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김승우VS강호동, 차라리 김남주가 쇼를 해라
바람을가르다
2010. 1. 20. 14:50
상상플러스의 시즌2 <상상더하기>가 막을 내리고, 내달부터 배우 김승우가 진행하는 토크쇼 <승승장구>가 방송될 예정이라 한다. 연예인 폭로는 가급적 자제하고 품격있는 정통토크쇼를 지향하게 될 김승우의 '승승장구'. 봇물처럼 쏟아지는 토크버라이어티속에서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김승우, 강호동의 적수가 될 수 없다
배우들 사이에서 입담 좋기로 소문난 김승우와 <박중훈쇼>를 실패한 박중훈의 공통점은, '배우들 사이에서'라는 단서가 붙는다는 점이다. 이들이 '배우'라는 딱지를 떼는 순간, 예능의 주연 유재석, 강호동 등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 당하게끔 되있다. 연기를 못하면 발연기 소리를 듣듯이, 진행을 못하면 발진행 타이틀을 피할 수 없다. 엄연히 게스트와 MC는 다르다.
김승우는 유재석을 피한 대신, 강호동과 매치업이 된 상황이다. 동시간대에 강호동의 <강심장>과 붙어야 하고, 다음날 방송되는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김승우의 '승승장구'는 뭘 보여줄 것인가? '우리말'을 찾는다는 상상더하기의 컨셉을 버리고, 박중훈쇼의 전철을 밟겠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박중훈과 김승우가 바뀐 것 외에 기대할 게 없다는 결론과 맞물려도 무리는 아니다.
김승우의 원맨쇼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그것도 예능9단 강호동을 상대로 말이다. 최근 <무릎팍도사>도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들을 연이어 초대하며, 결국 홍보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실정이다. 강호동조차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새내기 김승우가 진행자로서 어느 정도의 완급조절 능력을 보여줄 것이며, 얼마나 신선한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차라리 내조의 여왕 김남주가 강호동과 붙었다면?
김승우 토크쇼에 첫번째 게스트는 아내 김남주라고 한다. 첫방송 시청률은 꽤 선방할 듯 싶다. 부부가 마주보고 Q&A를 하니, 얼마나 볼만하겠는가? 특히 <내조의 여왕>이후 상종가를 달리는 김남주를 브라운관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은 시청자에게 큰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김승우가 아닌 김남주가 진행자였다면 어땠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차별을 주려면 제대로 줘야 한다. 영웅호걸이 주색에 약하듯. 예능장사 강호동의 캐릭터를 상대하려면, 상대적으로 미녀 MC어야 틈새시장을 뚫고 확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김남주의 진행능력을 떠나, 일단 매치업을 시켜도 기획자체가 그러한 방향에서 시작되는 게 어땟을까. 미인계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남자에게 가장 강한 건, 여자인 것만은 분명하니까.
현재 토크쇼는 유재석, 강호동 등 남성진행자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반면 <세바퀴>가 선전하는 건 '아줌마토크쇼'이기 때문이다. 프로인 박미선, 김원희 등이 정통토크쇼를 맡는다면 식상함을 주겠지만, 아마추어인 김남주, 신애라, 한가인 등이 나선다면 신선하다. 항간에 떠돌았던 고현정 토크쇼가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김헤수의 '플러스유'이후 명맥이 끊긴 여성 원톱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가 아니어도 된다. 여성MC에, 여성패널들을 앉히고, 여성게스트를 불러 토크쇼를 만든다면 그림만으로도 승부가 될 수 있다. 금남의 토크쇼여도 되고, 아니어도 된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차분한 이미지의 새얼굴을 발견해, 가장 여성스러운 토크쇼를 개척한다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은 오히려 높다.
장동건 토크쇼를 해도 시청자가 볼까 의심스럽고, <강심장>보다 더 독한 폭로를 해도 살아 남기 힘든 판국에, 김승우를 세워 놓고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박중훈과 달라야 하고, 강호동, 유재석과 달라야 한다. KBS예능국이 김승우에게 지나치게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