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개콘 박지선, 선배 참 쉽죠잉.

바람을가르다 2009. 6. 21. 20:31

좋은 선배란, 어떤 선배를 가르킬까요?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나침반이 되어주는 선배일까요?

분명, 맞는 말인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10대에게 좋은 선배는 바로 친구같은 선배가 아닐까요?

고민을 들어주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

어려운 선배가 아닌, 쉬운 선배.

 

개그콘서트를 통해,참 쉽죠, ?” 이란 유행어를 만들어 낸 개그우먼 지선.

 

KBS 1TV에서 <반갑습니다, 선배님>라는 프로를 보았습니다.

처음 본 프로인데, 연예인들이 자신의 모교를 찾아가 후배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도 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뭐 그런 프로그램 같습니다.

박지선씨가 자신의 모교인 모 여고에 찾아갔더군요.

교육학과 출신이라 교생실습을 병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박지선을 바라보기.

 

스텝 원!

그녀는 솔직 담백한 여자다.

 

부담임을 맡게 된 박지선은 후배들에게 첫시간에 칠판에 이런 글을 적습니다.

 

긍정의 힘

 

고등학교 때, 얼굴에 심한 피부병을 앓았다더라구요.

일종의 아토피? 얼굴에 진물이 나고, 너무 가려워서 손으로 긁고 피가 나고...

그렇게 반년을 거의 두 손을 묶은 채 살아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피부 트러블 때문에 화장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남자를 유린할 수 있는 무기, 화장을 못한다는 건 여자에겐 치명적이죠.

그런데, 그녀는 개그우먼으로서 바보분장을 할 수 없어서 속상했다고 합니다.

더 큰 웃음을 전해주지 못해서 속상하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개콘 피디가 말했다죠.

 

넌 분장이 필요없어, 쌩얼이 오지헌이야.”

 

개그우먼답게 웃음을 아는 여자입니다.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약점과 상처를 긍정으로 바꿀 줄 아는 유틸리티한 사고를 가진 여자였습니다.

 

스텝 투!

그녀는 똑똑한 여자다? 지혜로운 여자다.

 

그녀의 학벌은 고려대.

얼마 전 <1:100>이란 코너에 출연하여 오천만원의 상금을 거머 쥔 여자.

분명 똑똑한 여자입니다.

그녀는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아는 여자입니다.

방법을 안다고 잘 하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대부분이 알 수 있는 얘기죠.

아는 방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지혜와 노력이 받쳐줘야 합니다.

지혜라는 것은 비단 공부뿐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참 유용한 것입니다.

그 지혜라는 것이 일이나 공부가 아닌, 사람에게 쓰여질 때 더욱 빛나곤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맡은 반 아이들의 고민들을 쪽지로 적어내게 합니다
.

그 쪽지를 통해 개개인이 가진 고민을 읽고, 미약하나마 해결해주고자 나섭니다.

혹시나 상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문제의 상자를 여는 그녀의 자세가 돋보입니다.

서먹해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그 짧은 시간동안 많은 걸, 모든 걸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조차 없는 것과 있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있던 단 한사람 친구에게라도 긍정의 효과를 주었다면 성공입니다.

브라운관을 통해, 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단 한명에게 긍정의 효과를 주었다면 성공입니다.

감정이란 것은 어차피 소멸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의 변화는 하루가 될 수도 있고. 1년이 갈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평생을 살아가는 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순간일지도 모르구요.

 

<반갑습니다, 선배님>이라는 프로그램은 참 좋은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듭니다.

연예인이라는 감투로 단순히 그들의 스타성을 소비하기 위한 프로가 아니라,

스타를 무기로, 학업에 가려 자신을 돌아보기 힘든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선물하는 프로로 보였으니까.

동시에 박지선이란 개그우먼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구요.

인생선배이자 모교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쉽게 문을 터주는 박지선씨 멋지더군요.

 

본인에게 말했듯이 앞으로도 긍정의 힘을 놓지 않고 시청자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롱런하는 연예인 박지선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