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공형진, '원빈-유해진'에 최악의 인터뷰!
제 3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6일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열렸다. 김혜수와 공동MC를 맡은 이범수의 축가 'Can't take my eyes off you' 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여기에 카라와 2AM의 공연이 더해져 영화인의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수상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대종상 및 대한민국영화대상과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이창동감독의 ‘시’가 출품을 보이콧한 영향도 있었는 듯, 작품상은 송강호-강동원 주연의 ‘의형제’, 감독상은 강우석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아저씨’의 원빈을 제치고 ‘이끼’ 정재영이, 여우주연상은 ‘시’ 윤정희와 ‘심야의 FM’ 수애가 공동수상했다.
김혜수가 MC를 본 터라, 더욱 관심이 갔던 남우조연상은 예상대로(?) '이끼'의 유해진이 차지했다. 유해진은 수상소감에서, "옆에서(김혜수) 이렇게 보고 있는데 받으니까..."라며 기뻐해, 연인 김혜수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고, 화답하듯 김혜수는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공동MC 이범수는 시상식 전 수상소감 등에 대해 김혜수의 조언은 없었냐고 물었고, 유해진은 고향친구 이범수에게 "패스해." 라며 민망한 듯 소감을 마쳤다. 이에 김혜수는 유해진이 참 센스가 있다며, 끝까지 애인 자랑을 이어가는 훈훈하고 유쾌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혜수를 돋보이게 만든 건 유해진 뿐이 아니었다. 적절한 노출로 섹시미를 강조한 의상은, 원조 글래머 김혜수가 왜 '청룡의 여인'으로 불리는지, 새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한 MC로서 진행도 매끄러워, 전체적으로 안정과 무게감을 주는데 기여했다.
청룡영화상 공형진, '원빈-유해진'에 유치찬란 최악의 인터뷰!
대조적으로 객석에서 배우들을 인터뷰했던 공형진은 최악에 가까웠다. 이 날의 옥의 티로 보일정도로, '원빈-유해진'에게 황당하고 불편한 질문을 쏟아내는 개념없는 인터뷰로, 시상식의 분위기를 일순간에 망쳐 놓았기 때문이다.
공형진은 이 날도 그의 인맥자랑 단골메뉴 장동건을 앞세워, 원빈에게 '장동건보다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 란 유치한 질문을 던졌다. 원빈은 겸손한 태도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멈춰야 할 무개념 질문이, 재차 이병헌보다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로 이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원빈에 대해 인터뷰를 해달라고 마련한 시간이었다. 이병헌을 찾아가 다음에 함께 하고 싶은 여배우가 따로 있냐고 물었던 반대편에 박진희와도 인터뷰 내용면에서 차이가 확연하게 구분간다. 공형진은 3류 토크쇼에도 꺼린다는 답도 없는 질문으로 시간을 잡아먹은 후, 유해진을 찾아가 또 한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유해진을 이기적인 남자로 소개한 뒤, 사람들이 그를 부러워하는 이유로, 1번 외모, 2번 인기, 3번 여자친구(김혜수)중에 고르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외모빼고 다 겠죠."라며, 시덥지않은 질문에 쿨하게 답해주었다. 질문자체가 민망했음을 본인도 깨달았는지 순간 멈칫했던 공형진은, 뜬금없이 김혜수씨 하실 말씀 있냐며 악수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김혜수와 유해진을 엮어서 반응을 끌어내려는 의도를 무조건 개념상실로 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유해진이 수상소감을 통해 김혜수에 대한 애정을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표현했었다. 이범수가 그 틈을 노려 유해진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패스해달라며 시상식에서 그 이상 언급하기엔 곤란하다는 의사도 간접적으로 내비친 후 였다.
그렇다면 공형진은 가급적 김혜수와 관련된 질문은 피하는 게, 동료배우 유해진과 김혜수에 대한 배려가 아니었을까. 게다가 스스로가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지, 원빈에 이어 유해진까지, 외모를 중심에 놓고 인터뷰를 진행한 공형진의 태도는 볼썽사나웠다.
영화만큼이나 예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중인 공형진의 재기 넘치는 인터뷰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같은 배우입장 혹은 시청자입장에서 바라봤다면, 최상은 아니어도 호응이 따르는 준수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질문과 웃기지도 않은 애드립으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든 공형진. 자질도 준비도 함량미달에 가까웠던 올 영화제 최악의 인터뷰어로 손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