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영웅만들기, 이번엔 MC몽?
7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1박2일>은, 왜 '복불복'이란 룰로 롱런할 수 있는 지, 왜 그들의 팀웍이 좋은 지를, 사소한 '제기' 하나가 보여주었다. 그리고 '경북 안동' 편의 영웅은 큰 웃음의 중심에 있었던 MC몽이라고 할 수 있다.
'1박2일' 영리한 로테이션, 이번엔 MC몽?
이날 방송의 백미는 제기차기에 잠자리의 운명을 건 OB팀(강호동,김C,이수근)과 YB팀(은지원,MC몽,김종민,이승기)의 복불복. YB팀의 기대주 김종민의 추락과 OB팀 다큐 김C의 맹활약으로, 희비가 엇갈린 상황에서 마지막주자 MC몽이 나섰다. 그리고 30개를 넘겨 역전의 세레모니를 작렬할 듯 보였던 그의 결연한 의지는, 시작과 함께 삑사리를 내며 치욕적인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다.
애초에 복불복 게임으로 '제기차기'를 강추하고 고집했던 건 MC몽이었다. 그만큼 자신감에 차있었다. 더군다나 양반이었던 자신의 머리를 감겨 주다가, 줄행랑 친 머슴 이수근에 대한 복수심은 MC몽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기회는 찾아왔다. MC몽의 바램대로 복불복은 제기차기로 결정난 것.
문제는 김C의 압도적인 헐렝이 신공이 YB팀을 벼랑끝으로 내몰았다는 점이다. 눈뜨고 질 수는 없다. OB팀 주장 강호동을 달래가며, YB팀은 일명 땅강아지로 불리는 자유차기로 종목변경에 성공한다. 맏형답게 쿨하게 제안을 받아들인 강호동. 모든 키는 이수근과 MC몽에게 걸린 상황으로 치닫는다. OB팀의 에이스라 불리는 이수근은, 앞잡이답게 달랑 세개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다.
이제 MC몽 영웅만들기는 최적화에 이르렀다. 그가 만약 30개를 찬다면 YB팀의 영웅으로 등극하고, 이수근은 OB팀의 죄인이 된다. 긴장한 듯 보이나 어느 때 보다 진지한 MC몽에게서 300개도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제기차기인지, 오두방정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YB멤버들을 등에 업은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비록 YB팀에 영웅이 되진 못했으나, 시청자에게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영웅이 아닐 수 없다.
단판으로 끝난 것이 못내 아쉬운 멤버들. 프로포즈의 귀재 강호동이 또 다시 달콤살벌한 목소리로 MC몽을 유혹한다. 야외취침의 다운그레이드 '야야취침'을 걸고 명예회복에 나선 MC몽. 결국 주변의 비웃음을 견디지 못한 채, 스스로 무너진다. 그러나 연이어, 김종민, 이승기, 강호동, 김C까지 멤버들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재우고픈 동료들의 마음이, 웃음과 함께 훈훈함을 안방까지 배달한 격이 됐다. 바로 MC몽의 기대치가 무너지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환상의 코스를 밟아간 것이다.
'1박2일'은 매회 영웅을 탄생시킨다. 이승기, 이수근, 박찬호, 은지원, 그리고 안동편의 MC몽 식으로, 마치 로테이션 돌아가듯이 치우침이 없다. 그만큼 서로를 알고, 배려하는 마음과 조직력이 돋보인다.
특히 김종민이 합류 이후, 보다 진화된 '1박2일'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김종민의 합류는 여섯명이 일곱명으로 늘어나, 화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다분하다. 그러나 매회 수시로 바뀌는 영웅을 중심으로, 역할에 맞게 써포트하는 각 멤버들을 보면 탄탄한 조직력을 읽을 수 있다. 김종민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시청자의 집중력을 별다른 오차없이 화면속으로 끌어 모으는 힘은 '영웅만들기'에 있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1박2일의 황제 '이승기'에게 한 때 집중됐던 영웅만들기가 확실히 진화됐다. 현재는 수시로 영웅이 바뀌며, 매회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수가 비슷한 여타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는 <1박2일>이다. 바로 수의 많고 적음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면돌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영리한 제작진의 다음 영웅은, 바로 1박2일 시청자투어에 참여한 일반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