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MC몽-김종민' 환장할 커플특집?
12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 다큐특집 '지리산 둘레길 여행' 3탄은, 시청자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호평을 받았던 지난 둘레길 여행 1,2탄을 바라보는 시각이 따뜻했다면, 이번 3탄은 차갑고 냉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유는 <1박2일>내에 환상이 아닌 '환장할 커플'로 전락한 'MC몽-김종민'이, 둘레길 3탄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분량을 줄여도 시원치 않을 두 사람이 전면에 나서니, 탈이 나는 것도 당연하다. 방송직후 해피선데이 게시판은 두 사람을 비롯, 제작진을 질타하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방송 전부터 논란은 예고됐다. 병역면제 비리의혹으로 불구속 입건된 MC몽의 <하하몽쇼>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같은 날 방송하는 <1박2일>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영석PD는 MC몽 분량을 약 15분 가량 삭제한 내용으로 방송할 것이라는 인터뷰까지 했다. 덕분에 <남자의자격>이 평소보다 10분 이상 방송되는 경사(?)를 누렸다.
1박2일, 'MC몽-김종민' 환장할 커플특집?
나영석PD는 약속을 지킨 듯 하다. 비록 본방송은 MC몽이 문을 연 격이나, 결국 김종민이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만일 MC몽의 삭제되지 않은 분량 15분이 예정대로 방송을 탔다면, 'MC몽-김종민'의 쉴드특집을 한시간내내 봐야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메인MC 강호동이 병풍 '김종민사태'에 대해 입을 열고, 시청자에게 우리 종민이 잘 봐주십사 머리 숙여 부탁했을까. 예능이 아니라 진짜 다큐를 찍은 셈이다. 느낌은 다르지만, <무한도전> '미안하다송'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맏형 강호동의 무거워진 어깨를 돌아볼 틈도 없이, 자진 하차할 생각없는 김종민이 오버랩된다.
김종민은 밤길을 걸으며 강감독님과 강호동을 비롯, 동료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를 돌리고 '화이팅'이란 선물을 받았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김종민의 말과 눈물에, 동정심을 느낀 시청자도, 마지막 인사이기를 바란 시청자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다큐를 찍으며 눈물로 호소할 시점이 아니란 사실이다. <1박2일>에 왜 여섯명이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김종민의 예능감을 탓하기전에, 그가 <1박2일>에 필요한 캐릭터인가. 일례로 김C는 예능감이 뛰어났기 때문에 소금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김종민의 캐릭터가 <1박2일>내에서 시너지효과를 냈다면, 예능감이 부족해도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반 년이 넘도록 지켜 본 결과가 기대감을 무너뜨린다. 그렇다고 김종민의 어리버리한 캐릭터가 다르게 변할 수 있을까. 김종민 한 명을 위해 제작진과 다른 멤버들이, 따로 설정을 하고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1박2일>에서 '복불복'은 프로그램의 존폐를 좌우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 '복불복'이 식상하다는 시청자가 늘고 있다. 사실 '복불복'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캐릭터가 만들어 내는 재미가 80%이상이다. 즉 복불복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건, 캐릭터가 식상하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멤버교체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디션을 봐도 시원치 않을 판에, 'MC몽-김종민' 환장할 커플특집을 내보낸, 지리산둘레길 3탄은 계륵이 될 수 밖에 없다. 조만간 공식입장을 내놓을 MC몽이, 잘못을 인정하고 자진 하차를 결심하든, 진실을 밝히겠다며 법정공방을 이어 가든, 이미 시청자의 신뢰를 잃은 이상 하차가 불가피하다.
제작진은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느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변화가 두렵다하여 안정을 꾀하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MC몽의 하차와 함께, 김종민 퇴출카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합류 이후 꾸준히 논란을 양산하는 김종민을 안고 가면 시청자가 피곤을 느낀다. 김종민을 좋아하던 않던 간에, 시청자간에 불필요한 논쟁을 잇는 교두보가 되면 곤란하지 않겠나. 매번 다큐를 찍고 쉴드를 칠 순 없다. 그건 제작진도 시청자도 바라는 게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