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김희정, '플라토닉 불륜'에 울다?

바람을가르다 2010. 1. 24. 12:08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이 아닌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일컬어 '플라토닉 러브'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성에 비해, 여성이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교감에 더욱 자극받는다고 한다. 


김현찰(오대규)과 태연희(김애란)의 플라토닉 불륜?

막장드라마 취급을 받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KBS주말드라마 수상한삼형제. 극중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도우미(김희정)가 아닐까 싶다. 며느리를 식모취급하는 시어머니(이효춘)의 구박속에도 군말없이 참고 견디며, 무뚝뚝한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로 다람쥐 챗바퀴같은 삶속에, 정작 자신만의 인생설계도가 없이 살아간다.     

현모양처에 가까운 도우미에게 시련이 닥쳤으니, 바로 남편 김현찰과 친구 태연희의 불륜이다. 이들은 동창관계로 막역한 사이였으나, 최근 태연희가 김현찰에게 꼬리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도우미는 친정엄마(이보희)로부터 현찰과 연희가 함께 바닷가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도, 아닐 것이라며 남편과 친구를 옹호했었다.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하더라도 남편이 솔직하게 말해 주었다면 넘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현찰은 우미의 추궁에 아니라고 딱 잡아뗀다. 그리고 아내 우미와는 말조차 섞으려고 않는 현찰. 23일 방송된 <수상한삼형제>에선, 이들 부부사이에서 해결될 문제가 연희에 의해 왜곡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만다. 


도우미(김희정), 육체적인 불륜보다 정신적인 불륜이 무섭다

육체적인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서 당당한 김현찰은, 아내 도우미의 말을 무시하다 못해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낸다. 부부는 하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직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진정 나쁜 남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상황을 복잡하게 꼬아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다. 이에 야속한 우미는 눈물을 흘린다.

우미는 답답한 심정을 엄청난(도지원)에게 털어놓는다. 그동안 밉상이었던 청난이 우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위로한다. 우미는 남편과 친구 연희사이를 불륜관계로 생각하진 않지만, 아내인 자신보다 친구 연희와 대화가 통하는 남편을 보며, 자신을 속이고 배제한 채 정신적으로 가까워진 두 사람을 보는 게 미칠 것 같다고 말한다.  

흔들리는 자신을 진정시켜 달라며 눈물을 흘렸던 우미에게, 의부증 걸린 여자처럼 가혹하고 매몰차게 뿌리친 현찰이 술을 마시고 찾아간 곳은 연희의 집이었다. 그리고 술기운에 잠이 든 현찰을 자기 집 침대에 눕힌 연희는, 그를 위해 해장국을 끊인다. 시아주버님 건강(안내상)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남편을 수소문하던 우미는, 연희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남편을 발견한 우미는 연희의 뺨을 올려 부친다.


도우미의 폭발이 통쾌한 이유

아직까지 극중에서 현찰과 태희가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것도 아니고, 정신적인 사랑을 나눴다고 보기엔 애매하지만 수상한 짓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같은 일을 하며 대화가 통하는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것은 분명하다. 현찰은 아니라해도, 연희는 분명 친구남편에게 적잖은 흑심을 품고 있다. 

설사 불륜이 아니더라도, 어떤 상황이라해도, 부부라는 이름아래 아내 혹은 남편이 제외된 제 3자와의 '플라토닉'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드라마의 막장여부를 떠나, 도우미가 태연희에게 날린 분노의 뺨다귀가 통쾌한 이유다. 그것이 '플라토닉'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