 수순을 밟았다면, 지금보단 영입작업이 수월했을 것이다. 제의를 받은 쪽도 부담감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한 명을 보고 있다. 그 한명이 1박2일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개인플레이가 늘어나고 불균형을 초래하는 5인체제보단, 새로운 피를 투입해 안정속에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뽑는 과정이 웬만한 인사청문회 저리가라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1박2일>의 영향력을 재차 실감하면서도, 슈퍼스타K처럼 1박2일도 오디션을 봐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예고된 난항이다. 윤계상케이스처럼 언론에 흘려 네티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게 옳은 것인지, 어느 날 갑자기 새멤버가 결정됐음을 깜짝 발표하는 게 옳은 수순인지 마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