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이수근, 폭발한 본능!
강원도 양양 하조대를 찾은 해피선데이 <1박2일>은, 지난 주에 이어 가을음악여행 '센티멘털 로망스'로 채워졌다. 노래제목과 가수맞추기는 계속 됐고, 아침기상미션에서 양희은의 '한계령'을 맞추지 못한 김종민은, 부활의 '사랑할수록'을 이덕진의 노래로 착각한 은지원과 함께 설악산을 등반한 나머지 1인이 됐다.
'센티멘털로망스' 1편이 8,90년대 히트가요를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전개했다면, 2편은 온 국민이 알만한 동요에 초점을 맞추었다. 바로 '오빠생각'을 내세워, 과거 '신동엽-이효리'와 '유재석-김제동' 콤비가 진행했던 해피투게더 시즌1의 <쟁반노래방>을, 잠자리복불복의 미션으로 내놓은 것이다. 음악이란 소재를 일관성있게 다룬 제작진의 운영능력이 돋보였다.
다만 선곡한 '오빠생각'이 너무 쉬운 감이 있었다.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멤버 개개인의 예능감이 받쳐 준 덕에 선방한 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잘못된 가사를 고집한 이승기가 허당캐릭터로 회기했을 뿐 아니라, 찬스에서 '자리바꾸기'까지 뽑아 멤버들의 격한(?) 리액션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승기 활약은 눈부셨다. 자신감이 붙은 입담과는 별개로, 저녁식사복불복에서 120kg 거구 이수근매니저를 팔씨름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감히 예상하기 힘든 반전. 상대가 아무리 물살로 몰리긴 했지만, 분명 이승기의 힘은 무시 못할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이수근의 전천후 웃음폭격은 이승기를 능가했다.
1박2일 이수근, 폭발한 본능!
1. 힘
이승기가 상대한 120kg의 거구보다, 이수근과 붙었던 씨름선수출신의 김종민매니저가 강해 보인 게 사실이다. 씨름은 전신을 이용하는 운동이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팔힘은 물론이고 악력도 남다르다. 샅바를 강하게 쥐고 상대를 제압해 가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수근과 신경전을 벌인 김종민매니저가, 예능감은 김종민보다 훨씬 좋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상대적으로 팔까지 짧은 핸디캡의 이수근을, 온전한 팔힘이 아닌 몸을 쓰는 반칙까지 범하면서 승리했다고 포효할 땐 개그맨 뺨친다 싶었다.
그러나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수근은 괜히 국민일꾼이 아니었다. 김종민매니저를 완벽하게 제압해, 패배에 익숙했던 <1박2일>멤버들에게 승리를 안겼던 것. 팔씨름에서도 미친존재감으로 급부상한 이수근. 전직 씨름선수였던 강호동조차 놀랄 정도였다. 개인적으론 이수근과 이승기의 번외경기를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 노출
<개그콘서트>에 출연중인 이수근은 '1박2일'에서 상황극을 가장 잘 연출한다. 지난 번엔 부잣집 도련님 흉내를 기가 막히게 재현해 웃음을 주었고, 이번엔 쟁반노래방에서 김종민의 하녀(하남)로 변신해 배꼽을 잡게 했다. 또한 물만보면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이수근의 아이템 노출을 김종민에게 유도, 상황극을 만들며 원팩과 신체검사 폭소탄을 끌어냈다.
사실 '노래제목 맞추기' 미션수행중에 이미 바닷물로 뛰어들었던 멤버들이다. 바닷물보다 덜 차가운 물에 머뭇거렸던 김종민은 여전히 감이 부족했다. 시간을 끌 타임으론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입수하고 팀을 위한 힌트를 얻었다면, 시청자에게 호감을 살 수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김종민을 살린 이가 이수근이다.
<1박2일>에서 기복없는 활약을 보이는 이수근. 특히 김C가 떠난 직후, MC몽이 병역면제비리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고질병이 된 김종민의 병풍논란으로 1박2일 위기설에 무게가 실리는 와중에도, 강호동과 이수근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누구보다 부담감이 큰 맏형 강호동의 짐을 덜어 주는 든든한 동생이자 조력자 이수근은, 항상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도 웃음의 최전방에서 힘을 보태 왔다.
그리고 이번 방송분에서 이수근은, 자신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재미의 중심에 재차 섰다. 불가능해 보였던 상대를 팔씨름으로 꺽어 승리의 반전드라마를 썼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순간에 상황극을 끌어내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역시 <1박2일>의 블루칩다운 맹활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