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1박2일 이수근, 메인MC로 성공할까?

바람을가르다 2010. 4. 20. 10:38





해피선데이 <1박2일>을 순수 예능이란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성장과 꾸준함을 꼽자면 이수근이 아닐까 싶다. 초창기만해도 할 줄 아는 건, 운전밖에 없다며 시청자의 호된 질책은 받았던 그가, 어느새 메인MC 강호동을 보좌하는 실질적인 2인자로 <1박2일>호의 순풍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이수근만큼 웃긴 개그맨도 드물다는 사실을 <1박2일>을 통해 느낀다. 순간순간 빈틈을 채워 넣는, 그의 재치있는 멘트와 몸사리지 않는 활약에 배꼽을 잡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앞잡이 이수근을 칭찬하고 싶은 건 팀플레이다. 전체와 부분을 놓고, 상황에 따라 치고 빠지는 감각이 좋다. 그가 차세대MC로 주목받는 이유도,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강호동의 짐을 덜어 준다.

사실 <개그콘서트>와 같은 콩트출신 개그맨들이, 유독 버라이어티에 오면 제 실력을 발휘못하고 후퇴하는 케이스를 자주 봐왔기에, 이수근의 적응력은 더욱 빛이 난다. 물론 여기에는 스스로를 모니터하며 끊임없는 채찍질을 속에, 노력과 재능을 얹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지만 말이다. 또한 <야심만만>을 통해, '무릎팍도사'엔 유세윤을, '1박2일'엔 이수근을 픽업해 성공한 강호동의 눈썰미도 새삼 대단하다 싶다.



이수근, 메인MC로 성공하려면?

이수근이 차세대의 꼬리표를 떼고, 메인MC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리더쉽이 필요하다. 그것이 강호동이나 이경규와 같이 강한 카리스마를 뜻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유재석과 같이 온화함을 바탕으로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이수근에겐 어울린다. 바로 이수근이 가진 외향적인 이미지가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재석을 빼닮아서는 곤란하다. 이수근만의 매력으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수근은 <상상더하기>란 집단 MC체제를 통해, 어느 정도 진행자의 맛을 봤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메인 MC가 되려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서브가 아닌 실질적인 진행에 중심에 서려면 그에게 어울리는 조합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MC몽과 하하가 <하하몽쇼>라는 새프로그램에 메인 진행자로 나섰다. 그들의 조합에서 이수근을 찾아야 한다. 어차피 첫술부터 이수근이 단독MC로 나서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어색함이 없는 하하와 MC몽의 어울림. MC의 조합은 진행여부를 떠나, 일단 그림이 살아야 한다.



지난 번 특집프로그램에서 남희석과 함께 MC를 봤던 이수근은 진행에 상당히 어색함이 느껴졌고, 화면상에 잡힌 그림 자체도 불균형이 느껴졌다. 오히려 박명수나 서경석과 함께였다면 곧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일단 사이즈에서 오는 안정감이 담보된다. 또한 서경석은 부드럽지만, 박명수는 거칠다. 이수근은 어느 쪽에서든 상대 MC와 반대의 성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전형적인 앞잡이 스타일이라 캐릭터의 조합도 무난하다.

예능에 욕심이 없는 김C나 은지원은 차치하고, 이미 이승기, MC몽 등이 메인MC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만큼 <1박2일>의 프리미엄은 크다. 더군다나 재능뿐 아니라, 시청자의 호감도가 높은 이수근에게, 방송사의 러브콜은 이어지게 되있다. 현재 <1박2일>을 통해 차세대 MC 1순위로 부각된 이수근. 그의 진행 능력을 시험할 무대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강호동과 같은 정상급의 MC가 되고 싶다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