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강호동, 아슬아슬한 뒤태쇼?
나영석PD가 돌아온 해피선데이 <1박2일>은 지난 2주간 걸쳐 '복불복여행'을 방송했다. 제작진의 일시적인 공백기를 감안할 때, '복불복'을 테마로 한, 이번 여행은 재미면에선 합격점을 줘도 될 만큼 무난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웠던 건, 멤버들의 복불복 활약상이었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좌)이수근 (우)이승기는 재미를 살린 팀웍을 보여 준 반면, 낙오전문멤버로 전락한 은지원과 침체에 빠진 MC몽, 김종민은 상대적으로 재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실상 멤버의 반이 재미의 전부를 살린 격이다.
특히 메인MC 강호동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C가 하차하고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했을 때도, 맏형 강호동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평소 주로 리딩과 리액션에 충실하며, 재미는 멤버들을 앞세워 뽑아냈던 그가, 위기의 순간을 직감한 듯 본인이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재미를 끌어내기 위해 스스로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았다.
1박2일 강호동, 아슬아슬한 뒤태쇼?
복불복대축제란 말이 무색하게도, 긴장감을 찾을 수 없는 시간의 연속. 당연히 재미의 순도도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주 라면 여섯봉지를 헤치우며 육봉선생으로 등극한 강호동이, 그나마 악천후속에 분량을 확보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8일 방송도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낙오된 은지원은 재미도 낙오됐고, 다섯명의 입수는 더이상 시원한 재미를 뽑기엔 부족했다. 드라마나 예능할 거 없이 노출이 대세인지, 샤워신을 찍어도 보지만 흥미는 떨어졌다.
그리고 뭔가 터져줘야 할 시점에는 역시 강호동이 있었다. 바다 입수까지 하고, 샤워까지 했지만 막상 갈아 입을 옷이 없는 상황. 다른 차량이 도착하지 못한 관계로 입을 옷이 없었지만. 다행히 김종민의 차를 타고 왔기에, 그의 옷을 공수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과 달리, 강호동에게 김종민의 옷은 재앙이었다.
김종민의 옷을 입은 강호동은 민망 그 자체였다. 김종민의 평범한 옷은 강호동에겐 배꼽티였고, 스키니였다. 시청자에게 앞태를 보여주지 못한 채, 돌아서 흐느낄 수 밖에 없는 슬픔. 아슬아슬한 뒤태의 연출속에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온몸으로 복불복을 구현한 강호동은 굴욕을 즐기기 시작했다. 돼지슬라이드가 그랬듯, 강호동의 민망쇼는 시청자에게 웃음이 될 것을 안다. 노출의 1인자 이수근이 마련한 패션쇼 모델로 선 강호동과 이승기. 보호본능이 가미된 강호동의 동물적 워킹은 재차 배꼽쇼로 거듭난다.
잘 빠진 다리, 힙업된 탄력적인 엉덩이, 강호동표 S라인의 진수 강삼감형 몸매. 잠시라도 방심하면 터지고 말 아찔한 뒤태. VJ의 먹잇감이 된 강호동의 뒤태만으로도 복불복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의 웃음을 뽑아낸다. 비록 호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못했지만, 재미는 빼고 마는 강호동.
최근의 <1박2일>은 강호동의 고군분투로 요약할 수 있다. 그나마 이수근과 이승기의 지원사격마저 없었다면, 좌초되기 딱 좋은 상황에 처해 있다. 맏형이 고역을 마다 않고 웃음을 뽑아내는 모습은, 시청자보다 옆에 있는 동생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몸이 따라주지 않고 마음이 따라주지 못해, 뒷걸음질 치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지만 강호동이 빛나고, 강호동만 부각될수록 <1박2일>은 동력을 잃고 만다. <1박2일>은 강호동이 아닌, 여섯명의 고른 활약이 빚어내는 재미로 4년이란 긴 시간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멤버 스스로 부족함을 안다면, 보다 집중력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 시청자에게 재미도 비판도, 결국 혼자서 짊어지게 될 맏형 강호동을 생각한다면 더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