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이 불법? SBS는 '방송의자격'부터 갖춰라!
13일 방송된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은 '남자, 월드컵을 가다'를 통해, 남아공 현지를 찾아 '대한민국VS그리스'을 응원하는 모습을 담았다. MBC 일밤 '이경규가간다'가 '남자의자격'으로 부활한 것이다. 바로 '이경규'란 존재감이 방송국과 프로그램을 결정지은 격이다.
그러나 이경규와 '남자의자격'도 SBS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월드컵방송을 독점한 SBS는, 남아공을 찾은 KBS와 이경규에게 촬영을 허락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자료화면만으론,재미에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산만하기까지 했다. 결국 일밤 '이경규가간다'의 재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는, 남아공의 생생한 현장감을 살리지 못한 '남격'에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SBS가, '남자의자격'이 월드컵영상을 사용한 것은 FIFA 규정위반이라며, 이에 강력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
SBS는 '방송의 자격'부터 갖춰라!
SBS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2014년까지 독점할 수 있었던 건, 방송3사간에 구두약속을 깨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중계권료로 과도한 외화를 낭비한 끝에 얻은 것이다. 그들이 쏟아부은 돈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물을 수 밖에 없다. 광고를 비롯, 월드컵 방송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SBS가 쥐면서, SBS는 원하는 수익을 견제없이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독과점의 폐해는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순수한 붉은악마의 응원마저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그들의 태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SBS의 독점이 자본주의 사회의 정당한 권리라고 하자.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챙겨야 옳다. 그러나 SBS가 월드컵방송을 독점하면서, 서비스의 질은 이전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그들의 월드컵중계는 채널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최저수준이다. 그뿐인가. 월드컵소식을 전하는 뉴스조차도 막대한 자료를 활용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타방송국은 SBS 때문에 자료를 마음대로 쓸 수 없으니, 함께 질적 추락을 할 수 밖에 없다.
'남자의자격'의 경우도 그렇다. '이경규가간다'의 재미와 차별화를 꾀했지만, 역시나 현장을 제대로 담지 못하니, 시청자를 만족시키기엔 한계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경규가 간다'를 표절한 SBS의 '태극기를 휘날리며'를 보자. 한마디로 산만하고 형편없다. 최소의 자료를 활용한 '남자의자격'보다 재미와 제작의 질이 떨어진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마저 시청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SBS가 과연 월드컵을 독점할 역량을 갖췄는가. 냉정하게 아니다.
그것은 KBS나 MBC가 독점해도 마찬가지 결과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독점방송할 만한 제작여건과 국민에 입맛에 맞는 서비스수준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국민을 위한다면, 방송 3사가 경쟁과 협력을 통해 발전을 꾀하는 게 맞다. SBS는 FIFA를 운운하기 전에, 시청자를 먼저 생각하고, 왜 방송이 필요한 지 '방송의 자격'부터 다시 검토하는 게 맞다. 월드컵을 순수하게 즐기는 국민들이, 왜 방송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지, SBS가 지금이라도 현명하고 관대하게 대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