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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C 하차, 위기의 '1박2일'?

바람을가르다 2010. 5. 12. 15:32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출연중인 김C가, 최근 제작진에게 하차의 뜻을 전달하고, 지난 7일 경북 경주 불국사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이 날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은, 김C를 헹가래 친 후, 이별의 포옹을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는 후문이다.

김C가 하차한 이유는 유학을 준비중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뜨거운 감자'에 보컬이기도 한 그가, 음악에 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해 이전부터 유학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게, 나영석PD의 설명이다.

그동안 꾸준히 그의 하차설이 돌기는 했으나, 현실이 된 지금. <1박2일>을 사랑하는 시청자에겐 '섭섭하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만큼, 어떤 면에선 충격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김C의 존재감은, 단순히 멤버 한 명이 하차한 의미 이상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김C 하차, 위기의 '1박2일'?

김C는 <1박2일>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같은 멤버였다. 리드를 담당한 건 맏형이자 메인MC 강호동이었지만, 무게 중심을 잡아 준 건 보통 연예인 김C였다. 김C야 말로 리얼의 표본이다. 그의 평범하지만 진솔한 캐릭터가 있었기에, 은초딩 은지원, 허당 이승기, 앞잡이 이수근, 야생몽키 MC몽의 캐릭터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다른 멤버들의 캐릭터가 김C라는 거울에 투영될 때마다,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효과를 빚었던 것이다. 김C와 같은 기준점이 없다면 우후죽순 산만해지고, 설정한 캐릭터의 티가 한꺼풀 더 벗겨질 수밖에 없다. 예능의 트렌드가 된 '진정성'은 둘째치고, 리얼 예능에서 '리얼'이 퇴색하고 예능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역효과를 낳기 쉽다는 점이다.

'1박2일'의 다른 멤버들도 중요하다, 그러나 캐릭터가 예능으로 잡힌 이수근이나 은지원, 이승기 등이 하차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김C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 점이 출연진 뿐 아니라, 제작진에게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기존 6인 체제에서 김종민 복귀해 7인 체제로 전환하자, 산만해지고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다시금 6인 체제로 복귀했다는 것은,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C의 하차가 예능감이 떨어져 병풍 혹은 민폐로 지탄받는 김종민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종민에게 기회보다 위기로 비치는 것은, 여전히 은초딩, 허당승기, MC몽과 캐릭터가 엇비슷하게 중첩되는 데다, 김C의 하차에 따른 부담이 그에게 쏠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담이상의 심리적 압박을 예고한다.

김C의 하차는, 잘 나가는 '1박2일'에 브레이크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음을 밝히는, 빨간 신호등과 같다. 그의 공백으로 인해, 안정감은 오히려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위기의 순간을 출연진과 제작진은 어떤 식으로 돌파해 나갈 수 있을까. 바라보는 우려가 깊은 만큼, 제작진의 고민도 깊은 곳에서, 현명한 길을 찾아내길 바랄 뿐이다.

비록 이달 말을 끝으로, <1박2일>에서 김C 볼 수 없게 되겠지만, 하차가 영원한 이별을 뜻하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긴 여행이 될 지 모르는 그가 건강하게 돌아왔을 때, 다시금 거리낌없이 '1박2일'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의 빈자리는 남겨 두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