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취향, 논란을 예고한 윤은혜?
MBC <섹션TV연예통신>에서, 수목드라마 <개인의취향> 세트장 상고재를 찾았다. 워낙 짧은 분량이 방송을 탄 터라, 촬영장 분위기를 모두 읽기엔 무리수가 따랐지만, 주인공 이민호와 손예진의 인터뷰속엔 생기와 여유가 넘쳤다. 또한 '신데렐라언니'에 1위를 내어 준 시청률을 의식한 듯, 적잖은 부담과 따라 잡겠다는 기대와 의지가 동시에 엿보이기도 했다.
인터뷰 중에, 봉태규, 김나영, 김준호 등 <개인의취향>에 출연했던 카메오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앞으로 카메오로 출연해줬으면 하는 연예인이 있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손예진은 2AM의 조권을 꼽았다. 이유는 그가 여자흉내를 곧잘 내기 때문이었다. 가짜게이 전진호(이민호)의 지인으로 출연하면 어울린 듯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미용실 원장 역을 맡았던 김기수와 비슷한 이미지를 매치시킨 듯 하다.
손예진의 바램대로 조권이 깜짝출연을 감행할 지는 미지수이나, 확률적으로 높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현재 조권이 출연중인 <우리결혼했어요>, <패밀리가떴다>등 예능이 결방중이라, 스케줄에 여유가 생겼을 뿐 아니라, 한솥밥을 먹는 임슬옹이 드라마에 출연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예진의 러브콜이 뒤따른 상황이다.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개인의취향, 논란을 예고한 카메오 '윤은혜'?
그러나 정작 8회에 출연할 예정인 카메오는,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의 연기자 윤은혜다. 그녀의 전작인 <아가씨를 부탁해>를 제작한 이김프로덕션(현재 '개인의 취향' 제작사)과의 인연이 있는데다, 평소 그녀가 '개취'를 즐겨보기에, 적극적으로 출연에 응했다는 후문이다.
극중 윤은혜는, 개인(손예진)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진호(이민호)와 극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진호의 전 애인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세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속에, 영화를 함께 보는 상황을 맞는다. 그녀는 코믹한 장면을 위해서가 아닌 정극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록 짧은 분량을 소화하지만, 윤은혜가 얼굴을 비춘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개인의 취향>은 윤은혜의 전작 <커피프린스1호점>과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극중 남자로 오해를 사는 고은찬(윤은혜)과 게이로 의심받는 전진호(이민호)의 입장이 그러하다. 윤은혜와 이민호가 옛연인으로 마주한다니, 문득 고은찬과 전진호라는 캐릭터가, 한 드라마속에 공존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품게 된다.
여하튼 윤은혜의 출연은, 비록 카메오에 불과하나 화제성을 담보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캐릭터를 구현하는 표현력은 무시된 채, 단지 발음상의 문제로 꼬투리가 잡힌 이민호와 윤은혜가 만났으니, 방송후에 어떤 뒷얘기가 쏟아질 지 살짝 우려스럽기도 하다.
잠깐이나마 꽤 신선한 조합이었으며 어울린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한편에선 발음 등을 문제삼아 꼬투리를 잡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민호-은혜'의 만남으로 <개인의취향>이 관심을 받고 화제에 오를 수 있다면, 드라마를 홍보해야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다. 어떤 면에서 제작진은, 윤은혜가 대사를 아주 뭉게 버렸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기대를 품을 지도 모르겠다.
윤은혜가 출연하다고 하니, 늘 그녀를 발목 잡던 '발연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과연 윤은혜는 발연기자에 불과한가. 그녀의 문제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능력이 아닌, 대사 구현에 있었다. 대사를 씹어 먹는 정확하지 못한 발음이 늘 논란을 불렀던 것이다. 이는 발음도 연기의 한 요소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발음이 정확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발음이 부정확한 캐릭터로 생각하고 봐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발음보다 중요한 건, 상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뉴스가 아닌 드라마인데, 몰입을 어느정도 유지시켜 준다면, 애교로 봐주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개인의취향>에서 연기 초보 임슬옹이, 상황에 맞지 않게 흥분하고 과장된 리액션을 자주 보여, 지적을 받는 것과는 다르다. 발음보다 중요한 건 캐릭터를 구현하는 표현력이다. 캐릭터가 마주한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묘사. 이를 위해 연기자도 중요하지만, 상황을 뽑아내는 작가의 대본과 피디의 연출도, 배우의 연기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발연기가 거론되는 연기자들을 보면, 수긍이 가는 케이스가 있는 반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에 휘둘리는 경우도 접하게 된다. 물론 지적을 받은 부분은 배우들이 고쳐 나가야 할 몫이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청자도 그들이 주눅들지 않고 성장하게끔, 과정에선 비판 못지않게 포용해 줄 수 있는 아량도 베풀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