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의 새 개편안, 헌 아이템
대단한 희망이란 당찬 포부를 선언하고 4회 만에 사망한 <대망>.
사실 <대망>의 경우,
1회만 보고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몰락이었다.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거니와, 5% 미만의 시청률을 붙잡고 있을 여유가 없다.
수술대에 오른 <일밤>의 윤곽이 드러났다.
<대망>의 멤버들을 고스란히 새코너에 투입한다.
<퀴즈프린스>라는 이름에 대단한 희망을 옮겨 심는다.
시청률까지 옮겨갈 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희망적이진 않아 보인다.
담당PD인 아내를 구하기 위해(?),
남편 신동엽의 게스트 투입도 모자라, MC투입설까지 오가는 실정이다.
아이템이 과거 <해피선데이>의 <위험한 초대>라는 코너를 떠올리게 한다.
MC들이 초대된 스타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속에 특정단어가 포함되면
MC들이 물세례를 받거나, 풀장으로 강제입수 당하는 시스템.
<퀴즈프린스>는 물세례대신 비눗물로 만든 거품속에 빠지는 엄청난(?) 차이랄까.
더 이상 언급은 불필요하다.
더불어 소녀시대 마케팅을 활용하는 일밤
소녀시대의 인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중적으로 높아진 데다
MC유세윤이 활력소가 되어준다면 침체된 <일밤>에 반전을
불러올 지 모른다는 제작진의 기대가 숨어 있는 듯하다.
소녀시대를 전격 투입한 야심찬 <일밤>의 또 다른 새 코너는 <공포제작소>
멤버들이 배우가 되기 위해 두달간 연기수업을 받고 한달간 촬영에 들어간다.
준비기간 석달, 장르는 호러무비.
삼십분 분량의 단편 영화로 시사회까지 열 계획이라고 한다.
성과가 좋다면 (-> 시청률이 좋다면)
멜로영화까지 도전하겠다는 거침없는 포부를 들어내는 제작진.
크게 보면 소녀시대의 <무한도전>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한도전>의 아류로 낙인찍힌 SBS<라인업>의 아이템.
<라인업>의 이경규와 신정환이 직접 감독을 맡아 한달간 준비와 촬영을 마친 후
영화관에서 팬들에게 공개시사회를 했던 적이 있다.
준비기간이 한달에서 석달로 늘어난 것과 멤버가 소녀시대라는 차이정도.
새코너의 기대를 적절히 반감시킨다.
또 다른 불안 요소, MC조혜련.
<기미가요>사건으로 홍역을 치룬 조혜련을 <일밤>에 투입한다?
물론, 유세윤이 <일밤>의 한코너를 이끌기엔 검증 안 된 불안감이 존재한다.
노련한 파트너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 유세윤의 파트너로 조혜련이 과연 적절한가 반문한다.
같은 소속사 이휘재, 정형돈이 빠지고, 배당된 MC 지분을 메꾸러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소녀시대가 중심이 되는 코너인 만큼 무게중심을 옮기다 보면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결>의 실제커플 투입론은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었다.
이번 <일밤>의 개편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때,
헌 아이템을 재활용한 알뜰함(?)에, 개편이란 말을 붙이기엔 다소 낯뜨겁다.
짜깁기냄새가 은근히 진동하는데다, 자극적인 맛까지 풍긴다.
지난 날 일요일 밤을 비추던 <일밤>의 주옥같은 코너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5월 첫방을 앞두고 제작진의 손을 거친 수술은 대충 마무리됐다.
환자 <일밤>이 제대로 걸을 수 있을 지 두고 보면 알겠지만,
환부는 썩어가고 있는데, 메스로 찢어놓고 빨간 약만 찍어 바른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