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김용준, 황정음 우결땜에 헤어질 일 없다

바람을가르다 2009. 5. 23. 23:00

 

<패밀리가 떴다>가 대본논란을 가져온 이후 시트콤이란 폄하를 받은 데 이어,
지난 주 <12>의 과도한 설정이 도마위에 오른다.

과연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은 몇%나 차지할까?

그들은 대본과 설정에서 얼마만큼 자유로울 수 있을까?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말하는
리얼의 바로미터로 현재의 <우결>의 들여다 보자.

<우결>의 실제 교제중인 용준, 황정음 커플은 어디까지 리얼인가?

 

사실, 방영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우려스러웠던 <우결>의 실제 커플 투입.
두가지 문제점을 떠 안고 출발한다.

 

첫째, 카메라가 존재하는 한 리얼은 불가능하다.

대본이 존재하고 설정이 필요하다.

 

둘째, 시청자가 가장 우려하는.

만약 촬영을 통해 그 둘사이에 트러블을 가져오고, 이별을 부를 경우

시청자의 원성은 어떡할 것이며, 제작진은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 수 있을까?

 

이 점을 제작진이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우결의 제작진은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요리해서 내놓을 것인가?

제작진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캐릭터였다.


지난 1,2회를 돌아보면 제작진이 그린 그림이 나온다.

 

오영실을 비롯한 네명의 패널이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단순히,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을 중계하기 위해서 그들이 필요한 게 아니다.

상황마다 펼쳐지는 남녀의 갈등을 중계하기 위해서다.

보편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갖는 다른 시각, 당시의 심리상태, 대처방법 등.

패널들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위해서는

김용준, 황정음에게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의 설정이 필요하고,

갈등이 서로의 사랑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닌, 증폭시킬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김용준은 보편적인 남자의 시각, 황정음은 여자의 시각을 대변한다.

연인사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전체 남성과 전체 여성에 대입시킴으로써

사소한 갈등도 크게 부풀릴 수 있다.

그들은 순수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를 대표하는 것이다.

사랑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제작진은 그들에게 리얼대신 캐릭터를 부여함으로써,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주 방영된 결혼승낙을 받고,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다.

촬영이 아닌, 카메라가 없었다면 그런 극단적인 상황은 쉽게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승낙을 받은 날, 여자와 남자의 기분이 엇갈린다 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해서 섭섭했다손 치더라도, 당사자 본인들은 물론이거니와,

친구들도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좋은 쪽으로 해결방안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갈등이 쉽게 봉합되면, 패널도 프로그램도 할 얘기가 없어진다.

그래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캐릭터를 부여한다.

크게는 화성남자와 금성여자로 전체 남녀를 대변하고,

작게는 순진하고, 철부지 같은 김용준과 이기적이고 도도한 공주 황정음의 캐릭터

 

자칫 프로그램으로 인해 둘 사이에 헤어지는 일을 사전에 미리 방지하기 위해

제작진이 선택한 장치는 그들에게 캐릭터를 넣는 것이었다.

 

혹자는 황정음과 김용준의 실제 모습이 반영되었다고 반론을 제기할 지 모른다.

분명 지금 보여지는 모습은 그들의 실제 모습이다.

실제 성격의 일부를 부각시키고, 나머지는 죽여놓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격의 일부만 빼 와, 그들의 캐릭터를 심고 확장시켜 놓은 것.  

캐릭터로 시선을 모으고, 캐릭터를 통해 쉽게 갈등을 유발한다.

캐릭터 안에서 그들 사이에 문제를 찾고, 문제는 캐릭터 안에서 해결을 한다.

캐릭터를 벗어난 순간, 진짜 리얼이 되겠지만.

프로그램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는 제작진도,
자신들의 본 모습이 브라운관에 비춰지길 꺼리는 
출연진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분명 설정이 있고, 대본이 있다.

대사는 없되, 대사보다 확실한 캐릭터가 있다.

제작진이 존재하여 상황이 예고되고, 짜여있기 때문에 리얼이 아니나
출연진이 교제중이라는 사실이 리얼이다.

그리고 카메라라는 딜레마속에 리얼과 연기가 혼재될 수 밖에 없는 가상의 결혼.

그들의 상황을 리얼과 연기로 구분지어 봐야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차라리 일반인 커플이었다면, 리얼리티는 훨씬 살아있었을 것이다.

출연진도시청자도 쉽게 인정하고, 빠져 들었을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인간극장>처럼.

그러나 김용준과 황정음은 공인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제작진은 그들에게 함부로 요구할 수 없고, 동시에 그들도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결국 캐릭터를 통한 한 편의 쇼를 준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와,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어디까지가 리얼일까?

인물, 사건, 배경에서 놓고 볼 때,

인물에는 캐릭터가 부여되고, 사건에는 설정이 들어간다.
물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리얼이 가미되나,

결국 백프로 리얼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배경에 불과하다.

 

<1 2> 불러 온 논란도 사실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

이수근 MC몽은 <1박2일>에서 자신의 캐릭터에 충실한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핵심인 캐릭터를 벗어나는 순간

<1 2> 프로그램내에선 그들의 정체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패떴>은 말할 것도 없고,
<우결> 또한, 그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

 

현재의 <우결>의 중심엔 컨셉과 설정이 있고, 캐릭터가 존재한다.

리얼이다식의 쓸데없는 거품을 빼고 본다면,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이, 결혼을 준비하는 남자와 여자의 시각 차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다만 <12>의 높은 산을 넘기엔

리얼을 연기해야하는 화성남자 김용준과 금성여자 황정음은 둘째치고라도, 
지난 3기를 거치면서 빼먹을대로 빼먹은 <우결>이란 식상한 이미지가 발목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