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남자의자격, '소시-수애'는 메인, 카라는 병풍?

바람을가르다 2010. 3. 15. 08:13




14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은 지난 주에 이어, '남자, 열광하라' 2부가 방송됐다. 소녀시대 콘서트장을 찾아간 이경규, 김국진, 이윤석, 이정진, 김태원과 카라의 컴백무대를 보러 간 김성민, 윤형빈. 그리고 멤버중 유일하게(?) 수애에 대한 열혈 팬심으로, 영화촬영장을 방문한 김태원.


소녀시대는 메인, 카라는 병풍?

소녀시대와 카라를 찾아간 '남자의 자격' 멤버의 비율은 5:2. 그래서인지 방송분량도 소녀시대에 집중됐다. 지난 주 '소원을 말해봐'를 비롯 소시의 히트곡 3개를 연달아 방송하더니, 이번엔 'GEE', 피날레 곡이 된 제시카의 '냉면'에다. 특별공연 유리의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여기에 반응하는 삼촌팬 이경규를 비롯한, 남자격 멤버들의 반응을 담았다.

지루해 하던 멤버들이 어느새 소녀시대 공연에 환호하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공연 중간에 어묵을 먹고 나와서 그런 걸까. 단번에 봐도 공연이 끝날 때가 됐기 때문이란 걸 눈치 챌 수 있다. 역시 무턱대고 삼촌팬이 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예능의 고수들답게, 소녀시대와 어울려 분량을 뽑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이경규야 워낙 프로라 재미의 포인트을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배경을 깔아 준 비덩 이정진의 활약은 눈에 띄게 돋보였다. 소시응원에 가장 열심히 참여하며, 컨셉의 진정성을 아슬아슬하게 지켜냈기 때문이다.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달라고 혼자서 소리치고, 유리에 태연과 악수하며 초딩처럼 좋아한 것은 이윤석도 뽑을 수 있는 플레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끝까지 수영과 서현의 사진을 놓지 않았고, 야광봉도 부지런히 흔들었다. 소녀시대 띠까지 두르고 마지막에 싸인까지 받아내는 이정진의 에피타이저식 활약이 있었기에, 메인이 빛날 수 있었다.

별 거 아닌 것 같으나, 다른 멤버들이 하지 않은 궂은 일을 언제나 이정진이 맡아 한다.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반면 카라를 찾아간 김성민과 윤형빈은 의미없이 묻혔다. 도대체 왜 찾아갔는 지, 알 수 없다.

아무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팬심이 아니라도, 일단 삼촌팬이 되기로 했으면 흉내라도 내야 했는데, 카라가 아닌 자신들이 빛나려는 개인기에 몰두했다. 구하라 몇 번 외치고, 지루모드로 접어든다. 소시의 노래가 다섯 곡이나 방송될 수 있었던 건, 남자격 멤버들의 리액션이 나름대로 다양하게 표출됐기 때문이다. 김성민과 윤형빈의 패턴은, 루팡 한곡 마저 날려 보냈다. 졸지에 카라가 방송에서 병풍이 되버렸다.     


'김태원-수애' 다큐같은 만남?

팬심이 제대로 발동할 수 있었던 멤버는 김태원이었다.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이상형 수애를 만나기 위해 영화촬영장을 찾았다. 말끔하게 단장하고 셀레임 반, 긴장감 반으로 두시간이 넘는 기다림에도 할마에는 지치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한 팬심이다. 반면 소시를 응원하기 위한 갈비탕에 어묵은, 예능이란 본능에서 비롯된다.

드디어 김태원과 수애와의 만남. 어색하고 쑥스럽다의 연속이다. 그러나 김태원의 물오른 예능감은, 위기를 돌파하기에 충분했다. 자유자재로 다큐와 예능을 넘나든다. 중간중간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그것도 예능의 한 단면이다.


'남자, 열광하라?' 진짜 마음속에 스타를 눈앞에서 만난다면, 열에 아홉은 김태원의 모습을 할 것이다. 열광이 아닌, 표현하고 싶지만 긴장하고 움츠려 든다. 만남의 시간이 제한되고 짧을 수록 그러하다. 어색함을 깨보려 농담을 던져 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색깔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김태원과 수애의 만남, 이것이 리얼이고 리얼버라이어티다.  

수애의 말처럼 다큐같은 만남이었지만, 시청자는 거기에서 웃음을 터트린다. 소녀시대를 만나러 간 이경규가 예능으로 접근하고 이정진의 다큐이미지가 적절하게 섞일 때, 리얼버라이어티의 재미가 부각된다. 카라를 찾아 간 김성민과 윤형빈처럼 포지션을 잡지 못하면, 편집되는 건 당연하다. 결국 그들은 카라에게 민폐만 끼친 꼴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