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강지영-전지윤' 화끈한 1분 존재감?
현재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중에서, 가장 많은 게스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강심장? 세바퀴?
바로 새로 신설된 청춘버라이어티 <꽃다발>이다. MC 김용만, 신정환, 정형돈에, 게스트가 족히 30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5일 방송분을 돌아보면, { MC 3명 + 걸스데이 5명 + 제국의아이들 9명 + 카라 4명 + 포미닛 5명 + 쿨룰라 4명 + LPG 5명 + 숙녀시대 3명 + 송대관, 태진아, 박현빈 = 총 41명 } 무려 41명이 녹화에 참여했다.
60분 남짓한 한 회 방송 분량을 감안할 때, 비효율로 치면 최고인 듯 하다. MC 세명이 코너를 소개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분량이 10분은 족히 된다. 게스트에게 돌아가는 시간은 약 50분이 채 되질 않는다. 수치상으로 따지면, 게스트 한 명당 1분이 주어지는 셈. 그 1분마저 주어지지 않는 게스트가 수두룩하다. 최다 병풍 배출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러한 시간적 제약 속에 토크로 재미를 뽑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제작진이 택한 것은 장기자랑이다.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내기 보단, 한 무대에 그룹 전체를 투입, 노래와 춤을 추면 병풍이 안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가수에게 춤과 노래를 시키니 신선함이 없고, 매회 반복되는 지루한 장기자랑은, 초등학교 학예회 수준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돌이 되기 위한 그들의 무한매력대결' 이란 점이다. 프로그램 내용과 전혀 매치되지 않는 기획의도. 간판은 일식집인데 메뉴는 짜장면인 격이다.
'강지영-전지윤' 화끈한 1분 존재감?
<꽃다발>의 유일한 장점은 30명이 넘는 출연자들 속에서, 본인 분량을 스스로 확보해야 시청자의 눈에 띄는 '1분의 경쟁'을 취함으로써, 게스트를 적극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오프닝에서 카라 강지영이 보여 준, 정체불명의 골반댄스가 이를 입증한다.
그리고 가장 웃겼던 퍼포먼스가, 바로 강지영의 골반댄스를 가장한 막춤과 예능계의 미친존재감 유채영의 살아있는 표정연기였다. 나머지는 통으로 편집해도 아쉬움이 남지 않을 재미에 그친 게 사실이다. 그만큼 제작진의 무성의한 메뉴가 그대로 재현됐다.
그것마저 살리려고 애쓰는 예능돌 카라가 안타까울 정도. 박규리에게 또 다시 여신퍼포먼스를 요구하고, 체육돌 구하라가 닭싸움으로 몸개그를 선보인 셈이다. 식상한 그림에 카라를 재활용하는 <꽃다발>. 강지영의 골반댄스마저 없었다면, 카라도 묻힐 뻔 했다.
사실 이 날 방송은 일본진출에 성공한 '카라'를 위한 방송에 가까웠다. 다만 제작진의 준비부족으로 '카라'의 매력을 반도 살리지 못했다. 동시에 다른 그룹이, 이전보다 더한 병풍으로 몰락한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꽃다발>의 터줏대감 포미닛 전지윤이 막판 반전에 성공했다. 축구공 펀치기계로 허벅지와 다리 그리고 발목으로 이어진 힘을 검증하는 시간. '코딱지' 하나로 애교돌에 입성한 전지윤은, 가녀린 몸에서 뿜어 나오는 반전의 슈퍼킥으로 좌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에 앞서 700점을 넘긴 강지영의 파워킥도 압권이었지만, 다이내믹한 자세에서 나온 발목의 임팩트로 신기록을 작성한 전지윤은 웬만한 성인남자를 압도할 수준이었다. 예능계에 지소연으로 손색없는 전지윤의 또 다른 매력 발산.
결국 1분 남짓한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화끈한 '1분 존재감'으로 돋보였던 멤버는 정체불명의 골반댄스 카라 강지영과 슈퍼킥의 포미닛 전지윤이었다. 아쉬운 건, 그녀들의 활약을 간만 본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돌이켜, '카라'와 '포미닛'만 출연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또는 '미스에이'와 '걸스데이'식으로, 매주 두팀 정도만 출연시켜 1:1 라이벌구도로 간다면, <꽃다발>을 통한 볼거리의 가지 수는, 오히려 장기자랑에 치우친 지금보다 더 늘지 않을까. 꽃다발에 안개꽃 투성이니, 대충 봐도 똑같고 매력은 반감된다.
'1분 존재감'이 아니라 '10분 존재감'이 나와 줘야, 기획의도에 맞는, 국민돌 근처라도 갈 수 있는 아이돌을 배출하지 않겠나. 출연자가 많다고 해서, 재미도 비례해 양산되진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안과 접근도 고민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