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1박2일' 하차는 시기의 문제?
가수 MC몽이 MBC예능 '꿀단지'에서 하차했다. 제작진은 그의 병역기피의혹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여파가 미치지 않았냐는 관측을 낳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1박2일>로 시선이 옮겨간다. 과연 MC몽은 <1박2일>에서 하차할까.
이에 대해 <1박2일>의 나영석PD는, MC몽의 경찰조사를 지켜보겠다며, 지금 당장 하차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동시에 면제과정에 불법이 개입됐다면 하차를 시킬 의향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즉, 경찰수사의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 MC몽의 하차 여부와 관련해 신중하겠다는 것이다.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MC몽은, 지난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13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은 뒤, 평소처럼 전북 전주를 찾아 <1박2일> 촬영에 참여했다.
MC몽, '1박2일' 하차는 시기의 문제?
현재 병역면제관련 경찰수사를 받은 MC몽을 바라보는, 대중에 시각은 차갑게 흐르고 있다. 치아상태가 불량이란 사실로 병역을 면제받은 그에게, 의심과 비난의 시선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만일 수사결과 정당한 면제판정을 받았다고 확인되더라도, 그를 따뜻하게 품어 줄 대중은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이가 부실하다면 임플란트 등의 치료를 받는 게 당연하다. 일반인에 비해 몇 배의 수익을 올리는 연예인 MC몽이, 치료할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몇 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 그에 대한 불신을 부르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군입대를 회피할 목적이 아니라면, 치료대신 불편을 감수하는 그의 행동을 납득하기 힘들다.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MC몽이 의도적인 발치를 했는가는 경찰수사결과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결과와는 별개로, 그에 대한 의혹을 거두기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MC몽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방송을 예전보다 더 열심히 하는 정면돌파와 당분간 휴식기를 갖고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측면 우회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로 넘어가면, 전자보단 후자를 택하는 것이 엠씨몽에겐 유리한 게 사실이다. 정면돌파를 택할 경우, 그에 대한 대중의 반발은 강하고 모질게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고운 시선으로 돌려놓기엔 실질적인 벽이 너무 높다. 그가 정당한 군면제를 받았더라도, 일정부분 희생의 대가를 내놓아야 할 입장에 처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희생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보이는 방송활동은 잠시 접고, 음악에 전념하는 게 아닐까. 특히 <1박2일>의 하차는 필연으로 보인다. 각 지역에서 맛보기 좋은 음식을 놓고, 복불복을 통해 멤버간에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게, 여행과 함께 <1박2일>이 뽑는 재미의 커다란 축이다. 단일 아이템이 아니다. 매회 만나야 하는 음식앞에서, 심정적으로 난감할 수 밖에 없는 몽장금 MC몽이, 어떤 액션을 취하더라도 그도 시청자도 불편함을 느끼기 쉽다.
함께 촬영하는 제작진과 강호동을 비롯한 동료들 또한 MC몽으로 인해 불필요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액션 하나가 오고 가더라도, MC몽에게 상처가 되거나 부담이 될 만한 것은 피해야한다는 계산. 자연스러움을 방해하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시청자의 시선과 동료에 대한 미안함을 이긴다는 건, MC몽 본인에게 고역이다. 스스로가 견디기 쉽지 않다. 즉 하차는 자의든 타의든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왜 MC몽은 하차를 선언하지 않는가. 바로 아직 수사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하차를 한다면, 마치 병역면제에 있어 불법이 개입됐다는 인정을 스스로 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연인들이 이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그만 만나자. 끝내자구", "이유? 니가 싫어." 쿨하고 깔끔하다. 오만정이 다 떨어질 정도로 썩소까지 날려 주면 금상첨화. 그러나 쌍방 합의가 아닌 한쪽의 일방적인 이별통보는, 상대방에게 충격을 주기 쉽다. 내가 쿨하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과연 좋은 이별 방법이고 태도일까.
구차하고 계산적으로 보여도, 이별 앞에 미사여구 붙이는 연인들이 많다.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야. 내가 부족해서 그래", "당분간 혼자있고 싶어, 생각할 것도 많고.", "너라면 아마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야." 등등, 빤히 보이지만 최대한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척이라도 보이면, 덜 미안한 느낌도 들고 말이다.
MC몽의 입장에선 정당한 면제였다는 판정이 내려질 경우, 그동안 무거웠던 짐을 반이상은 내려놓을 뿐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의혹이 가시지 않더라도 <1박2일> 하차를 선언함에 있어 홀가분한 기분을 가질 수 있다. 쫓겨나듯 불명예스러운 하차보다, 시청자와 동료에게 덜 미안한 마음으로 당당하게 나갈 수 있는 모양을 갖추기 때문이다.
김C의 사례를 돌아보면, 본인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제작진이 아니던가. 제작진이 수사를 받는 MC몽의 하차를 거론하는 건, 4년을 함께 한 동료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만, 아무 대안없이 성급하게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 나PD가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건, MC몽을 절대 하차시키지 않겠다는 고집보단, 그에게 자진해서 하차할 기회를 줬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하차는 당사자에 의한 것이 아름답고, 불거질 논란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다. 결국 MC몽이 하차를 결정하는 순간이 올 가능성이 높고, 병풍논란을 빚고 있는 김종민이 동행할 여지도 남긴다. 개별이 아닌, 두사람의 동반하차는 자연스러운 멤버교체를 가능케하는 수순이 될 수 있다. 지금은 MC몽의 하차를 강요하기 보단, 수사결과를 기다려 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특히 <1박2일>의 시청자라면 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