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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취향, '이민호-손예진' 베드신, 왜 미뤄졌나?

바람을가르다 2010. 5. 7. 08:57






전진호(이민호)-박개인(손예진)의 베드신 왜 미뤄졌나?

진호와 개인은 이미 진한 딥키스를 나누었다. 다음 단계는 베드신이다. 성인남녀의 사랑확인 절차랄까. 더군다나 동거하는 사이. <개인의취향> 11회엔 '혼전임신'으로 거론했고, 12회엔 침팬지의 교미과정을 지켜보며, 후끈 달아 오른 진호와 개인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그러나 여자 개인은 그렇다쳐도, 진호는 남자답지 못하게 뒤로 후퇴했다. 결국 각방 베드신을 연출하며, 진호는 '동물의 왕국'의 침팬지보다 못한 남자가 돼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의 베드신을 좀 더 극적 상황에 써 먹기 위한 일종의 밑밥들이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린 합방은, 임팩트가 약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복수고 뭐고 다 필요없다며 눈물을 흘릴 때, 진호가 '게임오버!'를 외치며 덮쳤던 키스가 효과 만점이듯이, 베드신도 그러한 격한 감정이 솟구칠 때 나와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오해와 갈등으로 냉각기를 갖거나 극단적으로 이별선언을 하지만, 결국 그 오해가 풀리고 서로에 대한 끊을 수 없는 사랑을 재차확인 할 때쯤 일까.    



상고재의 비밀- 진호와 개인의 이별 암시?

그래서 12회 상고재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과 개인의 트라우마는 의미가 있다. 개인이 잃어버렸던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억을 잊고 있을 때, 오히려 어머니의 죽음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던 개인에겐 화가 된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개인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상고재를 지은 장본인이자, 13회에 등장할 개인의 아버지 박철한 교수. 개인은 그동안 왜 아버지와 사이가 서먹했는 지 알아차린 계기도 된다. 자신이 설계한 집에서 아내를 잃었고, 거기엔 어린 개인도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녀사이의 갈등을 예고한다.

또한 가구회사에서 받은 제안을 개인이 거절할 공산도 커졌다. 그녀의 트라우마가 연장을 집기 힘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가구회사의 계약을 포기하면, 창렬(김지석)은 진호가 개인에게 자신이 뒤를 봐줬다는 사실을 발설했다고 오해할 것이고, 개인을 찾아가 이번에도 나때문에 계약을 포기했냐고 물을 수 있다. 동시에 진호가 상고재에 들어간 이유를 개인에게 폭로할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개인은 진호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낄 것이고.

물론 사견이라 이처럼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상고재의 비밀'을 정확히 알고 있는 박철한 교수의 등장으로 개인과 진호가 틀어질 수도 있고. 다만 상고재의 지하방이 드러난 것은, 단순히 개인의 트라우마가 밝혀졌다기보단, 개인과 진호의 갈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임은 분명하다. 담예술관 프로젝트를 위해 상고재에 입성한 진호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서랄까. 그 사실을 알게 될 개인의 배신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반대로 얘기하면, 개인의 트라우마를 깨주는 건, 진호라는 결론도 도출된다. 진호가 건드린 개인의 트라우마다. 그것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고, 동시에 진호는 정체되어 있던 담예술관 프로젝트에 지원할 설계도를 완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바로 개인을 위한 설계도. 박철한교수의 상고재에서 미완성된 부분을 보완하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개인의취향, 미스터리 짬뽕이 된 이유?

이번 주에 방송된 <개인의 취향> 11회와 12회는, 깔끔하게 사랑의 교통정리를 해버렸다. 진호가 개인과 최관장(류승룡)에게 자신은 게이가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호박커플(진진호-박개인)의 완성과 진도커플(전진호-최관장)의 파괴가 이뤄졌다. 동시에 지금껏 개인의 취향을 끌어 온 일등공신 '게이'란 코드도, 앞으로 극의 전개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불필요한 소재로 전락했다. 마라톤으로 따지면 '게이'란 소재는, 결국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진호-개인'의 늘상하는 티격태격 사랑싸움에도 한계가 있다. 멋진 곳에서 맛좋은 음식을 먹는 데이트나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 또한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연애는 극의 가지가 될 지는 모르나, 줄기가 될 순 없기 때문이다. 막장드라마가 아닌 로맨틱코미디에서, 진호모의 반대도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제작진이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 꺼낸 카드가, 상고재의 둘러 싼 개인의 트라우마였다. 로맨틱코미디에 미스터리를 짬뽕시킴으로써 시청자를 환기시키고, 새로운 극적 긴장감을 끌어내는 데 일단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진호와 개인사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며, 다음을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