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블루칩, 남희석>
<저평가된 블루칩, 남희석>
예능계를 돌아보면,
주병진에서 시작. 이경규, 서세원, 이홍렬이 1세대를 주름잡던 MC라면,
그 바통을 넘겨받은 2세대는 KBS 대학개그제 1기들의 몫이 된다.
김국진, 김용만, 남희석, 박수홍. 그리고 유재석.
그들이 몸통이라면,
SBS의 신동엽. MBC의 강호동, 이휘재가 날개인 형국이다.
현재는 유강이란 양대산맥을 이루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최고의 위치에 서 있으나,
그들에 앞서 김국진, 신동엽, 남희석이 먼저 밟아 본 자리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굳이 내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나...
이들 셋중에 탑으로서 집권기간과 파괴력 모두 김국진이 최고였다.
그는 국민들이 뽑은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개그맨으로 선정된다.
대표작 <테마게임>, <칭찬합시다>, <일밤>
그러나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셈이 밝은 신동엽이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신동엽은 최고의 자리에서 잠시 유학 등을 이유로 휴식을 즐기며 재충전을 담보로
자신의 몸값을 올려가며, 최고의 자리는 자신임을 여러차례 각인시켜주었다.
물론 대마초 사건도 있었으나, 신동엽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정상을 수시로 넘나드는
템포를 아는 브레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작 일밤 <러브하우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해피투게더>
남희석은 집권기간도 매우 짧았으며, 파괴력도 김국진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분명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당시 컨츄리꼬꼬 1집을 낸 탁재훈, 신정환은 남희석의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예능계에 안착할 수 있었고, 현재는 그를 능가하는 대접을 받고 있다.
<클놈>의 지상렬, 염경환도 그의 손에 키워졌으며.
이혁재 역시, 남희석의 써포트를 받았다,
대표작 <좋은 친구들>, 시트콤 <멋진 친구들>, <멋진 만남>
남희석은 <좋은 친구들>의 “비교체험 극과극”이란 프로를 히트시키면서
각종 유행어와 주특기인 성대모사, 애드립을 쏟아낸다.
현재의 말장난 애드립이 붐을 탈 수 있었던 건 남희석의 공이 크다.
남희석은 파트너 박수홍 대신 고정게스트인 탁재훈, 신정환과 찰떡호흡을 보이며
애드립을 난사한다. 세명의 재치가 스튜디오와 야외를 넘나들며 불을 뿜었다.
컨츄리꼬꼬를 가수가 아닌 개그맨으로 인식할 정도였다.
현재는 당연하게까지 여기지만...
일요일 오전이라는 마이너 시간대의 프로 <좋은 친구들>을 메이저급
프로로 격상시킨 주인공은 남희석이다.
방송국 조연출의 일상을 담은 시트콤 <멋진 친구들>
이휘재, 유재석과 함께 출연했던 당시, 상대는 이나영, 박은혜, 윤해영.
남희석은 윤해영과 러브라인을 이루며 시트콤의 중심이 된다.
당시 비중은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아무튼 저녁 9시 뉴스에 맞서 당당히 성공한 시트콤이다.
그리고 이휘재와 함께한 <멋진 만남>
일반인 여성과의 반나절 데이트를 통해 남희석과 이휘재가 선택을 받는다.
남재벌과 이바람이란 별명을 서로에게 사용하는 데,
이휘재가 당시 남희석의 인기와 몸값을 빗대어 붙인 별명이 남재벌이었다.
정상을 충분히 맛봐야 할 순간, 남희석은 급격하게 몰락한다.
무엇이 그를 추락하게 만들었나?
결혼? 건강상의 이유? 인간관계?
복합적인 사유로 고려된다.
그는 안면마비증상을 보이며 모든 프로를 하차하고 공백기에 들어간다.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트러블 또한 영향 미친 게 아닌가 싶다.
남희석을 MC로 비싼 제작비를 들여 만든 SBS의 <보야르 원정대>.
그곳에서 남희석과 윤태영, 김수로가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이 들렸다.
또한 이휘재와 관계가 무너지는데, 나이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자신이 아끼던 동생 이혁재마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정보를 읽은 적이 있다.
싸이더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휘재와 유재석이 남희석을 남겨 두고 소속사를
옮기면서 자연스레 멀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남희석이 섭섭해 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이미 오랜 전 얘기지만.
최근 <상상플러스>를 통해 탁재훈과 멀어졌던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에서 인간관계는 상당히 중요한 구심점이다.
사람을 통해 전가되는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
물론 위에 열거한 문제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필자 역시 내막은 알 수 없다. 단지 들리는 소문을 토대로 쓴 것이라
매우 조심스러우며,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아는 것이라 믿거나 말거나
쯤으로 인식해주길 바란다.
이후, 남희석은 <해피선데이>,<일밤-대단한도전>등을 통해 재기하려 하지만
존재감이 예전같지 않자, 천천히 방향을 교양이 가미된 프로로 선회한다.
예능색이 조금은 빠진 프로로의 선택은 그의 또다른 재발견이다.
모두가 예능에 매달릴 때, 그는 과감히 교양에 눈을 돌린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 <느낌표>등의 프로를 맡았고. 아침방송 <여유만만>까지
애드립으로 말장난에 익숙하던 그가 진지해진 모습으로 따뜻함을
배달하는 모습이 꽤 어울렸다는 사실이다.
게스트와 패널들을 배려하는 모습도 예전보다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추적60분> 800회 특집 단독 사회는 그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여전히 끼를 죽이진 못하는 듯 싶다.
예능프로의 게스트로 출연해서 성대모사와 에피소드를 푸는 입담이 여전하다.
최근엔 후배들과 <웰컴 투 코메디>라는 콩트에 얼굴이 비추었다. 긍정적이다.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최우수상을 받으며 흘린 눈물의 의미?
그는 재작년 <미수다>와 <여유만만>을 진행하며 KBS에서 상을 받는다.
그리고 수상소감에서 눈물을 흘린다. 대상이 아닌 최우수상에.
그것은 그가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어 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짐작컨대, 사람들 사이에서 부딪히며 조금은 외로웠던 게 아닐까 싶다.
지난 날, 자신의 과오와 타인에게 받은 남모를 상처가 생각났던 건 아닐까?
시상식 한 켠에 다른 MC들과의 떨어져 있는 거리감은 무엇일까?
그러고보니 남희석은 어느새 단독이나 여성과 하는 투엠씨로 굳혀져 있다.
팀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프로에선 그를 찾아볼 수 없다.
<미수다>의 진행능력이 떨어진다고 그를 비난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필자는 <미수다>에 남희석이 굉장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언어가 제대로 전달되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친오빠처럼 다가간다.
때로는 민감할 수 있는 독도문제나 역사왜곡, 일본과 프랑스 등지에
빼앗긴 문화재를 은근슬쩍 거론하기도 한다.
게스트와 패널들의 말로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부분을 바로 잡는 능력.
남희석은 충청도 특유의 티나지 않게 중심을 잡을 줄 아는 감각을 가졌다.
<여유만만>이라는 아침방송를 통해 좀 더 다양한 연령대의 게스트를
만나면서 보는 눈이 확실히 넓어졌고, 여유가 생겼음이 느껴진다.
남희석은 충분히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자질을 가졌으며,
성대모사와 춤, 마임 등의 개인기가 갖춰진 MC이다.
자유자재로 애드립을 구사하며,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가 예전의 그의 동기들과 함께 섞여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의 남희석이라면 기대를 걸어볼 만한 하지 않을까?
썩어도 준치라고, 남희석은 한 때 최고였고, 여전히 잠재된 끼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탁재훈은 신정환을 떠나 남희석과의 화해를 받아들이고,
지난 날에 보여주었던 콤비플레이를 터트려 볼 생각은 없는가?
충분히 능력이 있음에도 예능의 변방에서 겉돌고 있는 남희석에게
다시 한번 금빛 재도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