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구하라-유이, 성형홍보대사인가?
바람을가르다
2010. 1. 6. 12:09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와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사이좋게(?) 성형한 사실을 고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구하라는 <강심장>을 통해, 유이는 <상상더하기>에서 그간 본인들을 둘러싸고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성형의혹을 해소함으로써 신세대 스타다운 솔직함을 드러냈다.
구하라 성형해명, "다 고친 거 아냐!"
구하라는 소속사 사장님의 권유로 눈 찝고, 코주사 한 대에 치아교정을 한 것일 뿐, 사람들이 말하듯 얼굴 전체를 다 고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고정패널 김효진은 "얼굴은 눈코입이 다야."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했다. 덧붙여 성형전문가를 자처하는 장영란의 친절한 설명도 이어졌다.
유이의 성형고백, "눈만 살짝 손댔다!"
유이는 평소 짝눈이라 눈만 살짝 찝었을 뿐, 사람들이 말하듯 다 고친게 아니라며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토로했다. 이에 함께 출연한 정가은이 성형전문가의 입장에서, "유이씨는 눈만 찝은 게 맞다."고 녹화장을 웃음으로 이끌었다.
구하라-유이, 같은 성형고백 다른 반응?
이들의 용기있는 성형고백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눈코입을 거론한 구하라와 달리, 눈만찝었다고 주장한 유이에겐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 것. 과거 사진들과 비교해 유이의 얼굴에서 달라진 부분이 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하라와 비교하며 유이의 솔직함은 깍아내린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고백을 한 당사자들도, 함께 한 패널들도, 시청을 한 시청자들마저, 성형을 '했다', '안 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를 고쳤고, 얼마나 고쳤는 지에 더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마치 표적수사하듯 '빵만 훔쳤다고? 가게 전부를 턴 게 아니라?'식이다. 국과수에 의뢰해야 모든 의혹이 해소될 듯한 반응이다.
핵심은 그녀들이 여자고, 예뻐지고 싶었기에 의학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본인 얼굴에 손을 댄 것은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기 때문에, 많이 고치고 적게 고치고는 사실상 크게 의미가 없다. 또한 양심선언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대중들의 알권리측면에서 접근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성형수술 권장하는 방송?
오히려 짚고 가야 할 문제는 성형을 이슈화하는 방송에 있다. 최근 들어 여자연예인들의 성형을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들이 부쩍 눈에 띤다. <강심장> 구하라와 <상상더하기> 유이의 성형고백 뿐 아니라, 장영란, 정가은 등이 성형전문가를 자처한다. 지난 주 <골미다>에선 현영을 비롯, 멤버들 전부를 성형미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잇따른 방송을 보며 성형특집 주간을 보는 듯하다. 문제는 성형한 연예인들을 도마위에 올려 진실을 고백받고 재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란 점이다. 이면엔 성형만하면 연예인처럼 예뻐지고 자신감도 찾을 수 있다는 간접효과가 나타난다. 단순히 광고를 통해 '비포 앤 애프터'를 보는 것보다, 방송에서 성형을 통해 달라진 여자연예인들의 한 컷이 파급효과는 훨씬 뛰어나다.
스스로의 외모에 100% 만족하는 여성은 매우 드물다. 단 1%의 부족함이라도 보인다면 비어있는 곳을 채우고 싶기 마련이다. 성형이란 게 완전히 뜯어고치는 사례보단 눈만 살짝, 코만 약간 높인다는 측면에서 접근해, 턱도 깍아내고 지방도 빼는 등 부위가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조금만 더 예뻐지고 싶다는 충동에서 성형의 유혹은 시작된다.
여자에게 있어 얼굴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거울을 보며 성형을 할까말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최근 방송은 당장 병원으로 찾아가지 않겠냐고 어시스트하는 것 같아 씁쓸한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하필 겨울방학이라 특히 여학생들에겐 성형수술받기 좋은 상황이다. 성형수술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게 아니라, 굳이 안 해도 되는 사람들마저 방송이 흔들어 놓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구하라와 유이의 성형은 예전부터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인증을 받았었다. 또한 수많은 여자연예인들이 같은 선상에 올라있다. 변한 얼굴은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이제와서 그녀들의 성형고백이 공중파를 탈 필요가 있을까. 다른 여러 매체를 두고 굳이 TV를 통해서 말이다. 물론 스타들의 솔직함은 보기 좋다. 그러나 유독 인기가 많은 그녀들이 마치 성형홍보대사가 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