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추노 6회, 비교체험 극과극?
바람을가르다
2010. 1. 22. 09:11
21일 방송된 <추노> 6회에서는, 태하(오지호)를 쫓는 대길(장혁)과 추노패를 통해, 3일만에 탈상을 마친 소현세자 죽음의 미스테리와 태하가 좌의정 이경식(김응수)과 황철웅(이종혁)의 음모로 인해 파직당하고, 태하의 스승 임영로(이대로)에 의해 구사일생 살아남는 과거가 드러났다.
석견을 구하기 위해 태하를 불러낸 임영로가 한발 앞서 찾아온 철웅의 칼에 목숨을 잃고, 뒤늦게 찾은 태하와 대길, 철웅이 임영로의 집안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적 승부의 첫테이프를 끊었다. 그리고 7회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이, 태하와의 결투중에 드디어 눈앞에서 사라지는 언년이의 실체를 발견한 대길. 그러나 태하와 언년이의 관계까지 알아챘을까?
추노 6회로 본, 비교체험 극과극?
1. 혜원 이다해는 유죄, 설화 김하은은 무죄?
노비 언년이에서, 거상이 된 오빠 큰놈이의 도움으로 신분상승한 혜원 이다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여주인공이란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아름답게 포장된 게 아니냐는 시선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태하와 산넘고 강건너는 숨가쁜 도망와중에도, 구정물하나 튀지 않은 무결점의 뽀얀 피부, 방금 세탁기에서 꺼낸 듯한 하얀 소복이 거슬린다는 지적이 많다. 태하는 거지꼴인데, 혜원은 선녀인 게 말이 되냐는 것.
그런데 이상한 건, 설화 김하은에 대한 지적은 없다는 점이다. 설화 역시, 추노패의 일원으로 산과 강을 건너, 물불 안 가리는 추격전에 동행한 상황이다. 장혁을 필두로 거지꼴은 태하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설화만은 예외다. 김하은도 이다해 못지않게 뽀송하고 투명한 용모를 유지중이며, 소복 칼라가 화이트가 아닐 뿐 깨끗한 걸로 치면 절대 빠지지 않는다. 방금 메이크업을 받은 듯한 자객 윤지(윤지민)도 마찬가지다.
사실 '추노'에 등장하는 주요 여자캐릭터 중 노비 초복이(민지아)만이 숯검뎅이 얼굴을 하고 있을 뿐, 모두가 화장품 CF를 찍고 있는 것이다. 도망이든 추격이든 먼지 뒤집어 쓰고 더러워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설화 김하은은 무죄고, 혜원 이다해에겐 유죄판결을 내리는 게 정당한 걸까? 더군다나 이를 꼬투리로 연기까지 흠집잡는 건 가혹하다.
2. 두 얼굴의 그녀, 하시은?
시청자들로부터 제2의 문소리로 불리며, <추노>에서 뇌성마비를 연기하는 하시은, 그녀는 황철웅(이종혁)의 아내이자, 좌상 이경식의 딸 이선영으로 나와, 기대이상의 소름돋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같은 얼굴 다른 느낌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린 하시은은, 현재 네티즌들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추노의 또다른 스타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6회 철웅과 독대한 장면에서, 온몸으로 표현한 그녀의 진심을 철웅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무슨 글인 지 하나도 모르겠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소." 라며, 자신을 걱정하는 그녀를 뼈아프게 만들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남편에게 받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 아버지 이경식을 보고 싸늘하게 등을 돌린 선영은 압권이었다.
3. 3자대면 VS 4자대면
영화 '놈놈놈'의 라스트씬을 연상시키는 대길, 태하, 철웅의 삼자대면에 이어, 최장군(한정수)이 가세한 사자대면은 6회의 백미라고 할 만큼 화려한 액션으로 수놓았다. 자객 윤지의 전혀 자객답지 않은 어설픈 액션연기로, 퀄리티가 떨어진 상황을 반전시킨 치열한 칼부림속에 수컷냄새가 진동했다.
그것도 잠시,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강림한 '오천냥짜리 사나이' 송태하의 예민한 귀가 물이 오른 액션판을 흔들었다. 백호에게 발각된 언년이가, 피리를 불어 송태하에게 긴급출동 SOS를 부탁한 것. 태하와 대길의 숨가쁜 추격전이 이어졌다.
주연들이 빠지자 김이 샌 철웅과 최장군은 즉석에서 마패로 TV진품명품을 찍었고, 철웅을 당황케하였다. 조선시대 당시에도, 민초들 사이에 위조가 심상치 않게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이 장면은, 앞서 대길이 "사기치는 우리가 잘못이냐? 사기가 통하는 세상이 잘못이냐?"라며 설화에게 위조 마패를 보여주던 장면을 오버랩시키며, 풍자의 묘미를 한껏 살려냈다고 할 수 있다.
인기를 반영하듯, 노출에 개고기대사까지 크고 작은 논란 속에 '추노', 정작 비교대상이 되어야 할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와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추노의 논란마저 부러울 지 모르겠다. 가장 무서운 비교는 관심과 무관심사이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