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최고와 최악의 엔딩은?
위 화면속의 대길(장혁)의 얼굴이 6회 엔딩을 수놓았었다. 태하(오지호)와 혜원(이다해)을 저자 한복판에서 만나게 될 운명적인 순간에 앞선 모습이다. 언년이가 나타날 것이란 건 시청자만이 알 뿐, 대길은 꿈도 꾸지 못한 상황이다. 오직 얼굴엔 태하를 잡고 말겠다는 의지와 수컷본능만이 서려 있다.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아쉬움'과 동시에 '기대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선사하는 순간은 아마도 극의 엔딩씬이 될 것이다. 엔딩씬은 다음 회차의 내용과 직결되는 함축적의미를 담는 만큼, 제작진 역시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지난 7회에서는 언년이가 마음속에 늘 연정을 품고 있었던 도련님 대길(장혁)을 상징하는 조약돌을, 태하의 등에 업힌 채 무의식중에 떨어뜨렸다. 반면 술에 취한 설화(김하은)를 등에 업은 대길은 사당패출신의 그녀가 떨어뜨린 해금을 대신 주워 준다.
이 두 장면의 절묘한 교차가 표면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언년이가 태하에게 의지하며 대길을 마음속에서 떠나 보낼 것이라는 암시인 동시에, 대길이 설화를 마음속에 끌어들임을 나타낸다. 즉 대길과 언년이의 단일 러브라인 구도가, '대길-설화','태하-혜원'으로 갈라짐과 동시에, '설화-대길-혜원-태하'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과연 대길과 혜원(언년이)이 다시 맺어질 수 있을까' 걱정하는 시청자들을 애타게 만드는 엔딩이 아닐 수 없다.
추노 7회까지 지켜 본 엔딩으로 본 최고와 최악은?
말을 탄 건 같았지만 쫓는 자가 달랐던 1회와 5회.
지난 7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 대길은 늘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중에서 1회와 5회는 말을 타고 달리는 대길을 클로즈업한 엔딩을 선보였다. 그러나 1회 때는 언년이의 소재를 파악했다는 오보를 듣고, 그녀를 찾기 위해 달렸다. 반면 5회에는 송태하를 잡기 위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 그들은 추노꾼 대길이 드라마를 통해, 찾아야 하고 쫓아야 하는 운명적으로 엮인 사람들이다. 5회보단 1회가 더 강렬하게 남았다.
3회라서 아쉬웠던 엔딩
노비 스나이퍼 업복이(공형진)에게 총을 맞고 쓰러진 대길. 만약 총 24회중에 20회 정도에 나왔다면 베스트 장면으로 손색없다. 그러나 3회에 나왔기 때문에 긴장감을 주기에 모자랐다. 주인공 대길이 죽을 리 없기 때문이다. 다만 상투적이기 하나 총을 맞고, 기억상실증에 걸려 언년이의 존재를 잊게 된다는 설정이 4회에 나왔다면, 최고가 되었을 엔딩이다.
최고가 될 뻔 했지만, 최악으로 기억될 4회 엔딩
대길은 태하를 쫓는 데 성공하고, 활시위를 당겨 태하를 겨눈다. 그러나 태하 옆에 언년이를 발견해서 일까? 대길의 표정이 경직되고 눈이 풀리며 활시위를 내려 놓는다. 최고의 엔딩으로 손색없을 만큼 장혁의 연기는 눈부셨다. 그러나 5회의 시작과 동시에 교묘한 제작진의 의도적인 편집으로 드러났고, 시청자를 낚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리는 챙겼으나 최악(?)의 엔딩으로 남을 전망이다.
최고의 엔딩씬은 2회 때 나온 갈대발에서 벌어진 대길과 태하의 피할 수 없는 첫 대면이 아닐까 싶다.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른 두 사람의 운명적인 순간. 누군가 바닥에 떨어지고 쓰러져야 끝나는 싸움. 그 시작을 알리는 두 사람의 엇갈린 표정이 빛났다.
<추노>는 전체적인 짜임새도 있지만, 마지막을 장식하는 엔딩씬의 폭발력이 대단하다. 워낙 인기리에 방송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지만, 시청자를 끄는 묘한 마력을 품고 있다. 과연 8회에는 어떤 마무리로 시청자에게 일주일을 안달나게 만들지 사뭇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