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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실패한 이탈리아, 빗장수비는 옛말

바람을가르다 2009. 6. 21. 20:46

카테나치오, 이태리축구의 명품브랜드 빗장수비가 열리고 있다.

 

월드컵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챔피온 반지는 5개입니다.

그 다음이 이탈리아로 반지가 무려 4.

06년 독일월드컵을 손에 넣은 디펜딩 챔피언.

토너먼트의 강자로 월드컵에서의 생명력은 이태리가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유일하게 월드컵에 결석하지 않은 브라질에 이어,

  차례만 결석,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입니다.

 

이기거나 짐싸거나.

 

한골만 넣으면 무조건 걸어 잠그는 이탈리아 축구를 빗댄 카테나치오.

빗장수비는 조별리그에선 힘을 쓰지 못하지만, 토너먼트로 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그들의 수비축구를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하지만, 축구는 결과로 말을 합니다.

축구에서 가장 재밌다는 펠레스코어 3:2의 승리도 승리이고,

1:0의 승리 공식이 잦은 이탈리아의 승리도 같은 값어치를 갖습니다.

특히나, 토너먼트에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탈리아 축구의 실력이며 저력입니다.

 

지난 06년 독일월드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의 우승 당시,

이탈리아 축구계는 부패로 얼룩져, 팬들의 외면속에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죠.

세계 3대 빅리그중에 하나인 세리에A 를 운영하며,

전통의 명문클럽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를 보유한 축구의 명가 이탈리아는

리그의 심판매수가 발각되고, 유벤투스가 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습니다.

강등은 면했으나, AC밀란과 라치오에 대한 징계도 뒤따랐죠.

치명적인 악재속에서도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냉소속에 월드컵에 나가 우승컵으로 다시금 저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서 잠깐,

이탈리아 축구 브랜드 카테나치오를 잠깐 언급하자면,

그들은 한 때, 1-4-4-1이라는 독특한 포메이션을 내놓습니다.

지금은 은퇴한 말디니와 같은 걸출한 수비수를 최후방에 박아두는 거죠.

전방에는 로베르토 바조와 비에리와 같은 선수를 꽂아두고 말이죠.

06년으로 넘어와선 세계축구의 대세를 쫓아 4-4-2 4-3-3을 혼용하여 쓰기 시작하지만,

이탈리아가 과거에 즐겨 쓰던 포메이션은 최후방에 스위퍼 놓는 시스템입니다.

수비 숫자가 많은 만큼, 그들은 일단 잠그고 역습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축구의 강대국이 수비축구를 하는 모습을 팬들은 반길리 없죠.

그렇다고 그들이 공격력이 약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 세대교체 실패하다.

 

수비의 교과서 말디니가 은퇴한 자리엔,

함께 옷을 벗어야 했던 칸나바로, 네스타, 그로쏘, 잠브로타 등이 삼십줄을 훌쩍 넘었으며,

중원의 든든한 버팀목 피를로와 가투소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어 토티, 페로타, 카모라네시 등이 줄줄이 노장클럽에 합류합니다.

써 먹을 대로 써 먹은 인자기와 델피에로가 떠난 포워드자리는 어떨까요?

무뎌진 창끝을 선보이는 루카토니 역시 유통기한이 다 된 모습입니다.

그나마 질라르디노가 버티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언급해야 할까요.

 

주요 필드플레이어의 나이가 삼십줄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나마 젊은 피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가 쥬세페 로시, 데로시 정도라면 말 다했죠.

신구조화를 붙일 수도 없으며구 이탈리아라고 불러야 할 듯 싶습니다.

 

월드컵의 신이 낳은 아들, 이탈리아가 위험하다?

 

승리를 위해서 이탈리아에겐 한 골이면 족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걸 가능케했던 빗장수비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축구의 변방 중에 변방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4:3으로 간신히 승리를 거둡니다.

특히나 주목할 것은 3골이나 내 준 이탈리아의 수비진입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미국에게 3:1의 승리를 통해 기우라고 생각할 지 모르나,

전반전에 미국선수의 퇴장이 없었다면 쉽게 역전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이어 이집트에게 0:1의 패배로 머리를 감싸쥐고 말죠.

더 이상 이탈리아에게 한 골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탈리아 축구의 색깔을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승리를 위해 빗장을 잠구었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며,

나이를 속일 수 없는 필드플레이어의 무거운 발걸음에서, 역동성은 집나간 아들찾기.

토너먼트의 강자가, 후반 그리고 연장으로 가면 대책없는 팀이 되버린 것입니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화끈한 공격력도, 단단한 자물쇠도 아닌 무색무취의 팀.

 

이전 포스트에 다뤘던 스페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이탈리아.

이번 남아공에서 그들은 FIFA컵을 지킬 수 있을까요?

컵은 고사하고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실력이라고 단언합니다.

경쟁국 스페인이 가장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루었다면,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4년을 기다리는 팀이 바로 이탈리아이기 때문입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피를로와 가투소, 데로시의 미드필더진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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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요?

 

2002년 더운 여름날, 비에리의 폭격뒤에 단단하게 걸어 잠근 아탈리아의 빗장을 열고,

후반 막판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전 안정환의 골든골은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 남아공에선 이탈리아에게 같은 아픔을 줄 수 있는 팀들이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