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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하, 비호감으로 전락하나?

바람을가르다 2010. 4. 24. 08:30





2005년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은퇴한 톱스타 심은하. 이후 두문불출했던 그녀를 아주 가까이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바로 남편이자 자유선진당 대변인 출신인 지상욱이,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됐기 때문이다.

심은하는 26일 열리는 지상욱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본격적인 선거유세가 시작될 경우, 직간접적인 지원 활동에 나설 것으로 사료된다. 연예인 심은하가 아닌, 정치인의 아내 심은하로서 대중에게 얼굴을 드러낼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네티즌은 중심으로, 환영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팽배하다. 



선거의 덫에 걸린 심은하, 비호감으로 전락하나?

데뷔 초 심은하는 MBC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다. 무엇보다 청순했던 그녀의 외모는, 수많은 남성의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은퇴한 그녀.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다행히 여배우 '심은하'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은퇴 전에 머물러 있었다. 두 딸의 엄마라는 사실을 굳이 알고 싶지도, 상상할 필요가 없었다. 마치 늙고 병든 모습의 비비안 리가 아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속에 '스칼렛 오하라' 만을 기억하게 되듯이.

이따금 <8월의 크리스마스> 한 장면 속에, 심은하를 기억하며 좋은 배우였다는 회자, 그리고 그녀의 복귀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 정도가 교차하게끔 로망을 남겨 두었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어쩌면 배우가 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긍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남편이 매스컴을 피할 수 없는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남편의 노출은, 심은하를 은퇴 전에서 은퇴 후로 바꿔 놓으며, 심은하에 대한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 이미지는 심은하가 만약 연예계로 복귀한다해도, '환영'보다는 '시큰둥'으로 소리없이 전이시킨다.



이와 중에 남편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하니, 심은하는 또 한 번 롤러코스터를 탈 수 밖에 없다. 그것도 급격하게 추락하는 코스. 이유는 일반 대중이 갖는 정치에 대한 환멸도 있겠지만, 심은하가 결혼사유가, 황태자의 아내가 되기 위한 허영심의 발로라는 느낌을 재차 불어넣기 때문이다. '심은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중이 인식하는 '심은하'는 그러한 이미지상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대중과의 괴리감은 커지고, 그 사이를 비호감이 채우고 만다.

연예계의 복귀여부를 떠나, 심은하는 딜레마에 빠진 격이다. 남편의 선거유세에 동참한다면, 허영에 빠져, 시종일관 웃는 연기(?)를 동반할 수 밖에 없는 가식적인 여자로 비춰지기 쉽다. 반대로 남편을 돕지 않는다면, 여전히 톱스타라는 자기 최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념없는 아내로 취급당할 수 있다.
 
심은하 개인만 놓고 볼 때, 특히 '배우' 심은하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득이 없는 남편의 정치활동이다. 더군다나 양자구도가 확실시 되는 서울시장선거에, 사실상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남편의 출마를 바라보는 그녀의 심정은 어떨까. 청춘의 덫이 아닌 '선거의 덫'에 걸린 듯한 그녀. 괜히 심은하만 안쓰럽게 느껴진다. 동시에 모파상의 소설 <목걸이>가 새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