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사', 선정과 구타는 개뿔?
제작비 100억이란 말이 무색한, 새 주말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이하 신불사)'. 이제 4회가 끝났지만, 매회 쏟아지는 논란만큼은 블록버스터급이다. 방영 전부터 여배우들의 잦은 '노출'로 홍보에 열을 올리더니,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100억의 출처를 알 수 없는 3류 CG로 도마위에 올랐다. 이어 엉성한 전개, 실소를 자아내는 연출로 실망감을 안긴다.
그럼에도 완성도는 떨어졌으나 웃음을 자아내는 허술한 매력(?)을 보였고, '복수'라는 단순한 코드와 막장이 판을 치는 주말 밤에 새로운 장르의 모색했다는, 긍정적인 요소도 숨어 있었다. 문제는 추락하는 시청률이었다. 쏟아부은 제작비가 있는 만큼, 본전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초반인 만큼 노이즈마케팅이라도 해야 될 상황이다.
'신불사' 선정과 구타는 개뿔?
비비안 캐슬(한고은)과 장미(유인영)는 매회 노출을 감행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들었지만 생각만큼 신통치 않았다. 워낙 드라마마다 싸지르는 '노출'신이라, '신불사'가 벗는다고 해서 특별할 것도 없다. 막말로 벗은 것도 아니다. 단지 시늉에 불과할 뿐. 더군다나 '노출'마케팅은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써 먹어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임에도, '신불사'는 밥먹듯이 엄한 살을 비추니 시청자는 둔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터져 나온 게, 선정적인 '대사논란'이다. 4회에 마사지를 받던 비비안 캐슬과 장호(조진웅)간에 나눈 대화가 문제가 됐다. 비비안캐슬 등에 독사 문신을 본 장호가, "섹시하다."고 극찬하자, 비비안은 "물리면 죽는다."고 답한다. "죽어도 좋으니 물리고 싶다."는 장호. 이 대화가 선정적이며 논란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별게 다 논란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널린 게 그러한 대사들이다. 어째 논란을 만들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황우현(김민종)이 봉으로 사람을 후려 패는 장면도 '구타'논란을 부르고 있다. 주먹으로 때리는 건 괜찮고 봉으로 때리면 구타인가. '선덕여왕'이나 '추노'에서 칼로 사람 베는 건 모자이크 처리라도 해야 되나. 마구잡이로 죽어나가는 건,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병사들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드라마를 무턱대고 현실에 대입하다 보면, 논란이 안 될 장면이 없다. 내용을 보지 않고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태클을 걸면, 바른 생활하는 캐릭터들만 보여달라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 드라마조차도 다큐로 만들어야 되겠나.
비비안캐슬과 장호라는 인물이 얽힌 관계는, 그런 대사가 오히려 자연스럽다. 만나서 경제를 논할 사이가 아니다. 단지 CG보다 한고은을 벗기는 데 공들이는 제작진이 안쓰러울 뿐이다. 잠재된 악한 본성을 깨우듯, 황우현이 폭발한 것도 마찬가지다. 설정과 개연성에 문제가 있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면 비판에 대상이 될 수 있다. 연기자의 발연기가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극중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에서 논란거리를 찾는 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