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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찬사, 손예진-김소연이 왜 떡밥되나?

바람을가르다 2010. 4. 10. 11:00






<추노>가 종영한 이후, 공석이 된 수목극의 왕좌를 놓고 방송3사의 경쟁이 뜨겁다. 4회가 끝난 지금, <신데렐라언니>가 한발 짝 앞선 가운데, <개인의취향>과 <검사프린세스>가 뒤를 쫓고 있다. 그러나 '신언니'가 압도적이라 할만큼 선두를 달리는 건 아니다. 상승세를 타긴 했으나 여전히 10% 중후반에 머물고 있으며, '개취'와 '검프'의 추격에도 불이 붙은 상황이다.

'신언니'가 폭발력을 갖고 치고 나가기엔, '개취'와 '검프'의 파이를 어느 정도 흡수해야 한다. 그러나 갈수록 뚜렷하게 시청자층이 갈리는 상황인데다, '신언니'의 색깔자체가 '아이리스'나 '추노'와 같이 수목을 지배할 정도로 강렬하진 않다. 더군다나 비호감 트리오가 되고 있는 '2PM 옥택연-서우-천정명'으로 이어진 연속된 악재가 적잖은 발목을 잡고 있다.




문근영 찬사에, 손예진-김소연이 왜 떡밥되나?

아직까지 수목극은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조금은 변형된 트라이앵글 구조가 언제 깨질 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상황에 조금은 심하다 싶을 정도의 비교가 씁쓸하다. 바로 주연 여배우들의 연기비교이다.

'신언니'에 출연중인 문근영의 연기변신을 두고 찬사가 쏟아진다. 악역으로 변신한 문근영의 카리스마가 돋보인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실질적인 악역은 서우가 되버린 형국이다. 은조의 매력은 악역이라서가 아닌, 시크해진 문근영의 변신이 묻어나면서 포텐을 터트리고 있으며, 이것이 '신언니'의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문근영의 연기력은 이미 '가을동화' 송혜교의 아역때부터 소문이 자자했고, 이후 성인연기자로 발돋움하며 성공적인 결과물들을 내놓았었다. 대표적으로 <바람의화원> 신윤복을 문근영만의 칼라로 멋드리지게 소화하며, 연기대상을 거머쥔 것이 하나의 예다. '신언니'에서 은조로 또 한번 캐릭터의 변신을 꾀한 문근영의 실패를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그녀는 타고난 연기자였다.




문제는 문근영이 아니다. 문근영을 띄우기 위해 '왜 손예진과 김소연이 떡밥이 되야 하냐?'는 것이다. 문근영에게 최고의 찬사를 덧씌우기 위해, 손예진과 김소연을 희생시키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을 보면 씁쓸하다. 과연 '개취'의 손예진과 '검프'의 김소연이 '신언니'의 문근영보다 연기력이 딸리는 걸까? 전혀 아니다. 그녀들은 각각 '개취'와 '검프'에서 맹활약 중이다. 문근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세사람 중 누가 낫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각자 본인들의 캐릭터에 녹아들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은 시청률의 잣대로 연기력을 평가한다. 문근영이 손예진과 김소연을 연기력으로 압도했다는 식이다.

문근영이 '개취'의 건어물녀 박개인(손예진)이나 '검프'의 된장여검사 마혜리(김소연)를 연기했다면, 현재의 손예진과 김소연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손예진과 김소연이 '신언니'의 시크 송은조(문근영)를 연기했다면, 문근영보다 잘 녹아들 수 있었을까?

같은, 적어도 비슷한 캐릭터를 놓고 연기력을 평가한다면 모를까. 시청률이란 잣대를 기본으로, 하나의 캐릭터에 다른 이질된 캐릭터를 억지로 짜맞추고, 비교하는 연기평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한 사람을 띄우기 위해, 다른 두 사람을 깍아내리는 건, 보기 좋은 연출은 아니다.

'신언니'속에 문근영의 연기는 훌륭하다. 그러나 '개취'의 손예진과 '검프'의 김소연도 못지않는 연기포스를 뿜고 있다. 그녀들의 캐릭터에 어울리는 연기를 알맞게 뽑아내는 고수들이다. 문근영을 중전으로 만들기 위해, 손예진과 김소연을 무수리 취급하는 건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