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걸그룹 오소녀, 부활가능성은?

원더걸스 '유빈' - 애프터스쿨 '유이' - 시크릿 '전효성'. 이들의 공통점은?

2007년에 데뷔를 앞두고 해체된 비운의 걸그룹 오소녀(五少女)출신이란 점이다. 소속사 굿이엠지의 재정악화가 그녀들의 꿈을 조각내버린 것. 재정악화의 이유로는 같은 소속사의 신화가 활동을 중단한 게 컸다. 에릭(문정혁)과 김동완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오소녀는 공준분해 됐으나, 멤버들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아이돌 사이에서 만큼은 톱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는 유빈과 유이는 말할 것도 없고, 청춘불패 한선화가 소속된 '시크릿'의 리더 전효성이 최근 새앨범을 내고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밖에도 2PM의 뮤직비디오 '10점만점에 10점'에 출연했던 최지나는 올 여름 솔로앨범을 낼 예정이며, 잠시 티아라에 몸담았던 양지원은 영화 '고사'에 출연하는 등 연기자의 길도 고려중인 듯 하다.

비운의 걸그룹 오소녀, 부활가능성은?

사실 겉보기엔 화려한 아이돌이지만, 무대위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경쟁자들과 부딪혀야 한다. 앨범을 내고도 제대로 된 홍보한 번 못한 채 사라지는 가수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재정이 뒷받침되는 유명기획사에 둥지를 터야, 라디오 방송이라도 한 번 더 나갈 수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죽어라 노래연습하고, 살빼고 몸만들고 성형수술을 해도 소속사가 능력이 안 되면, 가수는 힘을 쓸 수 없다. 과거와 같이 길보드를 통해, 장삿꾼이 마음에 드는 노래를 트는 세상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소속사의 의존도는 높아진다.

동방신기와 SM간에 불공정계약이 법정까지 간 사례도, 사실 따지고 보면 SM도 할 말이 있는 건 당연하다. 노예계약은 분명 잘못이지만, SM이 아니었다면 동방신기가 대중에 눈도장을 받고 지금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JYP나 YG, DSP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독과점과 경영철학은 바닥수준이지만, 배출한 인기 아이돌은 소속사의 힘없이는 노출도, 성장도, 모든 면에서 속도가 더디거나 멈출 수 밖에 없는 게 가요계의 현실이다.

오소녀에게도 신화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단지 시기가 안 맞을 뿐이다. 그럼에도 제 갈길을 찾아 단기간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의 끼와 재능에 어느 정도 기인하겠지만, 그녀들이 둥지를 튼 소속사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아이돌 스타를 배출하는 건, 소속사에 의한 힘과 시스템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걸그룹계의 슬픈 전설로 남을 뻔 했던 오소녀. 그러나 지금은 마치 드래곤볼처럼 구슬 다섯 개가 모이면, 가요계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될 듯한 분위기다. 오소녀간에 불꽃튀는 무한경쟁, 그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을 보여 줄까. 차후에 부딪히게 될 멤버들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듯 싶다. 그 때까지 다섯 멤버들이, 대중에게 유통될 만한 인기가 담보된다면 말이다.

7,80년대를 연상시키는 촌스런 이름 오소녀. 인터넷에 도는 그녀들의 단체사진은, 마치 폐지된 강변가요제에 출전하기 위한 프로필사진처럼 보인다. 분명 웃고 있는데, 왠지 모를 슬픈(?) 기운마저 감돈다. 어쩌면 그녀들로선 지우고 싶은 기억일 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때가 가장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넘쳤을 때가 아닐까. 훗날 다섯 명이 뭉쳐, 오소녀 시절을 추억하며 앨범을 낼 수 있다면, 그녀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대중에게도 팬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