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 미니홈피 사과, 왜 용서받지 못할까?
'시작', 'Blue sky' 등의 히트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수 박기영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여 네티즌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이유인 즉, 박기영의 음악을 듣고 호감을 느껴 그녀의 미니홈피에 들린 한 팬이, 앞으로도 좋은 부탁한다는 응원의 메세지를 담은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그러나 박기영은 답글에 농담이라도 누군가에게 훈육받고 싶지 않다며, 팬에 대해 불쾌한 반응를 보였던 게 문제가 됐다.
박기영과 그녀의 팬사이에 일어난 방명록논란은 네티즌사이에 퍼졌고, 박기영의 답글은 막말에 가까운 몰상식으로 비춰져,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진화에 나선 박기영은, 2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박기영 입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팬이 남긴 글에 과민하게 반응했던 이유와 잘못을 시인하고,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네티즌들은 그녀의 사과문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듯, 냉담한 반응이다.
가수 박기영 - 미니홈피 사과, 왜 용서받지 못할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농담으로도 보기 힘든 팬의 순수한 응원글을 곡해한 박기영의 답글이 일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결혼은 했지만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들려 달라는 칭찬과 격려를, 어떻게 훈육으로 이해하고 불쾌할 수 있었는 지 황당하다 못해 안타깝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데, 박기영은 달랐다. '칭찬은 박기영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박기영은 이에 대해 사과문에서,
"공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면 하기 싫고 짜증나는 경험 있지 않으신지요. 제가 그런 기분을 느꼈었나 봅니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당시 작업중이라 예민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돌이켜 볼 때, 본인 스스로도 어이없는 실수를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사과문을 보면, 박기영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네티즌의 반응이 차가운 것은, 애초에 논란으로 불거질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 팬이 가수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남겼다. 굳이 팬과 스타라는 위치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볼 때, 자신을 칭찬해주는 이에게 화를 낸다면 그 상황이 이해가 될까. 아무리 사람마다 인성은 다를 수 있다고 해도 말이다. '응원'과 '훈육'을 구분 못하고, 스타라는 우월감에 빠져, 팬을 하찮게 대했다는 반응을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
결국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팬에게 병주고 약 준 셈인데, 사과의 메세지가 과연 약이 될까. 상처받은 해당 팬이 마음을 연다해도, 사과문까지 지켜 본 네티즌이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사실 가수를 통해, 대중이 얻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이 마음에 들면 소비를 하는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관심을 끊어 주면 그만이다. 문제는 대중이 가수의 음악에 외적인 매력 혹은 내적인 인성을 플러스해서 소비하는 패턴이 늘고 있기에, 이번 사건이 가수 박기영에게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박기영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만약 박기영이 대중매체에 자주 노출되는 인기스타였거나, 현재 새음반을 내고 활동중이었다면, 그런 몰상식한 반응을 보였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더 그녀의 감정을 가감없이 노출했던 것으로 비춰지고, 뒤늦은 사과마저 가식으로 간주되는 상황에 놓였다.
박기영은 팬의 호의에 수준이하의 답글로 논란을 불렀다. 다만 박기영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만큼, 방명록 논란은 이쯤에서 덮어주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그녀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였는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인간 박기영은 몰라도, 최소한 가수 박기영이 앞으로 팬, 대중을 접하는 태도는 달라질 거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