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 김용준, 남자 박봄 될까?
가을엔 발라드음악이 인기가 좋다. 잔잔하고 애절한 분위기의 노래. 그러나 경쾌한 멜로디를 품은 음악도 가을이란 계절과 썩 잘 어울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SG워너비(김용준,김진호,이석훈)의 음악을 꼽을 수 있다. 언제 들어도 좋지만, 가을의 끝자락에 듣게 된 그들의 음악은, 듣는 이로 하여금 들뜨게 만드는, 시원한 바람 그 이상이었다.
29일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오프닝을 '라라라'로 장식한 SG워너비. 이어 '해바리기'와 '내사람'까지, 노련한 무대매너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SG워너비의 많은 히트곡 중 이 날 선보인 3곡은, 마치 서정적인 분위기에 갇혀 가을을 타기 보다는, 약간의 설레임 정도는 안고서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계절에 서 있음을 알리는 듯 했다. SG워너비가 노래도 잘 하지만, 선곡을 보면 센스도 좋은 것 같다.
SG워너비 김용준, 후덕한 과장님 포스?
유희열과의 토크타임에서는 재치있는 유머까지 덤으로 선사했다. 김진호와 이석훈의 말솜씨도 수준급이었지만, 특히 연인 황정음과 출연했던 <우리결혼했어요>등, 예능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김용준은 캐릭터를 이용할 줄 알았다. 일례로 이석훈의 인기비결을 알없는 안경과 교회 오빠이미지에서 찾아냈다. 또한 살이 쪄서 고민이라며, 후덕해진 본인을 직접 요리하는 솜씨도 매끄러웠다.
김용준은 심각하게 다이어트를 고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누가봐도 후덕해진 건 사실이고, 무대위에서 또 다른 이미지를 양산한다. 소방차의 정원관처럼, 김진호대신 김용준이 가운데 서서 중심을 잡아야 될 것 같은 느낌? 이 날 의상조차 김용준을 귀여운 뱃살나온 과장님포스로 견인했다. SG워너비가 새앨범을 내고 강행군에 돌입해서인지, 전에 비해 살이 빠져 보이긴 하나, 여전히 과거의 매력을 재현하는 데엔 부족한 것도 부인하기 힘들다.
걸그룹을 비롯한 여자연예인의 후덕해진 얼굴, 뱃살 등이 종종 화제가 되곤 한다. 이를 두고 가수가 노래만 잘 하면 된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과 대중에게 이미지를 소비하는 연예인은 자기관리가 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대표적으로 2ne1의 박봄이 후덕해진 몸매로 무대에 오른 게, 구설수에 올랐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후 박봄은 상추다이어트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여자연예인에게 가혹한 외모 및 몸매관리. 그렇다면 남자인 김용준은 어떻게 봐야 할까. 가수 신승훈은 이를 두고, 발라드음악을 하는 남자가수의 생명은 턱선이라고 강조했다. 45각도에서 턱선이 샤프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지론. 그를 계승하는 성시경도 턱선을 강조하며, 방송활동에 맞춰, 휴식기에 불어난 살은 다이어트를 통해 해결한다고 밝혔다.
김용준이 후덕해졌다고 해서, 굳이 신승훈, 성시경처럼 턱선을 찾아 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같은 무대에 서는 동료 김진호와 이석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김용준에겐 적잖은 부담이고 늘어난 살에 대해 보다 민감해지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음악은 귀로 듣지만, 공연중에 드러나는 시각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G워너비가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살을 빼는 거라는 김진호의 농담에, 움찔한 김용준을 보면 단순한 농담으로만 읽히지 않는 대목이다. 과연 김용준이 본인뿐 아니라 팀을 위해, 남자 박봄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