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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래-차유람’, 얼짱스타의 엇갈린 희비

바람을가르다 2010. 11. 18. 10:03






17일은 한국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할 만큼 겹경사를 누렸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적인 스타 마린보이 박태환이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아니라, 여자평형 200m에서 정다래가 너무나 값진 금메달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막판 스퍼트를 통한 역전드라마가 얼마나 짜릿한 지, 자유형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 수영천재 박태환. 200m, 400m, 1500m 등 중장거리가 주종목인 그가 자유형 100m에서도 아시아 정상에 올라, 단거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은 또 다른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최윤희, 조희연 이후 끊겼던 여자수영의 금맥을 12년만에 캐낸 무서운 신예 정다래도 그랬다. 특히 평형종목은 일본과 중국선수들이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터라, 정다래의 금메달은 예상못한 쾌거중에 쾌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재 만 18세로, 2년 뒤 런던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더욱 기대케 하는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정다래-차유람’, 얼짱스타의 엇갈린 희비

박태환의 100m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일까. 네티즌의 관심은 정다래선수에게 보다 집중됐다. 특히 경기직후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눈물속에 임했던 인터뷰는 화제에 올랐다. 또한 ‘다래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지목된 복싱대표 성동현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도 폭주해, 정다래의 인기를 재차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정다래는 출중한 외모덕분에, 당구의 차유람과 바둑의 이슬아와 함께, 아시안게임의 얼짱스타로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여기에 금메달까지 국민에게 선사했으니, 더욱 관심이 가고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슈퍼스타 김연아를 이을 새로운 국민여동생으로 발돋움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만큼 정다래는 모두가 좋아할만한 스타성을 골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정다래가 금빛물살을 헤치고 나와, 국민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때, 또 다른 얼짱스타 차유람이 당구포켓 8볼 8강 경기를 치루고 있었다. 다행히 MBC에서 생중계를 해줘 차유람의 경기를 지켜보나 했다. 게다가 중국선수와 4:4의 접전, 마지막 게임에서 승부가 갈리는 긴박한 상황.



그러나 정다래의 금메달 시상식을 방송한 하기 위해, 차유람의 8강 경기는 끊어 버렸고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시상식이 끝난 후에야, 차유람 선수가 안타깝게 탈락한 소식을 짧게 나마 접할 수 있었다. 얼짱스타의 희비는 단순히 결과를 떠나 방송에서마저 갈리고 말았다.

만약 정다래가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이나 동메달이었다면, 차유람선수의 경기를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방송국의 예우는 달랐다. 당연히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시상식이었지만, 한편으론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 방송사의 태도를 재차 읽으면서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시상식과 경기시간이 겹치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방송사도 한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정다래의 시상식은 솔직히 관심이 간다. 다만 생중계가 아닌 녹화방송이라도 차유람 선수의 경기를 보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타깝게 8강에서 탈락했으나 정다래의 시상식으로 인해 보지 못한 부분은, 녹화를 통해서라도 다뤄야 하지 않았을까. 아직 포켓 나인볼 경기가 남은 차유람 선수가 시청자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아야 할 시간마저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차유람 선수만이 아니다. 현재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각 종목에서 메달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루고 있다. 방송은 그러나 늘 메달이 있는 곳, 혹은 야구나 축구 등 인기종목을 중심으로 생방송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자회사인 케이블스포츠방송을 비인기종목에 할애하는 것도 아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에 박태환과 같은 대형스타가 나타하면, 관련종목에 대한 저변도 확대될 뿐 아니라 정부나 기업차원의 지원도 집중되기 마련이다. 덕분에 정다래와 같은 새로운 스타도 발굴할 수 있었다고 본다. 다만 관심과 지원은 인기나 메달에 관계없이 고루 분포되어야 한국스포츠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연장선에서 방송사도 성적이나 인기에 치우치지 말고, 같은 시선으로 선수들에게 접근하고 배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