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카라 구하라, 이효리와 성유리사이?

바람을가르다 2010. 1. 20. 08:02



19일 공개된 패션지 나일론 (NYLON) 화보를 통해, 블랙스모키 아이와 짙은 진홍빛 입술 메이크업을 선보여, 흡사 뱀파이어 소녀를 연상시키는 강렬하고도 파격적인 변신으로 주목받은 구하라. <상상더하기>에 출연, 사귀고 싶은 남자 아이돌로 2PM 옥택연을 지목하는 솔직함으로, 연이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렇듯 이슈메이커로 성장한 구하라, 그녀의 잠재력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예능돌 하라구에게서, 예능퀸 이효리를 보다

솔직히 예능에 출연한 아이돌에게 시청자가 요구하는 것은 거의 없다. 그들이 웃음을 전도하는 개그맨도 아닐 뿐 더러, 가수라는 본업이 존재한다. 시청자가 보는 것은 두 가지다. 얼마나 솔직한가,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는 가이다. 이것은 망가지거나 나대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프로그램 컨셉에 어울릴만큼 녹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구하라가 예능돌로 인기를 얻는 것은 위 두가지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구하라에겐 이효리의 근성이 느껴진다. '예능의 여왕'으로 등극한 이효리가 처음부터 감이 좋았던 건 아니다. 단지 핑클시절 그녀는 여느 걸그룹 아이돌에 비해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예능에 임했다. 재미보다는 그녀의 근성이 통했던 것이다. 예능에 자주 섭외되다보니 노하우가 쌓이면서 프로그램을 읽는 눈과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혹자는 구하라가 예능에 너무 노출되어 지나치게 소비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은 구하라를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소비해야 할 타임이다. 그녀가 카라의 구하라가 아닌, 예능돌 구하라로 주목받은 것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꾸준한 방송을 통해 '구하라'브랜드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

능동적이고 솔직했던 구하라의 장점을 캐취한, 다른 걸그룹 아이돌들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이다. 구하라의 색깔이 전반적으로 걸그룹 멤버들사이에 퍼져 있는 시점에, 그녀가 몸사리듯 빠진다면 되레 반년 넘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진다. 예능에서 그녀의 존재감이 새로운 다른 멤버들에 의해 묻힐 뿐이다. 구하라에 대한 소비자가 있는데 판매를 중단한다면, 카라팬이 아니라면 그녀를 기다려줄까. 구하라를 대체할 아이돌이 없을까?


다만 구하라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춘불패>는 성공이고 일밤 <헌터스>는 실패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예능새내기인 그녀는 아이돌사이에서 빛나게끔 되있다. 날고기는 선배 예능인들 안에선 활동폭에 제약이 따르고, 타이밍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헌터스에 막내 구하라가 뭘 할 수 있겠는가? 청춘불패는 또래들이 많다. 경쟁을 하고 조화를 빚어도, 어느정도 분위기가 잡혀 있어야 한다.

이효리는 핑클시절, 항상 멤버들(옥주현,이진,성유리)을 대동하고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른 걸그룹이 없어도 핑클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든든했고, 리더로써 보다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에 나섰던 것이다. 상황자체가 누구보다 근성있는 이효리에게 기회였고, 걸맞는 성과를 내놓았다. 

구하라의 과소비가 문제가 아니라, 구하라를 소비하는 방법에 따라 업 또는 다운되는 문제다. 출연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본인의 능력치를 떠나, 어떤 컨셉에 누구와 출연하는 지를 계산에 넣고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구하라 뿐 아닌, 모든 아이돌들에게 해당된다.


구하라, 성유리가 롤모델?
 
구하라가 연기자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만능엔터테이너가 사랑받는 시대에 연기욕심은 가질 수 있고, 현재의 인기라면 기회는 오게끔 되있다. 다만 재량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충분한 노력과 트레이닝이 받쳐 주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서둘러서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구하라의 나이가 스무살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 성인연기를 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고 <공부의신>과 같은 학원물에 제의를 받아 출연한다면, 오히려 벗어야 할 아이돌이미지만 각인시키는 악수가 된다.

같은 소속사출신이었던 성유리가 구하라와 10년 터울이다. 성유리는 2002년도에 <막상막하>, <나쁜 여자들> 등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주목할 점은 당시 핑클 4집앨범은, 그동안의 요정이미지를 벗고 섹시한 여성미를 부각시킨 컨셉으로 변신을 꾀했다는 점이다. 성유리의 연기력이 문제가 된 것은 사실이나, 아이돌 핑클의 성유리가 아닌, 여자 성유리로 보였다는 건 의미가 있다.  
 
프리티걸,허니,미스터 등의 라인엔 큐티 카라가 있다. 이것을 극복하는 순간까지는 기다리는 게 낫다.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연기력을 떠나, 숙녀가 아닌 아이돌이미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미남이시네요>의 출연은 악수에 가깝다. 아역스러웠기 때문에, 연기외에 골칫거리를 떠 안은 것이다.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이 줄기 때문이다. 즉, 재능을 떠나 구하라가 연기에 욕심을 품는다면, 성유리의 코스를 밟는 게 낫다.


구하라, 이효리와 성유리사이

현재 예능의 관점에서 볼 때, 구하라의 잠재력은 이효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녀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스스럼없이 드러내 성유리의 길도 터놓았다. 지금은 이효리의 길을 가는 게 맞다. 성유리로의 전환은 여인의 향기를 뿜을 2,3년 후가 적절할 듯 싶다. 연기를 위해 예능에서 이미지관리를 해야할까? 전혀 아니다. 이미 노출된 구하라가 관리에 들어가면 '가식'만 남는다. 이다해가 <해피투게더>에서 엉덩이춤을 췄다고 해서, 시청자가 <추노>에서 보여준 다소곳한 언년이와 연결짓지는 않는다. 예능은 예능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다. 단지 연기력의 문제다.

사람안에는 수많은 얼굴과 목소리, 다양한 몸짓이 있다.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표현의 자연스러움이 결정된다. 그 자연스러움을 끌어내는 것, 그것이 예능이든 드라마든 구하라의 잠재력을 터트리는 순간과 일치하게 되있다. 이를 대중들이 공감할 때, 이효리도 성유리도 아닌 구하라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