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노출 이채영, 포스트 김혜수라구?
지난 10일 <서울 드라마어워즈 2010>시상식이 있었다. 그러나 영광의 수상자들은 묻혔고, 노출이란 타이틀로 파격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여했던 여배우 이채영과 오지은이 화제가 됐다. 시상식 자체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엔 미비했다 치더라도, 요즘은 여배우가 노출을 해줘야 시상식도 화제가 되는 역전현상마저 느껴진다.
특히 이날 주목을 받은 이채영의 의상은, 마치 가슴에 붕대 두 줄을 하고 나온 것 같다. 물론 그것도 패션의 하나고 누군가 입어 줘야 할 의상이라면, 이채영과 같은 글래머 여자연예인이 소화하기에 알맞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또한 패션은 스타마케팅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다. 노출을 통한 섹시미를 어필하고, 인지도를 높여 본인의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하는 디딤돌이 된다면, 붕대가 두 줄이면 어떻구 한 줄이면 어떻겠나. 게다가 본인이 입겠다는 누가 말릴 것인가. 엄한 곳이 노출되어 모자이크 처리할 수준이 아니라면, 파격적인 드레스 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파격노출 이채영, 포스트 김혜수라구?
다만 글래머 체형을 돋보이기 위한, 이채영을 파격적인 노출의상에 포스트 김혜수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여기에 공감이라곤 눈꼽만큼도 느낄 수 없다. 왜?
원조 글래머스타 김혜수가 각종 시상식에 입고 나온 파격적인 드레스와 노출은, 매번 호사가들의 타겟이 됐다. 돌아오는 시상식에선, 과연 김혜수가 노출을 놓고 어느 수위까지 넘나들지 궁금해 했다. 그것은 단순히 보이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다.
정작 김혜수를 돋보이게 만든 건, 보이는 의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녀의 자신감이었다. 김혜수가 풍기는 아우라. 노출을 통해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기 위한 의상을 택하기에 앞서,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을 찾기 위한 선택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어떠한 노출 의상에도, 그녀는 주변의 시선을 깔아 뭉갤 정도의 미소가 돋보였고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김혜수의 파격적인 드레스에 민망함을 느끼고 당황했던 건, 오히려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당사자는 당당한데, 바라보는 사람이 움츠려 들고 낯뜨거워 하는 아이러니. 그것은 김혜수가 노출로써 상대방의 기를 제압했다기보다는, 확고한 자기표현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눌러 버린 결과물이다. 파격적인 의상이 아니라 그 의상을 소화한 김혜수의 자신감이 눈부셨다.
과한 의상이 부담스러운 듯, 경직된 말투에 부자연스런 자세를 취하는 이채영의 표정과 몸짓속에, 드러난 속살과 드레스보다 민망하다. 정말 본인이 원한 의상이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바로 이 점이 김혜수와 이채영의 좁힐 수 없는 차이다. 본인이 자연스럽고 당당해야 의상도 살아난다. 그러나 이채영은 파격적인 드레스를 평범한 천조가리로 만든 케이스다.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표현, 김혜수의 카리스마를 계산에 넣지 않고, 단지 노출수위가 높다는 이유로, 포스트 김혜수를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포스트 김혜수를 거론하려면, 적어도 노출 의상이 아니라 당당한 자신감과 자기표현이 가능한 배우에서 찾아야 옳다. 몸매나 노출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자신감이다. 단순히 몸매 과시용 드레스로 카메라 셔터를 더 받기 위한 여배우에게 포스트 김혜수? 그것은 김혜수에게도 실례되는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