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이정', 1박2일 투입된다면?
지난 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 다큐특집 '지리산 둘레길 여행' 1탄은, 많은 시청자의 호평을 얻는 데 성공했다. 방송이 끝나자 둘레길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는 네티즌들로 인해, 해당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파급효과도 뛰어났다. 그만큼 국민예능 <1박2일>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5일 '지리산둘레길' 2탄이 방송된다. 예고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일각에서 제기된 위기설과 관련, 멤버들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 시간을 가진 듯 했다. 대표적으로 병풍으로 전락한 김종민의 하차논란에 대해 그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은지원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이 김종민에게 신뢰를 보내며 화이팅을 주문하는 장면도 잇따랐다.
예고편을 바라보는 시청자는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시청자의 하차요구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김종민을 동정하는 시각도 있겠지만, 눈물로 호소할 문제가 아님에도 방송을 통한 물타기가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동시에 제작진이 여전히 '제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에선, 시청자에게 미운털이 박힌 멤버가 있다면 보듬고 가는 게 당연하다. 다만 미래에 대한 준비없는 막연한 감싸기라면, 일시적으론 김종민 동정론이 확산될 수 있으나 금방 꺼지기 쉽고, 장기적으론 제작진 스스로 발목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불필요한 논쟁이 반복되고, 시청자의 이탈도 걱정해야 한다.
'성시경-이정', 1박2일 투입된다면?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준비는 무엇인가. 바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김종민의 눈물이 다음의 활약을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병역비리의혹으로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MC몽 또한 여전히 <1박2일>의 불안요소다. 특히 MC몽의 경우, 조사결과가 고의적인 면제로 드러날 때엔 하차가 불가피하다.
때문에 제작진도 준비를 해야 한다.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를, 멤버의 공백을 과소하게 여길 수 없다. 이미 김C의 하차가 이를 증명한다. 그의 하차를 미리부터 알고 있었지만, 제작진은 그의 공백을 메꾸는 데 실패했다. 강호동이 늘 강조하는 리얼리티의 진정성. 그 중심에 있던 김C를 대체할 인물이, 현 멤버엔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무식논란 등이 쉽게 불거진다.
김종민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것은, 잉여전력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김C를 커버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캐릭터는 은초딩 은지원, 허당 이승기, 무식 이수근 등과 중첩된다. 김종민이 나서면 동료의 캐릭터를 잡아먹고,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병풍으로 전락하는 악순환. 다시 말해 김종민의 경우, 눈물로 호소해서 가라앉을 문제는 지난 듯 하다. 그의 캐릭터 자체가 <1박2일>에서 비효율을 낳기 때문이다.
최근 해병대를 전역한 이정을, <1박2일> 새멤버로 영입하길 바라는 의견이 적잖이 흘러나온다. 결코 나쁜 선택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MC몽의 대체자일 때, 성립이 가능한 카드에 가깝다. 야생원숭이를 둘이나 키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제2의 김종민 사태를 부를 수 있다. 다만 MC몽의 병역문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이정은 MC몽을 대신할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고, 뉴 야생몽키로 <1박2일>내에 쉽게 녹아들 가능성은 높다.
이에 앞서 성시경이 군복무를 마치고 새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성시경은 <1박2일>이 가장 주목했으면 한다. 엘리트 이미지뿐 아니라 버터왕자라는 확실한 캐릭터를 보유한, 실질적으로 김C의 공백을 가장 근접하게 메꿀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상식이 풍부해 무식논란에서 자유롭고, 주관이 뚜렷한 이미지를 갖춘 터라, 김C 못지 않은 진정성을 담보한다.
성시경은 현 멤버전체와 대척점에 서 있기도 하지만, 특히 허당인 동시에 황제로 주목받는 엘리트 이승기와 여러모로 라이벌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도 안고 있다. 또한 힘에서도 밀리지 않아 이정까지 가세한다면, 기존의 OB팀(강호동,이수근,은지원)에 맞서 YB팀(이승기,성시경,이정)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좋은 매치업이 될 수 있다.
물론 김종민과 MC몽의 문제가 순조롭게 봉합된다면, <1박2일>에겐 최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비무환이다. 동시에 <1박2일>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 새로운 인물의 투입, 그리고 그들안에서 이뤄지는 캐릭터의 새로운 충돌이다. 이명한PD가 떠난 자리에, 이동희PD가 새로 투입됐다. 그리고 그는 청사진으로 개혁을 내걸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줄 개혁의 가이드라인에, 만일 멤버교체도 염두하고 있다면, '성시경-이정'카드도 고려할 만한 대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