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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마케팅도 수준급?

바람을가르다 2010. 3. 17. 10:35





MC몽이 걸그룹 티아라와 카라를 누르고 주간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전문사이트 몽키3에 따르면, 3월 둘째 주(3월 8일~3월 14일) 주간차트 1위에 MC몽과 서인영이 함께 부른 '버블러브(Bubble Love)'가 지난주에 비해 무려 13계단이나 뛰어올라 1위까지 차지한 것이다. 이로 인해,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와 카라의 '루팡'은 각각 2위와 4위로 떨어졌다.


MC몽 1위, '1박2일' 마케팅도 수준급?

'1박2일'은 여타 리얼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나 '패밀리가떴다' 등과 달리, 연예인게스트가 거의 참여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기껏해야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2일'에 백지영, 김태우 등이 초대가수 부탁을 받아 공연에 나섰을 뿐이다. 또한 스포츠스타 박찬호는 홍보할 게 없는 스타출연이었다. 

'패떴' 시즌1의 경우, 매번 연예인게스트가 참여를 했고, '무한도전'은 종종 연예인게스트를 섭외하곤 한다. 이들의 참여는 프로그램에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 게스트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앨범홍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출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기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상당한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1박2일'은 연예인 게스트의 출연이 없기 때문에, 따로 홍보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1박2일'에 참여하는 그들이 연예인이다. 강호동, 이수근은 MC이자 개그맨이라 논외이지만, 김C, 이승기, 은지원, MC몽, 김종민은 본업이 가수다. 이들은 '1박2일'에 출연하는 것 외에도 가수활동을 병행한다. 덕분에 다른 프로그램 게스트로 굳이 출연하지 않아도, 앨범을 내면 프로그램내에서 홍보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1박2일'이 사용하는 마케팅은 무엇인가. 이들은 음반에 대해 대놓고 홍보하진 않는다. '새앨범이 나왔다.'정도로 언급에 그친다. 물론 배경음악으로 멤버들의 곡을 띄우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홍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1박2일'이 탁월한 것은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이들은 매회 컨셉에 따라 바뀌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한명내지 두명을 중심으로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움직이고, 주인공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이것은 시청의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를 부른다. 일곱이든 칠십명이든 컨셉에 맞는 확실한 에이스가 드러나면, 그를 따라 시청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산만함은 사라진다.

에이스가 통쾌한 반전을 이끌거나 굴욕을 당한다해도, 그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가져다 준, 그 회차의 영웅이 된다. '1박2일'은 매회 영웅을 탄생시키고 이슈를 불러왔다. 그리고 지난 주 에이스는 은지원과 MC몽이었다.

강호동에게 탁구게임을 제안한 은대장 은지원은 무모했지만, 그로 인해 뽑아낸 재미는 위대했다. 은천재의 예능감은 대세로 떠오른 이수근과 필적할 만하다. 은지원과 다른 멤버들이 탁월한 것은, 펼쳐진 상황 이후까지 염두했다는 점이다. 바로 MC몽을 삭발의 위기로 끌어들임에 있었다.


김종민은 위기탈출, MC몽은 삭발행!

위기를 자초한 은지원은 삭발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MC몽까지 끌어들임으로써, 섭섭브라더스는 삭발브라더스로 변신한다. 여기에 김종민도 위기에 빠뜨렸다. 그러나 이승기의 패배는 김종민을 삭발에서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과유불급을 제대로 알고, 절묘하게 끊어 두명의 희생자를 솎아낸다. 바로 은지원과 MC몽.

사실상 은지원은 삭발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 그의 머리스타일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삭발로 인해, 깔끔해진 은지원을 만날 수 있었다. 반면 MC몽은 달랐다. 삭발은 그가 고수해왔던 헤어스타일 자체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아무리 벌칙이지만, MC몽으로선 억울하고 속상할 만했다.

그럼에도 MC몽은 약속을 지켰다. 삭발브라더스가 탄생했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MC몽이 되는 결과를 도출했다. 사실상 은지원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던 것이다. 본인의 삭발보다 MC몽의 삭발을 빛나게끔 만드는 희생이었다. 만약 김종민이 삭발에 동참했다면 결과는 다르다. 아마도 김종민이 주인공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삭발할 이유가 없었고, 멤버들도 이번 주의 주인공은 MC몽으로 몰아갔다.


MC몽의 신곡이 걸그룹 티아라와 카라를 누르고 주간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것은, 그의 인기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MC몽은 '1박2일'에서 삭발을 감행함으로써, 이슈가 됐을 뿐 아니라,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그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신곡 '버블러브'도 동반 상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바로 '1박2일'의 선택과 집중의 효과는, 멤버들의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승기나 은지원의 새앨범이 나왔을 때도, 멤버들은 유사한 스타일로 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대놓고 홍보하는 것이 아닌 굴욕을 주거나 벌칙 등을 통해 골탕을 먹임으로써, 컨셉의 재미에 중심으로 끌어올린다. '1박2일'식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멤버들간에 배려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횟수로 4년째인 '1박2일' 멤버들의 호흡은,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읽을 만큼 놀라울 정도다. 일곱명이 어수선할 만도 한데,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보면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특히 멤버들을 챙기는 걸 보면 친형제가 따로 없다. MC몽의 삭발? 그것은 그를 희생양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겠다는 차원 이면에, 그가 가수로서 잘 되길 바라는 멤버들의 애정이 숨어 있다. MC몽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은지원을 비롯한 멤버들이 시도하지 않았을 상황이었고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