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파스타, 달콤남 버린 까칠남 '이선균' 통할까?
바람을가르다
2010. 1. 5. 09:02
까칠 쉐프 이선균의 <파스타>, 포스트 선덕여왕을 꿈꾸다!
로맨틱 코미디가 사랑하는 까칠한 간지남과 똑순이 캔디가, 이선균과 공효진으로 부활한 MBC 새월화드라마 <파스타>가 4일 첫선을 보였다. 드라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페라'를 배경으로, 넘버10 시다바리에서 7전8기 정신으로 메인쉐프로 성장해가는 여자요리사 서유경(공효진)과 그녀를 일에서는 거칠게, 사랑에서는 부드럽게 요리하고자 하는 쉐프 최현욱(이선균)의 이야기를 담는다.
최현욱과 서유경의 첫만남
첫회는 요리드라마답게, 오프닝부터 주방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모습을 실감나고 맛스럽게 옮겨 놓았다. 파스타 뿐 아니라 다양한 이탈리안 요리들이 여러 명의 쉐프들의 손을 거쳐 빚어지는 발빠른 과정은, 보는 눈도 즐겁지만 입맛까지 돋운다, 그리고 그 안에 잔심부름으로 숨돌릴 틈없는 주방보조 서유경이 있다.
유경은 3년만에 보조딱지를 떼고, 동료들의 축하속에 후라이팬을 잡으며 행복한 순간을 맞지만 그것도 잠시, '라스페라'에 새로 영입된 메인쉐프 최현욱의 등장으로 순탄치 않은 쉐프의 길을 예고한다.
현욱이 '라스페라'에 메인쉐프라는 직함을 달고 주방에 들어서기 전까지, 유경이 우연찮게 만났었던 그는 분명 따뜻한 남자였다. 횡당보도에 떨어진 그녀의 금붕어를 살려낼 수 있게 도와준 것. 부드러운데다 유머러스하고 센스도 있다. 유경의 직감에 '선수'라고 느낄만큼. 아니나 다를까 데이트 신청을 걸어오는 이 남자가 싫지 않았다. 근데 왠 일? 그가 새로 부임한 메인 쉐프라니...
욕쟁이 쉐프 최현욱,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
유경이 기억하는 현욱의 부드러움은 온데간데 없고, 거친 독설로 무장한 욕쟁이 메인쉐프만이 보인다. 넘버2 부주방장 금석호(이형철)부터 시작해, 정호남(조상기), 한상식(허태희), 이희주(하재숙), 박미희(정다혜)등 안 까이는 쉐프들이 없다. 요리부터 재료까지 현욱에게 꼬투리를 잡히고만 요리사들. 그리고 모두가 신경이 예민해진 가운데 '라스페라' 주방을 파국으로 이끈 유경의 얼음 투하!
본의 아니게 뜨거운 기름속에 얼음을 떨구게 된 유경으로 인해, 풍비박산이 난 주방. 신임 메인쉐프 현욱의 등장이 '라스페라'를 엎은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현욱에 의해 정리해고가 들어간다. 문제는 여자쉐프만이 해고됐다는 사실. 금붕어를 두고 얘기를 던졌던 현욱의 말에서 힌트를 얻은 유경은, 단순히 기존의 텃세를 무마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정하고 여자들을 주방에서 내쫓은 것이라 직감하고 그에게 따지러 간다.
안티 여자쉐프 현욱을 만든 건, 오세경(이하늬)
이태리요리로 넘버1까지 오른 대한민국 단 하나뿐인 여자쉐프 세영은, 유경이 품은 선망에 대상이다. 그리고 세경은 현욱과 이태리유학시절 사랑을 나누던 연인사이인 동시에 라이벌. 의도적으로 현욱의 졸업시험을 망치게 한 후, 수석에 오른 그녀는 사랑 못지 않게 야망이 큰 여자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여자쉐프를 믿지 못하는 지금의 현욱이 있다.
달콤남 버린 까칠남 '이선균' 통할까?
이선균과 공효진의 연기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공효진의 경우, 전체적으로 기존에 맡아왔던 캐릭터들과 서유경이란 이미지가 부합해 싱크로율이 높아, 시청에 부담이 없다. 반면 이선균의 경우,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등에서 볼 수 있었던 성실하고 올곧은 이미미지에 부드럽고 달콤한 남성상을 버리고, <파스타>를 통해 까칠남 최현욱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그의 색다른 매력이 얼마만큼 여심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시청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첫회를 통해 느낀 최현욱은 달콤한 이미지를 반쯤 버리고 까칠한 카리스마를 작렬해, 변신한 이선균의 부담감을 줄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일과 사랑에 있어 완벽하게 구분을 짓는 그의 이중적 태도가, 오히려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를 무리없이 소화하는 이선균은 과연 연기파 배우였다. 다만 이선균이 아닌, 최현욱이란 캐릭터가 어느정도 시청자에게 어필할 지가 변수로 남아있다. 또한 사업가 김산으로 나오는 알렉스와 확실한 구분을 지어줘야 볼만한 승부를 연출할 수 있다.
선덕여왕이 종영된 이후 무주공산이 된 월화시간대에 서로 다른 장르의 드라마가 첫선을 선보였다. 학원물 <공부의 신>, 메디컬 사극 <제중원> 그리고 요리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파스타>. 그리고 이들은 박빙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메뉴가 다양하다는 건 시청자로서 행복한 상황이다. 그러나 결국 맛좋은 드라마로 손이 몰린다는 점에서 마지막에 누가 웃게될 지 무척 흥미롭다.