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개인의취향,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

바람을가르다 2010. 5. 13. 09:00







<개인의 취향> 13회의 소제목은 '특별한 생일선물'이다. 바로 박개인(손예진)의 생일 에피소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생일선물'은, 누가 무엇을 해준 것이었을까?

진호(이민호)와 개인에게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으라며, 케잌을 사고 촛불로 분위기를 잡아 준 상준(정성화)과 영선(조은지)? 진호와 개인을 위해 아이스링크 입장권을 건네 준 최도빈 관장(류승룡)? 돈으로 매수를 시도한 '돈보다 남자' 창렬(김지석)? 아니면 개인을 위해 상고재의 지하방을 새롭게 리모델링 해주겠다고 결심한 진호의 아이디어?

특별한 생일선물은 다름 아닌 전진호, 그 자체였다. 진호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개인에겐 선물이었다. 그리고 비록 짜릿한 베드신을 연출하진 못했지만, '신뢰와 믿음'이란, 특별한 마음의 선물을 열어본다. 연인사이에 '신뢰와 믿음'만큼 값진 선물이 또 있을까. 



사랑은 수학이다?

개인의 생일날, 진호와 개인은 창렬로 인해 다투고 만다. 창렬의 흑심이 묻어나는 돈봉투를 거절한 개인의 선택은 옳았다. 진호를 속이면서 까지, 창렬의 돈을 받아 사랑하는 남자를 돕고 싶진 않았던 것. 이것은 진호가 담예술원 프로젝트를 위해 상고재에 들어와 개인과 동거를 하고, 게이행세를 했던 진호의 자책감과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진호는 훼방꾼 창렬로 인해, 일과 사랑에서 불안한 기운을 느끼던 터였다. 당연히 개인과 창렬이 함께 있는 모습은 불쾌하고 당혹스럽다. 그것이 개인과 다툼을 빚는다. 개인은 속상했다. 왜 진호는 자신(개인)을 믿지 못할까? 사랑의 믿음이 아직은 부족한 게 아닐까?

짝사랑 후배 최관장이 개인을 위로하며, 한마디 한다. '예전에 수학을 잘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 친구들은 사랑도 잘 풀어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이다. 사랑도 수학공식처럼 과정과 해답을 안다면, 서로 오해하거나 상처주지 않고 오로지 사랑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최관장의 말에 일 리가 있다. 그러나 과정과 해답을 몰라도 사랑은 할 수 있다. 또한 수학도 사랑도 공식만 암기한다고 해서, 잘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이해를 못하면, 같은 데서 틀리기 쉽고, 문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풀 수가 없다. 그래서 오답노트가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연애라는 함수가 있고 남자와 여자라는 미지수가 존재한다. 연애를 잘게 미분을 하면 특별한 데이트도 있고, 지루한 기다림도 있다. 때로는 서로를 욕하고 미워하는 다툼도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이 흩어지면 이별이지만, 모두 모이면 적분 값인 사랑이 된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상준과 영선 덕에, '진호-개인'사이에 로맨틱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오늘같은 날이 일(?)을 치루기엔 절호의 찬스. 그러나 진호도 개인도, 아직은 솔직한 감정표현에 서툴다. 키스의 다음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보다, 상대의 반응이 더 민감한 두 사람.

이 때 등장한 게 바로 오답노트다. 그들은 상대방을 한편의 시처럼 느끼고 반응하려고 든 것이 아니라, 수학 문제처럼 풀려고 한다. 예전에 자신이 틀렸던 부분을 다시금 체크한다. 개인은 창렬과 이별한 이유가, 남자의 본능을 깨닫지 못하고, 같이 자 주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진호의 말을 떠올린다. 반대로 지켜주는 것도 사랑이 아니냐는 개인의 반문을 되새긴 진호. 

분명 두사람은 같은 부분을 풀고 있는데, 왜 과정이 틀릴까. 바로 미지수를 x로 놓는 것과 y로 놓는 것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는 과정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답이 틀린 것은 아니란 걸 보여 준다. 결국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믿음=사랑'이란, 두 사람만의 답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용기를 낸 개인은 진호의 방을 먼저 두드렸고, 침대위에 진호는 개인을 품에 안고 철저히(?) 보호한다. 사랑하는 연인사이에, 솔직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청자에겐 그 상황이 오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남자 그 여자에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정은,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만큼 사랑하고 배려하는 지,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신 아쉬운(?) 시청자를 위해 생크림을 통한 진호와 개인의 간접 키스를 선물한다.



이밖에도 <개인의취향> 13회는 밉상 인희(왕지혜)의 '개인-진호 깽판놓기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됐다. 덕분에 최관장과 진호모(박해미)가 만났다. 진호모의 눈빛에서 최관장에 대한 연모가 느껴진다. 새로운 러브라인이 설정된 듯 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건 상고재를 바탕으로 설계한, 개인의 아버지 박철한(강신일)교수의 설계도를 진호가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담예술원에 알맞는 최적의 설계도다. 독이 든 사과를 쥔 전진호.

동시에 14회에 등장할 박철한은 개인의 트라우마를 구체화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아직도 개인에게 상고재에 들어온 이유를 고백하지 못한 진호. 과연 누구의 입에서 폭로가 될 지도 흥미를 더한다. 또한 드라마의 연결과정이 매끄러운 데도 진행이 한 템포씩 늦춰지는 것을 보아, 연장방송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금같은 완성도의 진행이라면, 연장을 반대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