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아이돌스타 육상대회, 아찔한 굴욕의 주인공은?

바람을가르다 2010. 9. 26. 08:17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1부가 25일 방송됐다. 김용만, 김제동, 김성주, 장재근이 진행 및 중계를 맡고, 총 16개 소속사 130명의 아이돌스타가 참여한 이번 육상대회는, 규모만큼이나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해 '특집'이란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았다.

육상선수권대회에 어울리게 개막식도 구색을 갖췄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약식 성화봉송을 했고, '이특-손담비'의 선수대표 선서에 이어, 코리아나를 패러디한 곯이아놔(김영철,김신영,길,김나영)의 축하무대도 있었다. 무엇보다 소속사별로 나눠진 16개팀의 입장을, 예능답게 살린 자막과 MC들의 해설이 웃음에 큰 몫을 담당했다. 



2AM과 씨스타의 집안 싸움?
 
개막식이 끝나고 경기에 들어가자 눈빛이 달라진 아이돌. 남녀 100m 달리기 예선과 남자 110m 허들 예선은, 실력이 천차만별인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남자100m 결승은 2AM 조권-임슬옹, 여자100m는 씨스타 효린-보라의 집안싸움으로 결정날 듯 하다.  

짐승돌 2PM과 2AM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터라, 조권과 임슬옹의 활약상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랄까. 때문에 베일에 가려 있던 여자부 경기가 더 흥미를 자극했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가 시스타에게서 터져 나왔다. 씨스타의 효린과 보라는 각각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해, 카라의 구하라를 뛰어넘는 새로운 체육돌로 주목할 만 했다.

특히 야무진 자세로 뛰었던 효린은 멋졌다. 미스육상 포토제닉으로 꼽아도 좋을 만큼, 해맑은 미소와 용수철같은 탄력으로 경쟁자를 압도하는 질주본능. 효린이 만약 인상을 쓰고 달렸다면 속도는 더 나왔겠지만, 굳이 오만상을 동원하지 않아도 가뿐하게 1위로 통과하는 여유를 보인다. 덕분에 예선 첫 경기에서 돋보였던 손담비는 대진운이 좋았던 반짝 스타로 전락했다.

한편 110m 남자 허들에선 슈퍼주니어의 은혁이, 쓰리스텝에 원장애물을 넘는 정석 주법을 구사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눈길을 끌었다. 반대로 이특은 실격의 정석인 외곽순환도로를 타면서, 실력이 안 되면 웃기겠다는 예능돌 근성을 버리지 못했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퍼붓기 시작한 '김용만-김성주' 콤비의 야유세트를 통째로 먹어야 했다.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아찔한 굴욕의 주인공은?

내용적으로 상당히 호평할 부분이 많다. 경기에 참가했던 아이돌 대다수가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굴욕이라 불릴 만한 장면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1. 홀로 참여한 로티플스카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들뜬 마음으로 등장하는 여타팀들과 달리, 16개팀 중에 유일하게 혼자서 참가한 로티플스카이. 입장자체가 낯간지러울 만큼, 외롭고 긴 트랙을 홀로 걸었던 그녀. 여기에 소속사대표 류시원이 더 유명하다는 독설아닌 독설로 그녀를 더 힘들게 한 MC들.



2. 제국의아이들 시완의 110m 허들

장애물을 넘다가 기구한 자세로 넘어진 시완. 코미디언도 하기 힘든 몸개그로 보일 정도다.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할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난 시완. 시완하게 넘어졌던 시완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시완하게 또 웃었다.  

3. 아찔한 굴욕 김신영vs이보람

아찔한 굴욕은 여자 100m 예선에서 발생했다. 김신영이 먼저 트랙에 머리와 얼굴을 직진했고, 다음 조에서 씨야의 이보람이 같은 자세로 트랙에 원치 않는 키스를 했다. 심하게 키스를 한 터라, 두 사람의 안전이 걱정될 정도로 아찔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아, 두 사람은 미소를 지었지만, 느린 화면으로 보면 정말 괜찮을까 싶다.



특히 이보람의 경우, 1위로 질주하던 상황이라 부상도 안타깝지만,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에도 무척 아쉬워했다. 씨스타의 '효린-보라'에 맞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이보람의 막판 실족은 시청자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 뛰고 싶다는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상투혼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프로정신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총 6개 종목 48개의 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고의 스포츠돌을 뽑는 방송의 취지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아이돌스타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는 걸 보여 주었다. 아찔한 굴욕을 맛봤던 씨야의 이보람만 봐도 알 수 있다. 비록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 날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