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도를 넘은 김종민죽이기?
28일 해피선데이 '1박2일' 방송분에서 김종민은, '저녁식사복불복'에서 룰을 두번이나 잊어 버리는 황당시츄에이션을 연출하며 민폐의 진수를 보여줬다. 아쉬운 건, 본인말대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룰을 잊었다고 볼 수 있으나, '어리버리한 캐릭터'를 굳히기 위해 터트린 일종의 자작극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행동이 별다른 재미도 선사하지 못했을 뿐더러, 다른 멤버들의 기운을 빠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저녁식사 복불복에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완전한 실패는 멤버들에게 처음 겪는 상황일 정도로, 그가 부른 쇼크의 여파는 적지 않았다.
허나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또한 김종민 스스로가 멤버들에게 미안해하는 얼굴을 비췄다. 맏형 강호동은 김종민도 한 식구라며 감쌌고 멤버들도 이해했다. 여기에 제작진은 마치 '김종민죽이기'에 나선 듯이, 자막에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라는 식으로 폭격(?)을 가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김종민을 웃음의 중심에 놓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도를 넘은 김종민죽이기?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출연중인 김종민을 두고, 최근 네티즌들의 질타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합류한 김종민이 여전히 감을 찾지 못해, '1박2일'에 도움은 커녕 페만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추노' 언년이에 빗대어, '민폐 김종민'으로 불리는 지경이다.
김종민에 대한 비판의 시선은 크게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적극적인 참여도나 성실성이 떨어져 병풍느낌을 자아낸다. 둘째, 그의 합류로 여섯명에서 일곱명으로 늘어, 복불복 상황에서 편을 나누기가 애매해졌다는 것. 셋째, 중첩되는 캐릭터. 초딩 은지원은 은대장으로 캐릭터의 변신에 성공했지만, 허당 이승기는 김종민으로 인해 캐릭터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이미 김종민의 복귀가 결정된 순간부터 거론됐던 이야기다. 전혀 새로울 것도 없지만, 이제와서 문제된다고 보기도 힘들다. 설사 세명과 네명으로 편 나누기에 어색함이 있다해도, 웃음을 부르는 데 태클이 된 적이 있었나 싶다. 또한 허당스러움이 사라졌다해서, 이승기가 예전만큼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김종민의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가 미션을 수행하지 않았나, 복불복을 회피했나. 물론 이수근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인 활약도가 미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빛나려 무리하게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 한발짝 뒤에서 응원하는 것도 팀플레이다. 김C가 매번 앞장서서 인정받은 것은 아니지 않나.
박찬호와 했던 개구리 탁구처럼, 김종민도 활약을 해 왔다. 근래 그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퇴출대상에 올려 버리면, 다른 멤버들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결국 작위적인 설정을 해서라도, 김종민을 '1박2일'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악수를 둘 수 있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로테이션이 돌아야 하는 길을, 결국 시청자가 가로막고 길을 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란 말에 호응한 시청자라면, '1박2일'의 7등 김종민을, 보다 따뜻한 시선을 봐라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가 웃음을 주던 민폐를 끼치던 간에, 어차피 '1박2일'이 품고 가야 한다. 예능감이 떨어졌다고 해서, 내칠 '1박2일' 멤버들도 제작진도 아니다.
김종민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1박2일'을 보는 시청자다. 그렇다면 김종민을 비판하고 압박하는 것은, 현상황에서 그와 프로그램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다급할 수 밖에 없는 김종민의 오버를 부르거나 억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 쉽다. 본인이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다면, 과연 누구에게 진실된 웃음을 선사할 수 있겠는가. 마음의 여유가 동반되지 않는 재미는, 김종민이 아닌 강호동도 살리기 힘들다.
'무한도전'의 하하가 복귀한 시점이라, 당분간 비교대상에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종민에게 또 다른 악재를 예고한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국민예능 1박2일의 '국민구멍' 김종민이 되더라도, 절대 무리수를 띄워서는 곤란하다. 힘이 들면 묻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면 된다. 그 기회는 혼자서 결과를 낼 수 없다. '1박2일' 팀원들의 자연스러운 써포트가 동반될 때,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