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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생말녀'된 김연아의 본능은?

바람을가르다 2010. 6. 10. 09:20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감연아 2탄은,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김연아의 거침없는 입담은 금메달감 재미를 주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장시간 녹화라면 후반부엔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물오른 예능감마저 선보였다. 

오서코치 등 외국인스태프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던 김연아. 지난 회가 '피겨선수' 김연아에 초점을 맞췄다면, 2탄은 '스물 한살' 김연아에 집중됐다. 은반위에서 화려한 연기를 뽐내던 피겨퀸이 아닌, 일상속에 스물 한살 겨울소녀, 어쩌면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던 김연아의 모습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생말녀'된 김연아의 본능은?

그동안 김연아를 둘러싼 스캔들을 읊은 무릎팍도사 강호동. 이에 호탕한 웃음으로 받아치는 그녀. 해명은 그것으로 족했다. 오히려 열애설이 불거진 박태환, 이특, 장근석 등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김연아는 역시나 대인배였다.

CF에 관련된 에피소드에선, 자신을 '돈연아'로 비하했던 악성댓글을 본 적 있다며, 다시금 크게 웃어보였다. 몇 시간에 불과한 CF촬영이 훈련에 방해가 된다는 논리에, 속상함을 비치기도 했다. 광고주가 가장 원하는 모델. 그녀를 잡기 위해, 수많은 기업이 뛰어든다. 그만큼 가격대비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당당했고 솔직했다. 열애설에 이어, CF관련 질문까지 거침없는 입담으로 날려버리는 그녀. 시원시원한 답변은, 급기야 'X팔려...'라는 멘트까지 부르고 만다. 평소 그녀의 인터뷰에선 볼 수 없는 생말.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스물 한살 소녀의 귀엽고 당찬 모습에, 강호동마저 두손을 들고 말았다.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쇼트 7위라는 당사자 김연아조차 믿기 힘들었던 결과에 대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이후 찾아 든 허탈감을 꼽은 그녀. 그동안 올림픽을 위해 달려왔고, 수많은 난관을 참아왔던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꿈이 이뤄졌기 때문이란 점은 어느정도 짐작가는 대목이다. 휴식이 필요함은 그녀도 알고, 팬들도 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세게선수권엔 불참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은메달이란 값진 성과를 얻긴 했어도 말이다.

이후 불거진 은퇴여부에 대해서도, 그녀의 고민은 계속됐다. 사실상 피겨를 통해 모든 걸 이룬 그녀에게, 다시 고된 훈련이 반복되는 선수생활을 바라는 건, 우리의 욕심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물론 피겨퀸의 환상적인 은반위 연기를 다신 볼 수 없게 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다시 스케이트 끈을 조였고, 훈련을 위해 토론토로 떠났다.    




<무릎팍도사>를 통해 본 김연아는, 못해본 게 너무 많고 그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스무 한살이었다.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피겨선수 김연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연아에게 필요한 건, 또래들처럼 여유롭게 즐기면서 찍는 사진 속 주인공이 아닐까 싶었다. 

'생말녀'가 된 김연아의 모습속엔, '솔직'하고 싶은 그녀의 본능을 읽을 수 있다. 대중이 김연아를 피겨퀸으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어쩌면 그녀를 힘들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 솔직한 김연아, 그것이 그녀의 매력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언제 스케이트를 벗을 진 모르겠지만, 그것이 내일 당장이라 해도 김연아를 응원한다. 이미 그녀는 너무 많은 기쁨을 국민에게 선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엇을 하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김연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