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김C공백-복불복에 주목할 2인?
지난 주 방송된 수학여행 경주 편을 끝으로, 김C가 <1박2일>을 하차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며, 프로그램에 리얼리티와 진정성의 최전방에 섰던 김C. 그의 부재가 과연 <1박2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물론 <1박2일> 제작진과 멤버들이, 그동안 보여 준 노하우와 능력을 감안할 때, 누구 한 사람으로 인해 쉽게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김C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접근에서 시작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차후 방송에서 '김C가 있었더라면...'이란 생각이, 시청자의 머릿속을 맴돌면, <1박2일>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불만'으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시청자보다 먼저 김C를 잊어야 한다
김C의 부재는 시청자보단, 동거동락했던 멤버들이 더욱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C를 방송에서 언급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방송에서 그를 추억하고, 그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면, 일시적으로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멤버들의 새로운 위치 및 관계도, 캐릭터를 잡는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김C에겐 너무나 미안한 일이지만,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김C를 지워내는 것이 <1박2일>에 급선무로 보인다. 아이러니같지만 김C가 시청자의 눈에 밟히지 않을 때, <1박2일>은 안정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멤버들이 영리해져야 한다.
<1박2일>의 어머니이자 다큐 김C의 역할은, 누구 한 명으로 대체할 수 없다. 현재 멤버 각자의 캐릭터가 워낙 강하게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캐릭터의 변화는 작위적인 느낌을 주기 쉽다. 변화를 주더라도 상황에 따라 일부 멤버에게 이뤄지는 게 맞다.
한가지는 확실히 기대할 수 있다. 미션이나 복불복에 있어, 김C처럼 재미보단 최선을 다해 임하는 자세는 멤버 누구나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퀴즈 등과 같은 경우는, 전체가 다 정답을 회피하고 무식 컨셉으로 가 버리면, 재미보단 짜증을 부르기 쉽다. 막 던지는 것보단, 진짜 모를 땐 입다물고 있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C공백과 복불복에 주목할 2인은, MC몽과 이승기?
김C가 하차하면서 복불복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일곱명에서 여섯명으로 줄었다. 김종민의 복귀 전까지 6인체제였음을 상기하면, 원상복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박2일>의 아이콘 '복불복'에 있어, 3대3의 균형잡힌 대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대결구도로는,
1. OB(강호동,이수근,은지원) vs YB(MC몽,이승기,김종민).
2. 짱 강호동(강호동,이수근,김종민) vs 섭섭브라더스 은대장(은지원,MC몽,이승기)
이밖에도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나, 강호동에 맞설 카드는 그동안 자질을 보여 온 은지원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강호동VS은지원'은 가장 안정적인 조합이다. 그러나 3:3 조합의 수는 다양하다. 안정적이나 반복되면 식상할 수 있기에, 여러 조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강호동과 은지원이 같은 팀을 이룰 때, 맞설 카드가 필요하다.
나이나 센스로 볼 때, 이수근이 1순위로 볼 수도 있지만, 워낙 심리적으로 강호동에게 약한 상대라는 느낌을 준다. 물론 그것이 반전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허나 오히려 몸사리지 않는 미션수행 능력이나, 강호동을 농락하기 좋은 포지션은 예능감 좋은 MC몽이 아닐까. 특히 OBvsYB로 나뉠 땐, 그의 활약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이승기다. 서열로는 막내이나 가장 영민하다. 게다가 서열파괴는 예능이 줄 수 있는 어드밴티지다. 막내 이승기가 중심이 되어 맏형 강호동과 맞선다면, 신선할 뿐 아니라 재미면에서도 충분히 극대화시킬 요소가 다양해진다.
멤버구성에 따른 미션과 복불복에 변화는, 또 다른 흥행요소를 담고 있다. 누구 한사람으로 인해 재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론 전체가 함께 움직이고 영리하게 반응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내가 골을 넣겠다는 것보단,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
축구로 따지면,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 강호동을 받쳐 준 수비형 미드필더 김C가 없다. 그리고 현재 1박2일 멤버 중엔, 재미보다 진정성에 치우친 캐릭터를 만들기 힘들다. 워낙 강하게 자리잡은 캐릭터들이다. 마땅한 수미가 없을 때에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전체가 공격과 수비를 유기적으로 하는 토털싸커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따로 골잡이를 키울 필요가 없다. 골을 넣을 수 있는 멤버가 다양해지면, 지켜보는 재미도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