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동요로 관객들을 울려버린 어느 톱가수

바람을가르다 2009. 4. 29. 12:19


수많은 관객들이 운집한 대형 콘서트 무대에서 어느 가수가 동요를 부릅니다.

관객들 대다수가 실망하고, 일부는 키득키득 웃기까지 합니다.

최고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톱가수가 이런 대형 무대에서 동요라니...

그러나, 그 가수의 노래가 끝날 때쯤, 관객들은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Hirai Ken - 大きな古時計


일본의 톱가수 히라이 켄.

곡명은 <할아버지의 시계>.  미국동요죠.

이 동요를 여러분도 다 들어보셨을 테고, 아실 겁니다.

할아버지와 평생을 함께 한 낡은 시계가 어느 날 멈추게 되었다는 얘기.

왜 멈추게 되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죠.


예전에 제가 한참 JPOP에 빠졌을 때 알게 된 가수인데요.

위의 얘기는 이 가수의 노래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에피소드입니다.

저 역시 요 에피소드를 알게 된 후,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을 땐,

마음이 짠하면서... 막 그랬습니다.


히라이 켄은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손에 키워졌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참 따뜻하게 불렀다고 할까요.


참 우리나라에선 Simply Sunday가 <사랑해요>라는 곡으로 개사해 불렀죠.

Hirai Ken의 영향을 받고, 개사를 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유야 어쨋든 <할아버지의 시계>라는 동요가 아픈 사랑을 추억하는 노래로

바뀌어도 그렇게나 좋더군요.

참고로 서영은씨의 <너만을 위한 노래> 라는 노래가

Hirai Ken 의 <思いがかさなるその前に> 이란 곡을 리메이크한 사실도 있죠.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사랑과 이별로 매몰된 가요계에 따듯한 음악들이 많이 나와 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동요인들 어떠하며, 낯간지럽다한들 또 어떻습니까.

다 우리의 얘기들이 될 텐데요.


지오디의 <어머님께>, 왁스의 <엄마의 일기>, 이승환의 <가족>같은

노래들이 더 많이 나와, 더 많은 가수들의 입을 통해 들려지길 바랍니다.

꼭 베이비니 허니를 찾으며 오늘밤은 그냥 냅두지 않겠다는 노래가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난 널 아직 사랑하는 데 넌 왜 날 떠났냐는

넋두리가 담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저도 즐겨 들으니까요.


다만 가까이에서 늘 나와 함께 하는, 함께 했던 가족들을 고마워할 수 있게.

너무 당연해서 잊기 쉬운 고마운 마음을 잠시라도 놓쳤을 때,

라디오든 레코드가게든 지나치다 들을 수 있게.

그런 노래가 많이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